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일

45년 동안 챙겨 온 나의 진짜 생일

by 홍차

오늘은 음력 9월 24일, 45년 동안 챙겨 온 나의 진짜 생일날이다.

큰 올케와 작은 올케와 셋이서 만 밥 먹었던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오래되었다.

큰 올케에게도 작은 올케에게도 올 한 해 무사히 지나가고 있는 것에 감사하며 같이 밥을 먹고 싶었는데 마침 시간이 어쩜 이리도 잘 맞았는지.


매년 생일엔 연차를 쓰는 나만의 루틴에 오늘이 수능날이라 선생님인 큰 올케는 재량휴일로 마침 쉬는 날이었고 요즘 업무가 좀 덜 바쁜 시기인 작은 올케는 오후 반차를 쓸 수 있었다.


느지막이 모여 예약해 둔 식당에 가서 한강을 보며 맛있는 밥도 먹고, 요즘 관심사도 비슷하여 쉴 새 없이 떠들고 부른 배를 잡고 경의선 숲길을 한참이나 걷고 또 카페에 가서 차를 한 잔 마시면서 또 얘기하고, 오늘 하루 참 좋았다.



나의 장바구니에 담겨 있던, 책을 어쩜 그리 잘 알았는지 내가 좋아할 것 같다고 골라온 에세이는 너무나 읽고 싶었던 책이라 너무 좋았다.


날씨도 좋고 큰 올케의 말대로 이번 가을은 참 길게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동네의 은행나무들이 어찌나 그윽하던지,, 걷고 또 걷고 싶었지만 오늘의 산책은 이미 충분했기에 그렇게나 좋아하는 밤마실은 생략했다.


내일도 오늘 같아라!




매거진의 이전글5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