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만에 현관문을 열었다.
올해는 시작부터 경주마처럼 달리기 시작했다. 작년보다 더 늘어난 행사를 돌았다. 지나고 보니 시작과 끝만 기억이 난다. 심각하게 치매 초기인지를 걱정하며 정신없이 한 해를 보냈다. 작년보다 더 늘어난 행사를 돌았다. 지나고 보니 시작과 끝만 기억이 난다. 연초부터 많은 계획들을 세웠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 지치고 버거웠던 나의 목표들이 있었고 게으름병인지 우울증인지 다시 돋았는지 시작도 못한 것들도 많았다. 이렇게 저렇게 하루하루 버티며 쌓아왔더니 벌써 연말이 되었다. 11월까지도 미친 듯이 잡히던 스케줄이 12월이 되자 갑자기 멈추었다. 오래전부터 잡혔던 일정을 제외하고는 회사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작게 여러 번의 송년 모임의 스케줄만 잡히고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모였고 그동안 몰랐던 올 한 해 동안 다른 팀 회사 동료들의 힘들었던 일들도 들으면서 우리 모두 힘들고 바쁜 한 해를 보냈구나 하는 깨달음의 시간과 나의 고달픈 일들을 쏟아내어 위로받는 시간을 갖고 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2025년이 이렇게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다.
그놈의 계획병이 또 돋았는지 나는 벌써 2026년에 하고 싶은 일들이 마구 떠오르고 있다. 물론 다양한 장애물과 나의 게으름으로 그 계획은 다 지켜지지 못할 것이다. 몇 십 년 같은 일들이 반복되고 있지만 이젠 어릴 때처럼 실망하지 않는다. 그저 계획이라도 세웠으니 20%라도 노력을 해서 얻어냈음에 감사하고 대견해하는 하루를 보내는 중년이 되었으니까.
이틀 동안 집안에 스스로 갇혀 있다 느지막이 동네 단골 카페에 나와 시끌벅적한 그 한가운데 앉아 있으니, 나도 이 세상을 이루고 있는 그리고 함께 살아가고 있는 하나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오늘은 내년 계획을 글로 좀 적어보는 하루가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