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막둥이 티구가 조금 많이 먹는 경향이 있다고는 생각했다. 치치나 모모처럼 사료를 냠냠 먹는 게 아니라 아구아구 먹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했다. 앉아 있을 때 그의 뱃살이 발등을 덮을 때도 뭔가 좀 이상하긴 한데 그게 또 귀엽기도 해서 아마 배가 좀 늘어지는 체형인가 보다고 생각했다. (수컷 고양이들 중에 장기를 보호하는 뱃살이 유난히 빵빵한 경우가 있기도 했고..)
노르웨이 숲(메인쿤 다음으로 큰 고양이 품종)인 모모의 체중이 6.7kg인데 유러피안 숏헤어(=코숏)인 티구의 체중이 6.4kg라니. 좀 묵직하네? 근데 잘 뛰어다니고 점프도 곧잘 하고 맨날 누워있는 치치보다는 많이 움직이는 편이라 수컷이라 아무래도 체중이 많이 나가는구나 했는데.. 비만이라니..
정기 예방접종을 하러 갔던 병원에서 수의사 쌤이 간단한 검진과 체중을 기록한 뒤 우리에게 안타까운 표정으로 얘기했다. 아직 심각한 정도는 아니지만 체중을 좀 줄이는 것이 좋겠다고.
우리 집에는 고양이 3마리가 언제든지 먹을 수 있도록 자율 급식을 하는데 체중 조절을 하라니.. 이렇게 되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의 사료를 주는 수밖에 없다. 자유롭게 밥 먹을 권리를 줬더니 마구 먹어서 과체중이 된 티구때문에 애먼 치치와 모모까지 제한 급식을 하게 생겼지 뭔가.
치치와 모모 때문에 티구가 경쟁적으로 밥을 먹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긴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녀석은 급하게 먹고 사료토를 하는 경우가 유난히 많기 때문이다. 급하게 사료 먹는 걸 방지하는 밥그릇이 있던데 이번 주말에는 그것도 사야겠다.
통통한 티구도 매우 귀엽지만, 높은 데서 뛰어내리는 걸 좋아하는 그의 관절과 건강한 묘생을 위해 당분간 강도 높은 놀이와 다이어트에 돌입하기로 한다. 프랑스에서 살찐 집사도 같이..
올여름까지 힘내보자 티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