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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이 세무사 근황

by 술술이세무사 Feb 20. 2025

정신없이 바쁜 연초를 보내다 보니 브런치고 유튜브고 신경 쓰질 못했습니다.


오늘 하루만 마음의 여유가 생겨 짧게나마 글을 올립니다.


이렇게나 바빴다는 것은 저도 나름 바쁜 세무사라는 이야기겠죠? ㅎㅎ


세무업무는 월별로 일정이 정해져 있으니 이것만 따라가면 큰 무리가 없으나

세무조사라던지 재산세제 라던지 각종해명자료 등

생각지 못한 업무가 끼어들어오면 부하가 엄청 걸리곤 합니다.


힘들었던 만큼 보상이 따라오는 일도 있지만

고생만 하고 보람 없는 일도 있고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도 못 듣고 되려 신뢰에 금만 생기는 일도 있습니다.


납세자들이 세금전문가는 아니다 보니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억울하고 분한 감정에 빠져 그 화가 세무사에게도 미치는 경우라고 할까요?


이번에도 그와 비슷한 일이 있어 며칠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세무서 소득세과에서 담당 업체 매출누락 관련해 연락이 왔습니다.

거래 상대법인 세무조사를 하며 매출누락이 확인된 건으로 금액은 1억 9천만 원 상당

연도는 2019년, 사업자등록일 이전에 발생한 것이었습니다.


제척기간 5년이 거의 임박하여 납부지연 가산세만 본세의 50%에 달하는 상황

2019년이니 자료가 있을 리 만무하고요.


전화를 끊고

'이건 세법으로 대응해서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뇌리를 강하게 스쳤습니다.

당장 이 불씨를 바로 잡지못하면 초가삼간 다 태울 아주아주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이후로는

첩보영화 저리 가라 얼마나 신속히 움직였는지 모릅니다.

세무서를 제집 드나들듯 찾아가 담당 조사관을 만나 하소연을 하고

최대한 절세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밤낮, 주말 가리지 않고 연구했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세무사가 더 있을까 싶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죠..

노력이 부족하면 마음을 더했습니다.




그 결과, 부과된 세금은 너무 훌륭했습니다.



예상고지세액 부가세만 3800만 원을(소득세는 계산하지도 않음)

 -> 부가세+소득세 = 2300만 원으로 마무리!


드라마틱하다는 말이 이럴 때 쓰여야 하겠죠?



그런데!!


결과를 전달받은 납세자의 태도가 너무 차가운 것입니다;;

마치 '누가 하든 그 정도 못하겠어? 낼거 다 냈네' 이런 느낌이랄까요?

내야 할 세금이 2천만 원을 넘으니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겠으나

5년이 거의 임박한 매출누락건이라 7천만 원 이상의 세금이 충분히 부과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말이죠.


실비 수준으로 소액 수수료를 받았지만 기분이 불쾌해 돌려주겠다고 할까 고민하다

싸우자는 꼴이 될 것 같아 참았네요.


오랜 시간 알고 온 업체인데 마음이 멀어져

앞으로 전화통화는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납세자의 마음이야 어떻든


스스로 돌아보면 참 멋지게 잘 마무리한 신고였습니다.

기밀이다보니 테크닉을 알려드리기가 어려운 점 양해부탁드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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