13년 자취 세월, 나의 음식 이야기.
전라도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상경해 혼자 살기 시작한지 이제 어언 13년의 세월이 지나간다.
(대학생 때는 항상 기숙사 혹은 친구와 자취를 했으니, 혼자 산 세월은 엄밀히 말하면 6년 정도 된 것 같다.)
자취 13년차라는건 그래도 어디가서 '나 살림 좀 할 줄 안다'고 내세울만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 세월들이 내게 남긴건 13년 경력의 자취 요리, 깔끔하고 예민한 친구에게도 크게 거슬리지 않는 방법을 터득한 눈칫밥, 아무리 귀찮아도 내 집은 내가 청소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1인 가구 가장으로서의 주인의식 같은 것들이 아닐까 싶다.
그 중에서도 자취 요리에는 그간 세월의 흔적이 담겨있어 나에겐 나름의 큰 의미가 있다. 그 흔적이라함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대표적으로는 365일 아가리어터로 살았던 세월 동안 터득한 저칼로리 식단관리 방법들이 있겠다.
브런치를 통해서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다행히도 기록해둔 사진이 참 많다. 음식 사진은 참 요긴하게 쓰인다. '자취하는데 밥은 잘 챙겨먹냐'는 질문에 자랑스럽게 꺼내보일 수도 있고, '내가 왜 이렇게 살이 쪘지?' 라는 생각이 들 때 찍은 사진들을 보며 이유를 납득 할 수가 있고, 유난히 건강하게 차려먹은 날에는 부모님에게 보내드리면서 '나 이렇게 잘 먹고 잘 산다'를 어필하며 걱정을 덜어드릴 수도 있다. 게다가 이렇게 글을 쓰고 기록으로 남길 때에 증거자료로도 쓸 수 있으니, 먹은 음식들을 사진 찍어두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보면 처음 친구와 자취를 시작했던 20살부터, 나는 다른 친구들과는 다르게 집에서 밥을 참 잘 해먹었다. 그 때 당시에는 같이 사는 친구가 있다보니 더 요리 할 맛이 났다. 내가 좀 해 볼 수 있을 것 같은 새로운 레시피를 발굴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그걸 또 친구가 맛있게 먹어주면 행복했다. 서로서로 그런 마음으로 요리를 해 주면서 참 배부르고 행복하게 살았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원룸에서 살면서도 진짜 다양한 음식을 해 먹었다. 청국장, 마파두부, 된장찌개, 김치찌개, 월남쌈, 닭볶음탕, 로제파스타, 크림파스타, 카레, 짜장, 김치볶음밥, 제육볶음, 각종 덮밥 등등. 생각해보면 그 때 당시 자취하는 학생들이 먹는 것 치고는 참 ‘호화스러운’(여기서의 의미는 ‘건강한’) 식사를 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졸업 한 뒤 취업과 동시에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함께 먹어줄 친구가 없다는 핑계로 요리는 점점 뜸해지고 배달음식이나 외식을 많이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살이 엄청나게 쪘던 것 같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살을 9키로 정도 감량했는데, 그 시점에 다시 느낀 것은 다이어트와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1순위가 '음식' 이라는 것이다. 이전과는 조금 다르게 요새는 식단 관리를 위한 요리를 주로 하고 있다.
이 브런치북에는 식재료와 음식에 대한 글을 조금 써 보려고 한다. 이런 방식으로 기록을 남기는 것도 음식을 좀 더 소중히 여기고, 온전히 향유하기 위한 나만의 노력이다.
간헐적이지만 꾸준한게 내 특기다. 내 스타일대로 기록을 한 번 잘 남겨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