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선택이 ‘태도’를 만든다

공공기관의 말센스와 조율의 기술

by 말글디자이너

회의 후 결재 문서를 올렸는데, 돌아오는 한마디.

“이 말투는 너무 딱딱하지 않아?”


그제야 깨닫습니다.


‘내용은 맞지만, 단어 하나가 사람 마음을 막을 수도 있구나.’


공공기관 글쓰기는 사실과 절차를 담는 것을 넘어, 태도와 품격을 드러내는 일이었습니다.



■ 단어 하나가 왜 중요한가


공공기관 글에서 자주 쓰는 단어가 있습니다.


‘즉시’, ‘필히’, ‘시정’, ‘지양’…


정확해 보이지만, 읽는 사람에겐 명령·압박으로 다가옵니다.


예시)

“자료를 즉시 제출 바랍니다” → 상대는 불쾌감과 압박을 느낌


“○일까지 꼭 제출 부탁드립니다” → 같은 요청이라도 훨씬 협력적


� 단어 하나가 협업 분위기를 바꾼다는 사실을 실무에서 매번 확인하게 됩니다.



■ 말센스로 조율하는 기술


✔ 명령형 대신 협력형

“즉시 조치 바랍니다” → “가능한 빠른 조치를 부탁드립니다”


✔ 한자어 대신 쉬운 우리말

“지양” →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거리감 대신 친근감

“참석 바랍니다” → “함께해 주세요”


이 작은 조율이 신뢰를 쌓고, 상대의 마음을 열어줍니다.



■ 홍보 현장에서 배운 단어의 힘


홍보 업무는 단어 싸움입니다. 같은 사실도 어떤 단어를 쓰느냐에 따라 반응이 달라집니다.


'지원' → 행정적·딱딱한 뉘앙스

'혜택' → 독자 입장에서 ‘나도 누릴 수 있겠다’는 기대감


실제 보도자료 제목을 '주민 대상 프로그램 운영'이라 썼을 때는 기사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주민이 함께 즐기는 ○○축제'라고 바꾸니 바로 기사로 이어졌습니다.


기자는 단어에서 기사의 가치를 읽어내기 때문입니다.



■ 결국, 단어가 태도를 만든다


공공기관 글쓰기는 단순한 전달이 아닙니다. 시민과 동료를 설득하고, 신뢰를 쌓는 과정입니다. 그 시작은 언제나 단어 선택에서 비롯됩니다.


단어가 태도를 만들고, 태도가 곧 나를 만듭니다. 공공기관 글쓰기는 그 사실을 매일 증명하는 현장입니다.




✅ 짱니의 실전 팁 : 단어 선택 점검 3단계 ✅


1. 압박형인가, 협력형인가?

→ “즉시 제출” vs “꼭 부탁드립니다”


2. 상대가 불편해할 표현은 없는가?

→ 불필요하게 위계적이지는 않은지 확인


3. 조금 더 짧고, 쉬운 말로 바꿀 수는 없는가?

→ ‘지양’ 대신 ‘하지 않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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