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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웨지감자 May 12. 2024

영어 성적 만들기

유학 준비의 시작

유학 준비의 시작점은 영어 성적을 만드는 데부터 시작된다. 나는 유학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지 않은 상태임에도 영어 성적을 일단 맞추자는 생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어떻게든 쓸모가 있겠지"라는 게 그 당시 내 생각이었고, 언젠가 브런치에 글로 적겠지만 진짜로 뜻밖의 곳에서 쓸모가 있었다.






미국 대학원에서 외국인 학생에게 요구하는 영어 성적은 크게 TOEFL(토플)과 GRE가 있다. 간혹 토플은 IELTS로 대체가 되기도 하는데, 간혹 대체되지 않는 학교가 있다. 대표적인 예로 스탠퍼드가 그렇다고 한다.


나는 일단 GRE 책을 한 권 사놓았고, 이를 대비하기 위한 아주 두꺼운 영단어 책도 한 권 사놓았지만, 한 페이지 겨우 열어보고 다시는 펴지 않았다. 그것도 그런 게 요즘 대부분의 이공계 미국 대학원의 경우 GRE를 보지 않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비 이공계의 경우 GRE 점수를 보는 경우가 아직 있다고 하지만 아무튼 미국 대학원 입시에서 GRE의 중요성은 나날이 떨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석사과정을 아직 마치지 못하여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나는 이러한 이유로 쿨하게 GRE를 포기했다. 대신 좋은 토플 점수를 획득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했다. 대부분 미국 박사 입시를 치르는 이공계 학생의 경우 토플 100점을 목표로 하면 좋다. 영어성적은 고고익선이 적용되지 않는다. 학교마다 제시하는 커트라인만 넘으면 되는데, 이 영어성적은 기계적인 screening 대상이기 때문에 컷만 넘기면 된다고 한다. 이공계의 경우 100점 이하의 점수가 커트라인인 경우가 많았다. 입시를 치르면서 느낀 건데, 좋은 학교일수록 이 커트라인이 높은 경향성을 띠지는 않는 것 같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라면, 학교마다 영어성적에 대한 추가 조건이 붙어있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speaking section에서 25점 이상을 요구한다던가. 이런 부분을 미리 확인해 놓고 목표를 설정해서 공부하면 조금 더 효율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






나는 7월과 9월, 총 두 번 토플 시험을 쳤다.


이게 내 첫 토플은 아니었다. 이전에도 교환학생을 가고 싶어 토플 공부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첫 시험인데도 꽤 점수가 잘 나왔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나는 나름 근거 있는 자신감에 활활 불타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간과한 것은 그때 나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많은 대학생 신분이었다는 것이다. 지금의 나는 토플에만 올인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절대적인 공부량이 부족했다.


Reading, Listening, Speaking, Writing 중 첫 두 섹션은 해커스에서 나온 교재 중 가장 어려운 것을 사서 하루에 하나씩 푸는 것을 목표로 했다. 나머지 두 개는 스스로 생각해서 template을 만들고 기계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훈련했다. 교재에 비가 내려서 마음이 점점 불안해졌지만 기한을 여유롭게 가질 수가 없었다. 어학성적을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그 뒤의 것들이 전부 밀리기 때문이었다.


첫 시험에서도 내가 원하는 대학들의 커트라인은 아슬아슬하게  넘었지만 나중에 지원 대학이 더 추가되었을 때 난감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100점을 목표로 두 번째 시험을 봤다. 그러나 학기가 이미 시작된 상태였다. 나는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기 때문에 더 이상 영어 공부에 충분한 시간 투자를 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두 번째 시험도 그저 그렇게 쳤고, 두 시험의 점수 차이는 크게 나지 않았다. 고민이 되었지만 결국 나는 다른 서류에 조금 더 시간을 투자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여 세 번째 시험은 치지 않았다.


영어 성적은 스크리닝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나는 이후에도 꽤 불안했다. 하지만 불안해도 어쩔 없었다. 불안해도 계속 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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