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봐 주기
시험기간이면 스쿨버스를 대신해
인천 집에서 서울에 있는 학교까지 엄마가 차로 데리러 와주곤 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엄마에게 그날 본 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조잘조잘 쏟아내고
가장 좋아하는 초밥집에 들러 초밥 한판을 냠냠 먹어치우고 나서야 집으로 갔다.
그리고 딱 30분 달디단 낮잠을 자고 일어나 새로운 마음으로 다음 날 시험공부를 묵묵히 해냈다.
내가 이런 시험기간 루틴을 즐기는(?) 동안
엄마는 차가 막혀도 맘 졸이지 않았으며 음식이 늦게 나와도 재촉하지 않았다.
낮잠을 자도 일어나라 채근하지 않았다.
그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잘 먹고 잘 자게 두었다.
지켜봐 주셨다.
덕분에 나는 공부에 있어 조급함이란 없었다.
내가 엄마가 되고 보니 그 ‘지켜보기’가 정말 어려운 일이란 걸 알겠다.
내 마음이 아이에 앞서 달려가는 꼴을 우리 엄마는 또 지켜봐 주고 계신다.
잔뜩 힘준 마음을 스스로 내려놓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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