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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상 Jun 29. 2023

초록빛으로 물든 60년대 마음

Mr. big - Green-Tinted Sixties Mind

  


기차가 탈선하여 도로 위로 쏟아진다. '파리 몽파르나스역에서 일어난 열차 사고' 를 표지로 한 lean into it 앨범에는 명곡들이 많다. 선로 위를 솟구치듯이 달리면서 시작하는 'Daddy, Brother, Lover, Little Boy', 한번쯤 들어봤을 러브송 'To Be With You' 까지. 그중에서 오늘의 선택은 이것, Green-Tinted Sixties Mind 이다.


 
요즘도 스쿨밴드 공연을 많이 하는지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대학교 축제 공연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단연 보컬이었다. 외모 (물론 중요하지만..) 보다는 진짜 노래를 잘하면 모두 용서 되는 포지션이었고 누가 뭐래도 밴드의 간판, 프론트맨이었다. 왠지 키가 크고 너드 느낌이 날거 같은 베이스와 정신없이 스틱을 내려치는 드러머에게 눈이 가기도 했다.



하지만 스쿨밴드 특성 중 하나는 '기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금은 어떨지 몰라도 라떼(...학교에 밴드가 유행하던 시기)는 각 밴드들 사이 에서는 '기타'가 누구냐가 주요 관심사였으며 기타가 어떤 곡의 기타솔로를 소화할 수 있냐 없냐 (야 이번에 거기서 걔가 highway star 친다는 데?)에 따라 그 밴드의 수준이 결정되었다



그래서 생각보다 보컬 중심의 노래를 하기 어렵다. 물론 밴드를 반주 수준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몇몇 보컬도 분명히 있었지만 그것은 논외로 해야한다.(밴드로서 인정할 수 없다..!) 어찌 되었거나 그런 사유로 밴드의 보컬은 항상 불만이 있었고 리드기타의 독재 치하에 신음하는 베이스와 드럼도 피로감과 무력감을 누르고만 있을뿐 이었다. 마치 선로는 하나인데 각자의 방향으로 탈주하고 싶은 기차와 같이 말이다.



Mr.Big의 경우는 기타 솔로가 돋보이면서도 보컬의 역량을 뽐내는 곡들이 많다 뿐만 아니라 베이스와 드럼까지 모두 적절하게 연주 비중을 차지하며 나름의 파트에서 기량을 뽐낼 수 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멜로디(?) 를 탑재한 곡 자체가 좋기도 하다.  Green-Tinted Sixties Mind 같은 곡이 딱 그런 곡이다.



쫀득한 기타리프가 시원하게 끄러지 도입부는 주목 받기 좋다. 이어진 보컬은 힘주어 본인의 가창력을 납득 시키고 베이스는 멜로디의 뒤를 탄탄하게 따라 붙으며, 드럼 역시 모두를 아우르며 상쾌하게 내려친다. 자기주장 강한 각 포지션의 어지러운 색깔들이 하나의 초록빛으로 서서히 물들 수 있다.   



서로 다른 곡을 하겠다고 투닥거렸던 때도 합주를 하며 눈을 마주쳤던 때도 빛이 바랜 추억이지만 모두 소중한 기억이다. 기억을 재생하는 방법으로는 역시 LP만한 것이 없다. 켜켜히 쌓은 커버의 먼지를 털고 음악에 잠시 기대(lean into it) 본다.


- LP 앨범명  : Mr. big - lean into it
발매년도 : 1991 /  구매년도 : 2022
- 구매처 : 네이버스토어_스토리홈  
- 구매 가격 : 15,000원 (*중고상품) 
- 포스팅 추천곡 : Mr. big - Green-Tinted Sixties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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