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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마토 Jul 05. 2024

                       여행의 생각들

                       파리로 향하는 나는 떨리고 있다

여행에는 여러 가지 준비할 것들이 있다 우선은 짐을 싸야 하고 숙소며 교통수단을 모두 예약해야 한다.

그것보다도 중요한 것은 떠나기 전 일하는 그곳에서 내가 없는 동안 일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것들을 준비시켜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생각보다 더욱더 많은 노동력을 요구하며 머리 아프게 신경 써야 할 일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 가는 것이 좋은가? 좋다 너무 좋다.

현실에서 떠난다는 기분도 좋고 새로운 곳을 직접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재미가 아주 짜릿하다.

나의 파리 여행은 꽤 오래전부터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던 특별한 여행이었다.

노아와 함께 우리는 파리에 간다

나의 45살 그것도 6월 8일.

나는 파리에서 커피와 크루아상을 먹으며 파리지엔을 경험하기로 결심했었다.


6월 4일 오전 5:50

준비한 짐들을 챙겨서 멜버른 공항으로 향하는 택시에 올랐다.

해가 미쳐 뜨지도 않은 거리는 아직 어둠이 짖었다. 공항으로 가는 차 안에서 느끼는 감정은  비행기를 타고 간다는 설렘과 장시간 비행에 관한 여러 가지 걱정거리들로 머리는 복잡해진다.

비행기 타는 것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24시간 비행기를 타 본 적이 없기에 그 고통이 얼마나 클지는 가늠하기가 힘들다.

드디어 공항에 도착해 탑승수속을 마친 후 탑승구 가까운 곳에서 물 한 병과 커피를 마신다.

짐도 잘 부쳤고 중요한 여권과 돈은 잘 챙겼고 룰루레몬 크로스백을 메고는 더듬으며 확인을 해본다.

내가 타고 갈 비행기는 중국 동방항공이다.

6개월 전에 미리 티켓예약을 해놓아서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유럽행 비행기에 오를 수가 있었다.

한 사람당 1200달러 이것은 호주 달러이다.

한국 가던 비행기보다 훨씬 싼 비행기이다

'기내식은 먹을만할까?'

'비행기가 너무 흔들리거나 위험하진 않을까?'

생각의 끈을 조금이라도 놓고 있으면 어김없이 안 좋은 생각들이 틈을 주지 않고 들어차게 되어있다.

그런 모든 생각들을 다 글로 적어놓는다면 대하장편 소설처럼 방대한 양이될 터인데 나는 어김없이 그런 생각들을 하며 또 대수롭지 않게 흘려보내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 여행지로 향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경제가 어렵다고 실업난이 심각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여행객들의 숫자는 줄지 않고, 다들 원하는 곳으로 향하고 있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평생 뼈 빠지게 일만 하다가 지내버린 사람들이 있고, 틈틈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을 찾아서 여행도 하고 놀기도 하고 즐거움을 즐기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여기에서 그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아마도 귀중한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는지가 달라서 이겠지.

나는 여행과 음식에 말고는 다른 곳에 돈을 쓰는 일이 거의 없다.

다른 것들에 돈을 아껴서 경험을 하자는 주의자이기 때문이다

잘하는 짓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스스로는 만족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면 되지 않겠는가?

다들 자기가 좋자고 사는 인생인데 말이다.


비행기 타기 전 핸드폰 배터리도 가득 충전해 놓고 물 병하나 준비하고 목베개와 함께 비행기에 오른다.

비행기 좌석이 두 사람만 앉을 수 있는 좌석으로 비교적 자유가 있는 공간이었다 각자 옆자리가 비어있으므로 언제든지 화장실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뒤쪽 좌석이어서 화장실이 멀리는 했지만 기내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걸어 다니는 것이 다리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기에 그것도 괜찮았다.

비행기 안에서 빅매직이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책을 보고 있으면 눈이 많이 피곤해지는데 오랜만에 가는 여행이라 들뜬 탓인지 그다지 피곤하지는 않았다.

조금 피곤하다 느껴지니 기내식을 나누어주기 시작한다.

