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아름 Jul 25. 2024

서로가 서리에게

아름세계 2024년 창간호 ㅣ 편지 ㅣ 강아름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걸어다니는 고양이 그 자체입니다


 안녕하세요. 글로 저를 소개할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저는 Tango로 서리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앨범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다가 첫 미니 앨범을 듣고, 단지 노래만 잘하는 가수가 아니라 생각과 감정을 표현해 낼 줄 아는 예술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팬이 되었습니다. 당시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고, 제 삶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습니다. 모든 노래가 제 플레이리스트에서 쉬지 못했지만, 특히 Haidryer의 쓸쓸한 멜로디와 애틋한 가사가 위로가 참 많이 되었습니다. 라이브 영상이 유튜브에 업로드되기 시작했고, 특유의 마음을 쓰다듬는 것만 같은 섬세한 발성과 완전히 몰입해서 부를 때만 볼 수 있는 나른한 눈빛에 드디어 미쳤(?)습니다. 그리고 기적적이게도, 저 또한 20년 말에 교정직 공무원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실수도 귀엽습니다


 이후 2년간 하나씩 나오는 싱글도 다 너무 좋았고, 특히 Cinderella는 숨겨진 록 스피릿과 러프한 와중에도 여전히 놓치지 않는 디테일한 소리들이 정말 제 취향이었습니다. 그리고 23년 1년간 활동이 없으셔서 정말 많이 기다렸는데, 새로운 미니 앨범으로 올해 돌아오셨을 때, 첫 미니 앨범을 기다리다 만났을 때처럼, 여전히 황홀했습니다. Kill the day의 훅 들어가는 부분을 처음 들었을 때는... 그냥 정말 좋았습니다. 이번 미니 앨범은 제가 Cinderella에서 느꼈던 러프한 매력이 잘 드러나는 노래들이 대부분이라, 밴드와 같이 라이브로 불러주시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원래 밴드음악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라, 밴드와 함께 노래하는 서리님을 보면 또 미칩니다. 네, 맞습니다. 온에어에서 밴드와 함께 부르는 Cinderella 라이브를 봤습니다. 전에 콘서트 예약도 했고 가고 싶었는데 취소되어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팬미팅에서 노래를 하실 지는 모르겠지만, 번듯한 콘서트에서 노래하시는 서리님을 꼭 보고 싶습니다. 새로운 미니 앨범과 함께 전처럼 제 삶도 한 단계 성장했습니다. 올해 공군상담장교 1차에 합격하였고, 2차만 잘 통과하면 군 생활을 하면서도 제 꿈을 펼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니 앨범을 내실 때마다 제게 좋은 일이 생기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은 혼자만의 생각이라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이러다 정규앨범 내시면 저 정말 큰일 낼 것 같습니다 : )     

 

작은 폴라로이드 사진 안에 제 편지가 있습니다 하하. 금색 액자에 편지를 넣어드렸습니다. 찾아보시죠.


 최종 합격하면 8월 말에 훈련소에 입소하게 되는데, 그 전에 이렇게 팬미팅에서 서리님을 만나 뵐 수 있게 되어 행복합니다. 지금 편지를 쓰는 순간도 정말 설레네요. 다른 가수와 달리 서리님은, 새로운 노래를 항상 기다리지만, 모순되게도 재촉하고 싶지는 않은 마음이 항상 공존합니다. 오래 기다렸을 때 항상 좋은 노래를 가져다주셔서인지, 서리님의 생각과 감정이 온전히 드러나는 음악이 나올 수 있을 만한 시간을 주고 싶어서인지, 지치지 않고 오래 꾸준히 활동했으면 하는 마음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특별한 감정이라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초승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