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부부클리닉
항상 현실이 더 비극적이고, 더 처참하며, 더 비도덕적이며, 충분히 더 코미디스러우니까.
장르 코미디 드라마
원작 세스 가이 감독의 sentimental(2020)
감독 하정우
출연 하정우(김 선생) 이하늬(수경) 공효진(정아) 김동욱(현수)
시간 107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 2025.12.03.
대사가 심상찮다. 19금 되시겠다. 보고 보니, 원작이 따로 있었다. 2020년 개봉된 스페인 ‘세스 가이’ 감독의 작품이 원작이다. 세스 가이, 한국의 봉만대를 연상시키는 이름이다.
비현실적 소재가 현실화되어 있는 생활 코미디다. 적어도 한국인에게는 그렇다. 아래층에 사는 정아와 현수는 섹스리스 부부로 각방 생활을 한 지 오래다. 미대 시간강사인 정아와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영화감독 현수는 비록 각방 생활을 하고 서로의 생활에 끊임없이 태클을 걸어대지만 그렇게 나빠 보이지만은 않다. 하지만 드러내지 못하는 문제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 부부다. 아이도 없다.
그들이 가진 문제보다 더 가시적인 고민은 위층에서 들려오는 노골적인 교미(사람이 내는 소리라고 볼 수 없으므로)성이다. 현수는 그 소리로 작업을 할 수 없는 불편을 겪고 있지만, 정아는 꼭 싫지만은 않은 표정이다. 오히려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아가 윗집 부부를 초청했고, 윗집과 아랫집 부부가 저녁 테이블에 마주 않게 된다. 고등학교 한문선생인 남편 김 선생, 정신과 의사인 아내 수경은 겉보기에 언밸런스한 부부처럼 보인다. 그것도 재혼 부부, 그들을 하나로 묶어준 것은 요가. 시범을 보인 그들의 요가 실력은 전문가의 수준을 넘어 예술적이기까지 하다. 계속 대화가 빗나가고 있는 현수는 빨리 이들을 내쫓고 싶다.
윗집에서 내는 교미성을 더 이상 참아 줄 수 없다는 불만에 대해 윗집 부부는 그건 경찰부부가 내는 소리이며, 가끔 다른 부부도 초대해서 함께 즐긴다는 윗집. 현수와 정아는 입이 딱 벌어진다. 8명이 이상적인 조합이라며 현수와 정아도 말 난 김에 초대해 버리는 뻔뻔함을 보인다. 결국 현수가 김 선생을 때리게 되고 대문밖으로 내쫒겼다가 다시 들어오기를 반복, 결국 수경에 의해 현수 정아 부부는 자신들의 현실에 직면하게 되고, 알지 못할 감정이 서로에게 흐른다는 것을 느낀다. 결국, 윗집 부부의 솔직하고 대담한 삶의 행태가 이들 부부에게 지금보다 더 솔직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만든 계기가 되었고, 자신들의 문제를 직시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그렇게 그들 부부의 문제는 해결되고, 엘리베이터에서 말로만 듣던 그룹섹스를 즐기는 부부들의 실물을 영접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는 비현실적 이상을 보여준다. 저기에선 가능하지만 여기서는 금기인, 그런 것들. 모든 대화와 논쟁은 새로운 상황과 사실의 존재를 인정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영화를 만드는 이유도, 영화를 보는 이유도 꿈꾸는 자의 자유를 확장시켜 준다. 그러면서 인류는 진화 발전해 왔다.
하정우의 두 번째 감독작이다. 대사의 티키타카에 절로 실소가 터진다. 심각하게 볼 필요 없다. 항상 현실이 더 비극적이고, 더 처참하며, 더 비도덕적이며, 충분히 더 코미디스러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