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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자리는 능력이 우선

망하는 게임을 논하다.

by 정원철

황제가 죽은 다음 얼마 지나서 요(堯)임금이 천자가 되어 나라 이름을 당(唐)이라 했다. 그리고 요임금의 뒤를 이어 순(舜)임금이 천자가 되고는 나라 이름을 우(虞)라 했다. 이들은 모두 검소하고 절박하게 생활하였고 백성들을 편안케 하는 정치를 하였기 때문에, 이들이 통치했던 기간을 ‘요순시대(堯舜時代)’라고 한다. 전통적으로 중국에서는 ‘요순시대’라고 하면 이상적인 정치가 베풀어진 평화로운 시대의 대명사처럼 생각하였고, 요순은 후세 제왕들이 본받아야 할 이상적인 군주이자 이상적인 정치의 실현자로서 높이 숭앙되었다.


요임금은 점차 늙어감에 따라 제위를 전할 후계자를 찾았다. 요임금에게는 아들이 있었으나 그리 현명하지 못했다. 그래서 천하를 맡아 잘 다스릴 만한 인재를 구하였던 것이다. 요임금은 순(舜)이란 사람이 매우 효성스럽다는 말을 들었다. 순이 어려서 어머니가 죽자 순의 아버지 고수(瞽膄)는 후처를 얻고 그 후처에게서 아들 상(象)을 낳았다. 순의 아버지는 후처의 꾐에 넘어가 순을 학대하고 상만을 귀여워하였지만, 순은 모든 학대를 참으면서도 효도를 다했다. 이러한 소문은 드디어 요임금의 귀에까지 들어가 일단 두 딸인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을 순에게 시집보내 순을 관찰하게 했다.


계모와 상의 학대는 더욱 심해져서 마침내 서로 짜고 순을 죽이려 했다. 그들은 순에게 창고의 지붕을 고치게 하도록 하고, 순이 창고의 지붕 위로 올라가자 밑에서 불을 질렀다. 순은 미리 준비해 간 두 개의 삿갓을 가지고 날듯이 내려와 위기를 모면했다. 그러자 그들은 다시 순에게 우물을 파도록 하고는, 우물의 구멍을 막아 순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했다. 순은 위험을 예측하고 우물 옆으로 빠지는 통로를 미리 파놓았다가 빠져나와 죽음을 모면했다. 순은 우물에서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가 태연히 평상 위에서 거문고를 탔다. 순의 이복동생 상이 ‘이번에는 순이 반드시 죽었을 것이다. 두 형수들에게 내 잠자리 시중을 들게 해야지.’라고 생각하며 의기양양하게 순의 집에 들어섰더니, 순이 태연하게 거문고를 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일이 있은 후에도 순은 전과 다름없이 부모를 극진히 받들고 동생을 한결같이 사랑했다. 마침내 요임금은 순의 인물 됨을 높이 평가하여 그에게 제위를 물려주었다. 순의 치세 때도 요임금 때에 못지않게 태평성대를 누렸다. 여러 어진 신하들이 순을 도와 정치를 올바로 했다. 순임금은 특히 요임금이 오랫동안 걱정하였던 치수 사업을 다시 우(禹)라는 인물에게 맡겼는데, 우는 탁월한 지혜와 뼈를 깎는 노력으로 마침내 치수 사업을 성공시켰다. 이후로는 홍수의 피해를 입지 않게 되었다. 이에 순 역시 현명하지 못했던 외아들 상균(商均) 대신, 치수 사업의 공로가 큰 우에게 천하를 주어 다스리게 했다.


사기 본기 중 오제본기에 나오는 내용이다.

“선양(禪讓)”이라는 말이 있다. 임금이 살아있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것으로써, 요, 순, 우, 세 임금 사이에서 행해진 유교 정치의 모범을 뜻한다. 그 시대에 자기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지 않고 능력 있는 사람에게 왕의 자리를 물러주는 것은 역사상 보기 힘든 일이었다.


이처럼 게임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능력이 출중한 인물을 적절하게 기용하는 것은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인재 기용 능력은 경영자(투자자)와 프로젝트 관리자의 기본 능력이어야 한다. 경영자(투자자)가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개발 리더를 선택할 때, 기본 소양과 능력이 떨어지는 가까운 인물을 개발 리더로 발탁하게 되면.... 성공 확률은 떨어지게 된다.


유명한? 아니 정말 게임 초창기에 잠깐 유명했었고, 나이가 좀 있는 인재를 경영자가 고용한 적이 있었다.

문제가 있는 프로젝트를 도와 주라는 명분으로 해당 개발팀의 상위 관리자로 배치했다. 뭐. 경영자의 의지이니 개발팀은 그 뜻을 받아 들일수밖에 없었다. 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악수를 둔 결과였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검증 안된 인재를 중요한 자리에 배치했을 때,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는 큰 교훈을 얻었다.


배치받은 상위 관리자는 처음에는 소통을 하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불만이 뭐냐? 뭐가 문제라고 생각하냐? 이런 식의 질문을 던지고, 팀원들은 반신반의하며, 이야기를 했었다. 결국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었지만, 소통하려는 노력은 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업무시간이 끝나고, 회사에서 제공하는 저녁식사를 하고, 개발팀을 돌아다니며, 야근하고 있는 사람들이 일을 진짜 잘하는 것처럼 표현하고 다녔고, 정말 업무시간에 열심히 일하고 되도록이면 야근을 안 하려는 직원들은 한순간에 일을 못하는 사람으로 전락했다.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본인이 경영자의 눈치를 보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일부러 야근 식당에서 밥 먹고, 야근하는 직원들과 수다나 떨다가 퇴근한 것이었다.


개발팀원들 중 정말 실력 있는 팀원부터 이탈(퇴사)이 발생했다. 그리고 자기 사람들로 대처하게 했다. 대처한 인력들이 실력이 있다 없다는 떠나서 정말 정치적 성향이 엄청 강한 사람들로 매꿔젔고, 매일매일 야근을 즐기며, 야근했다는 이유로 출근을 정시에 하지도 않았다. 또는 야근 식당에서 술과 고기로 일주일에 두세 번씩 술을 즐겼다.


8개월쯤 후 게임이 출시돼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고 임직원들 앞에서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매일 야근을 했지만, 개발목표에 못 미치는 결과물이 나와있었고, 이걸 잘 포장해서 개발기간을 좀 더 확보하고자 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그 문제는 바로 시연 때, 게임 로그인도 못하는 실수를 한 것이다.


테스트서버에서 시연 시나리오로 발표 연습은 엄청 많이 했는데... 왜 로그인도 못하는 실수를 발생했을까??

결론적으로 임직원들 앞에서 개망신을 당했다. 그리고 다음날 퇴사했다.


알고 보니 이분은 이렇게 짧게 다닌 회사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경영자(투자자)가 조금만 더 검증하고 잘 알아봤더라면 이러한 비용과 시간을 날리지 않았을 것인데, 단지 주변에서 추천한다고 믿고 채용한 것은 큰 실수를 한 것이다.


자기 자식에서 왕위를 물려주지 않고 능력 있는 자에게 왕위를 물려준 중국의 요, 순, 우 세 임금의 지혜가 큰 울림을 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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