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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아 Feb 12. 2024

하찮고 귀여운 내 새꾸



치치는 많이 잔다. 고양이니까 많이 자는 게 기본값이긴 한데 모모나 티구에 비해서도 많이 자는 편이다.


자려고 누웠는데 집사가 얼쩡거려서 살딱 빡침


분주하게 어슬렁거리는 일이 많은 모모나 티구보다는 좋아하는 스크래처에 누워있거나 러그에 널브러져 있는 게 대부분이다.


캣타워나 장식장 위에서 자는 걸 선호하는 다른 녀석들에 비해서 낮은 곳을 선호한다. 올라가기도 귀찮아.. 뭐 이런 느낌이랄까. 게으르다 게을러..



요즘 그녀의 최애스팟 - 밥그릇 옆
부담스럽다 집사야


아침에 일어나서 캔을 하나 따주면 국물만 할짝할짝 핥아먹고 내가 출근하는 걸 멀찍이서 ‘자네 어디 가는가 ‘ 이런 표정으로 멀뚱히 쳐다보다가 안방 스크래처에 누워 온종일 자고 내가 퇴근하고 집에 오는 소리에 겨우 일어나서 문 앞으로 마중을 나온다.라고 남편이 말해주었다. 나야 밖에 있었으니 온종일 치치가 뭘 하고 보내는지 알 방법이 없지만 남편 말로는 내가 출근하고 퇴근할 때까지 한 번도 못 봤다고..


누가 봐도 방금 일어난 표정으로 털 한쪽은 눌리고 속쌍꺼풀이 보일 정도로 부스스한 눈을 하고 기지개를 켜며 안방에서 어슬렁어슬렁 걸어 나오는 치치를 보고 있으면 귀여워서 맥이 탁 풀린다.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든지 간에 현관 앞에서 잠이 덜 깬 얼굴로 나를 맞아주는 내 고양이를 보는 순간 모든 짜증과 분노가 사르르 녹아 없어지는 것 같다.


씐나!!


아직 만 4살도 안되었는데 이렇게까지 잔다고??? 뭔가 애가 너무 무기력한 것 같아서 저녁에 낚싯대로 매일 놀아줬더니 점프력이 상승했다!


한동안 장난감을 흔들어도 눈으로만 사냥하는 느낌이었는데 요즘엔 깨발랄 아깽이 시절보다 더 잘 노는 것 같다. 하긴.. 치치는 아기 때도 그렇게 활발한 고양이는 아니었다. 오늘도 열심히 놀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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