우리는 이야기한다

"평소에도 기내식만큼만 먹고살면 소화도 잘되고 간편하겠다"

기내식은 훌륭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새로운 경험이라 기쁘게 받아들이고 음식을 먹으며 미소 지었다.

아무려면 어떠하랴

파리에 가는 비행기 안이고

비행 끝에 파리에 도착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았다.

파리가 왜 그리도 좋았을까?

어려서부터 유난히 프랑스 영화를 좋아했다.

우울한 영화가 많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멋있었다

언어도 우아하게 들렸다

막연하게 나는 프랑스의 환상을 가지고 살아왔던 것 같다

요리하는 사람이 되고 나서는 파리에서 한국음식을 하는 사람이 되어보고 싶다는 소망도 있다.

멋지지 않은가?

파리에서 한국음식을 하면서 프랑스를 온몸으로 부딪히며 사는 삶.

불어를 할 수 있나요?

사실 불어를 공부하기 위해 책을 몇 권 사다가 시도를 해 본 적은 있지만 언어 공부는 그렇게 시작하면 안 되는 것인가 보다 처음 몇 쪽을 공부하다가 접었다 아주 빠를게 말이다

가끔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이야기하는 동영상을 보곤 한다.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듣기가 좋았다. 아름다웠다.

아무래도 난 파리에 관한 환상을 가지고 사는 사람인 것이다.

 

긴 비행기 안에서 든 생각

인생에서 후회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모두들 하는 하는 말이 있다. 해보고 싶은 것에 도전하지 않은 후회감.

이제는 더 이상 늙어서 아무것에도 도전할 수 없게 되었을 때 드는 인생의 아쉬움이 바로 그것이다.

해보고 싶은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모든 새로 시작하는 일에는 어마어마한 두려움이 따른다.

두려움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두려움을 향해 뛰어드는 것이다.

혹시 아는가? 내가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WHY NOT?

이것은 나의 모토이다

무언가 의문을 가졌을 때 스스로 물어본다 왜 안되는데?


다시 나의 여행일정에 대하여 되짚어본다

파리를 시작으로 밀라노, 베니스, 피렌체, 로마 그리고 런던

마지막으로 파리로 돌아와 며칠을 지낸 후 멜버른으로 향하는 일정이다.

 15일이라는 기간 동안 6개 도시를 돌아다니려면 시간이 빠듯하겠지만 유럽여행은 이래야 하지 않을까?

여러 국가들이 그리 멀리 않은 거리에 위치해 있기에 가능한 유럽이다.


지루한 비행에서 나를 구원해 준 것은 노트한 권과 볼펜이었다.

책을 읽다가 눈이 피곤해진 순간부터 볼펜을 들고 무작정 쓰기 시작했다.

무엇이라도 써야만 이 지루한 시간을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생각보다 꽤 재미있었다.

머릿속에 드는 생각들을 두서없이 갈겨서 쓰다가 주변을 둘러보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스낵과 주스를 준비해 올 걸하는 후회를 하게 된다

오랜 시간 한 곳에 앉아있으니 무언가 씹을 거리가 있으면 좋겠고 신선한 오렌지 주스 같은 것이 먹고 싶어졌다. 기내에서 주는 팩에 들어있는 주스는 밍밍하다.

물을 부탁해서 여러 번 마신 후 화장실을 자주 다녀왔다. 고작 상하이로 향하는 것인데 왜 이리 오래 걸리는 것인지. 아직도 두 시간이 더 남았다.

상하이에서는 네 시간을 더 기다려야 파리행 비행기를 탈 수 있다.

기체가 심하게 흔들린다.

기류가 심상치 않다.

따뜻한 카모마일 티 한잔 마시고 조금이라도 잠을 청하고 싶다. 잠이 안 온다.

언제 도착하냐?....

샤워도 하고 싶다 따뜻한 샤워

상하이 공항에 도착하면 샤워장이 있겠지?

샤워하고 뜨끈한 국수 한 사발에 맥주 한잔 마시고 기다리면 네 시간은 금방 갈 거야.

아 빨리 가고 싶다 상하이. 니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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