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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준배 Sep 18. 2024

[시] 오늘의 털들을 모아

오늘의 털들을 모아


난 가끔 하루의 털들을 모아  

이걸로 인형 하나 만들 수 있을까?  

어쩌면, 조금 기묘할지도 몰라.  

그래도 오늘을 닮은 인형이 생긴다면,  

그건 나와 너의 모습을 닮았겠지.


그 인형은 밤마다 창가에 앉아  

살며시 흔들리겠지,  

오늘의 끝자락을 담은 듯 조용히.  

그리고 오늘은 그 인형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하루가 될거야.


그렇게 그 인형은 점점 희미해지겠지

낡을수록 투명해지는 것처럼,

우리의 머리카락이 색을 잃는 것처럼.


202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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