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

by 말글디자이너

“말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질문은 제가 직장에서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말을 잘하는 모습을 떠올리면 유창하게 설명하고, 적절한 유머로 분위기를 풀고,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한마디를 건네는 장면을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게 말할 수 있다면 좋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사람과 일 사이에서 말을 다루며 제가 반복해서 확인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화려한 말보다 진심에 먼저 반응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첫인사를 하는 자리입니다.


베테랑 7급 공무원이 이렇게 말합니다.


“뭐, 다 하는 분들이니까요.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막 임용된 9급 공무원이 조금 긴장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합니다.


“이런 자리가.... 처음인데요... 너무 떨려서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무튼... 열심히 배워서 꼭 도움이 되는 직원이 되겠습니다....”


어떤 인사가 더 기억에 남을까요. 말의 완성도만 보면 첫 번째 인사가 더 매끄럽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두 번째 인사에서 더 큰 호감을 느낍니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진심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12년째 공공기관에서 언론홍보 일을 하며 저는 기자와 주민, 직원들 사이에서 수없이 많은 첫 만남과 대화를 경험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 가지를 분명히 알게 됐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화려한 말재주가 아니라, 상대를 향한 태도라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말의 기술은 필요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이니까요. 그래서 말의 틀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다른 것을 신경 쓰지 않고 말에 진심을 담을 수 있습니다.


첫인사를 할 때, 회의에서 의견을 전할 때, 부탁하거나 거절해야 할 때.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 막막한 순간이 있습니다.


그때 작은 문장 하나가 우리가 전하고 싶은 마음을 대신해 줄 수 있습니다.


이 연재를 시작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습니다.


직장에서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하는 순간들 속에서 어떤 말이 관계를 부드럽게 만들고 어떤 태도가 신뢰를 남기는지 현장에서 경험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 이야기들은 결국 한 권의 책으로 이어졌습니다.


바로 <일잘러의 말하기 사전>입니다.


첫인사부터 보고, 회의, 부탁과 거절까지 일터에서 자주 마주하는 순간마다 바로 꺼내 볼 수 있는 문장들을 담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전하고 싶었던 것은 문장 자체가 아니라, 말을 건네는 사람의 태도였습니다.


말은 기술이 아니라 결국 사람이 남긴 흔적이기 때문입니다.


이 연재를 마무리하며 이 한 가지만 기억해 주셔도 좋겠습니다.


말을 화려하게 하는 사람보다 사람을 생각하며 말하는 사람.


결국 그 사람이 오래 신뢰받습니다.


그리고 혹시 말문이 막히는 순간이 찾아온다면 제가 현장에서 건져 올린 작은 문장들이 조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말이 조금 달라지면 사람 사이의 공기도 부드럽게 달라지니까요.


이 연재는 여기서 마무리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또 다른 곳의 ‘일과 사람 사이의 말 이야기’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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