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태우고 남긴 것을 아주 곱게 빻아서 그것을 깊게 우려서
내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에 사람의 발길이 뜸한 곳에
수풀이 우거지고 때가 되면 꽃이 피는 그런 곳에 가장 작은 묘목을 심어서
뿌리의 첫 한 모금 될 수 있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너무 자라지 않고 조금 볼품없게 가지를 뻗어서 그렇게 작은 나무가 되어서
자연의 적당한 사랑과 꾸지람을 받으며 온전히 늙어서
태우지 않아도 사그라들어 자연의 재가 되어
그 땅의 일부가 될 수 있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