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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ir 메이르 Aug 14. 2023

아트스쿨 면접관이 당신의 포트폴리오에 던지는 3가지질문

집이자 아뜰리에

예술 학교에 입학할 때 가장 중요한 것


학교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 참고하는 것은 여러 가지다. 포트폴리오, 인터뷰, 이력, 지원동기서(motivation letter) 등.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물론 포트폴리오라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번 더 들어가서 질문을 하겠다. 혹시 학교의 입학 사정관들은 포트폴리오를 평가하기 전에 어떤 질문을 가지고 올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질문, 즉 입학 사정관들이 궁금해하는 것이다. 학교가 원하는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학교가 궁금해하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확실히 해두고 갈 것이 있다.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 "이 학교는 이런 스타일을 좋아해" 또는 "이런 스타일로 해야 이 학교에 갈 수 있어"라고 한다면 주의해야 한다. 물론, 공장식으로 디자이너를 찍어내는 학교라면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이 글로벌 탑티어 디자인 스쿨에 가고자 한다면 자신만의 고유한(unique)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당연하다. 이건 조금만 생각해도 답이 나오는 생각이다.


어쨌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 과연 당신이 이 학교에 합격시킬 지 아니면 탈락시킬지 결정할 입학 사정관들은 과연 당신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무엇을 알고 싶어 할까?



입학 사정관들이 궁금해하는 3가지


입학 사정관들이 당신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알고 싶어 하는 것은 크게 3가지다.


1. 기본기 : 우리 학교에서 공부할 만한 기본 자격을 갖춘 사람인가?

2. 흥미 : 포트폴리오를 보고 난 후 이 사람에 대해 더 알고싶어 지는가? (가장 중요)

3. 실력 : 어떤 강점을 가진 사람인가?



질문 1. 우리 학교에서 공부할만한 기본 자격을 갖춘 사람인가?


가장 처음 던지는 질문은 아마도 이 사람을 거를지 말지를 먼저 판단하는 질문일 것이다.


유럽의 학교들은 한국과 달리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자신이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공대를 가고 싶다면 수학이나 물리 시험을 치거나 학점을 이수했다는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예술 학교도 다르지 않다. 당신이 예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가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이때 우리를 도와주는 것이 바로 포트폴리오다.


그렇다고 나는 예술을 처음 배우는 사람이라 자격이 없는 게 아닐까 겁먹을 필요는 없다. 당신이 진정으로 디자인과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신의 작업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다. 그럼에도 자신은 좀 더 확실히 해두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예술 지도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 예술에 대한 기초 실력은 짧으면 6개월 길면 1년 정도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릴 수 있다. 기초 실력은 드로잉, 콜라주, 사진, 레이아웃, 스케치북 시각화 능력 등 종합적인 것을 말한다. 모두 다 잘 할 필요는 없다. 여러분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깊게 꾸준히 연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준은 올라가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이건 언급할까 말까 고민한 부분인데 간혹가다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오인할 수 있는 주제는 신중하게 접근하자. 예를 들어, 생물이나 음식재료(돼지고기, 닭고기), 혐오감을 일으키는 이미지 등으로 작업을 하는 경우 말이다. 이는 내가 실제로 Central Saint Martins의 파운데이션 과정을 들을 때 프로젝트를 시작 전 주의사항으로 들었던 이야기다.



질문 2. 포트폴리오를 보고 난 후 이 사람에 대해 더 알고싶어 지는가?


포트폴리오를 평가하는데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당신이 그림 실력이 정말 뛰어나다면 입학은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하품 나올 정도로 지루한 작업은 피해야 한다(대표적인 것이 한국 입시미술 스타일의 그림). 패션 하는 사람들은 지루한 것을 정말 싫어한다.


사실, 흥미라는 것이 참 모호한 단어다. 사람마다 흥미를 느끼는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포트폴리오를 흥미롭게 만드는가? 바로 자신만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다. 뚜렷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사람은 '이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랑 무언가 달라'라던가 '이 사람이 우리 학교에 와서 어떤 작업을 할지 궁금해'라는 질문을 가지게 만든다. 인스타그램 피드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아이덴티티가 아니다. 저는 너무 평범하게 살아와서 내세울 점이 없는데 어떻게 하나요?라며 물을 수도 있다. 다행인 것은 바다 건너의 사람들은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신선함을 느끼고 또 당신이 한 작업에서 당신의 잠재력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과 경험을 갖춘 사람들이다. 그러니 남을 따라 하지 말고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깊이 파고들려고 연구한다면 충분히 당신의 포트폴리오는 흥미로워질 것이다.



질문 3. 어떤 강점을 가진 사람인가?


당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 레벨인지 파악하기 위한 질문이다. 기본기가 어느 정도 있다고 하더라도 사람마다 강점과 약점이 다를 것이다. 모든 것을 다 잘할 필요는 없다. 예술 학교는 다양한 학생들이 모여 서로의 강점들을 보고 함께 성장하는 커뮤니티이기 때문이다. '아, 이 학생은 도대체 이런 리서치는 어디서 해왔지? 리서치를 참 잘하네', '이 친구는 벌써 자신만의 그림체를 완성했네', '이 친구는 컬러 센스가 정말 좋네' 등 말이다.


이런 것을 고려하면 포트폴리오 또한 자신의 강점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전략을 짜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독특한 그림체를 가진 사람이라면 핸드 일러스트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 만약, 컬러감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컬러를 극대화할 수 있는 면적이 넓은 옷을 디자인한다든지 컬러를 연구한 페이지들을 넣으면 좋을 것이다.



마무리


이번 글에서는 입학 사정관들이 포트폴리오에서 답을 얻고자 하는 질문들을 알아보았다. 크게 3가지로, 학교에 입학할 기본적인 수준은 되는지, 충분히 흥미로운 포트폴리오인지 그리고 어떤 강점을 지닌 사람인지 말이다. 물론, 위 3가지 외에도 학교 성향(또는 입학 사정관의 성향), 정책 등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3가지는 핵심적인 부분이기에 자신이 가고자 하는 학교에 따라 조금씩 자신의 전략을 커스터마이징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당신이 행동으로 옮겨야 할 것


아래의 질문들을 자신 또는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본다

- 내가 기본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가

- 나는 내 작업을 충분히 즐기면서 하고 있는가? 그 즐거움이 내 작업물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가?

- 남이 좋아할 것 같은 주제가 아닌 내게 흥미로운 주제를 탐구하고 있는가?

- 나의 강점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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