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AmAI Apr 11. 2024

프롤로그: AI와의 동거는 이미 시작됐다

연재를 시작하며

"이 기술 때문에 여러분은 일자리를 잃게 될 겁니다."


얼마 전, 한 AI 기술 업체의 영업사원이 우리 회사를 찾아와 한 말이다. 그는 자신들의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면 업무 효율이 비약적으로 향상될 거라 자신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덧붙였다. "이 기술을 도입하는 건 여러분이 회사에서 잘리는 지름길입니다."


순간 회의실이 싸늘하게 식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리고는 수많은 물음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무슨 의미로 저런 말을 하는 걸까? 특히나 영업사원이 우리 회사까지 와서 하다니? 그만큼 기술에 자신이 있다는 걸까? 기술의 발전 속도가 그렇게나 빠른 걸까? 내가 회사에서 AI 기술을 발전시키는 건, 내 손으로 내 밥줄을 끊고 있는 셈인 걸까?




"AI의 능력을 내가 공부해 온 지식수준으로 따라잡을 수 있을까?"


나는 두려움과 혼란에 휩싸였다. AI 관련 뉴스들이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AI가 의사의 진단 정확도를 능가했다', 'AI가 창작한 그림이 미술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등등. 다른 분야의 일이라며 무시하고, 먼 미래의 일일 거라 여겼던 일들이었다.


당신도 AI가 주는 이 불안감을 느껴본 적 있을 것이다. 언젠가 AI가 내 일을 대체해 일자리를 빼앗아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 말이다. 이런 걱정은 우리 마음속 한편에 자리 잡아, 은근히 신경 쓰이게 만든다. 모두가 일하지 않아도 되는 날을 꿈꾸기도 하지만, 그 전에 내 일자리를 먼저 잃게 될까 두렵기도 하다.


 AI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남의 입을 통해 직접 듣는 건 생각보다 묘한 경험이었다. 직장 상사에게 해고 통보를 받은 것은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여겼지만, 뜻밖의 순간에 실직의 공포를 느끼고 말았다. 그 충격은 내 마음을 크게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과연 AI의 놀라운 발전 속도를 내가 따라잡을 수 있을까? 이런 세상에서 내가 열심히 공부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공부 좀 해서 연구원이 되었다는 정체성마저 흔들리는 것 같았다. AI 기술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그 변화의 폭과 깊이를 가늠하기조차 어려웠다.


생각에 잠기다 보니, 일자리뿐 아니라 창의성과 전문성 같은 인간 고유의 영역마저 AI가 침범하는 건 아닐까 싶었다. 머지않아 AI가 인간을 지배하는 디스토피아 같은 미래가 올지도 모른다는 극단적인 상상마저 들었다.




"AI를 두려워할 것인가, 현명하게 활용할 것인가"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생각해 보았다. 어차피 인공지능의 발전은 아직 인간의 영향력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나친 두려움과 적대감은 오히려 우리의 무지와 편견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AI를 외면한다면, 이 유용한 기술을 활용할 기회마저 놓칠 수 있다.

현명한 자세는 AI를 제대로 이해하고, 동시에 우리 자신을 성찰하는 것이다. AI에 휩쓸리지 않으면서도 적절히 활용하는 지혜를 키워야 한다. 그리고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한 가치를 재발견하고 일궈가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일 것이다.


'AI와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AI가 가져올 변화를 어떤 자세로 맞이해야 할까?' 이어지는 질문들 속에서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았다. 그것은 바로 내가 알고 있는 AI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이었다. AI와의 공존을 고민하기에 앞서, 우리가 이미 AI와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부터 널리 알리고 싶어졌다.


그래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AI 기술을 판매하러 온 그 영업사원 덕분에 시작된 고민의 숙제를 해결해 보고자 한다. AI가 가져올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똑바로 마주 보고, 그 속에서 우리가 지켜 내고 가꿔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것이다.


우리 일상에 깊숙이 파고든 AI의 모습을 하나하나 마주하고, 그것이 던지는 질문들을 함께 탐색해보고자 한다.




"우리는 이미 AI와 함께 살고 있다"


이 연재의 여정은 마치 새로운 룸메이트와의 동거를 시작하는 것처럼 설레면서도 낯설고 어색할 것이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이미 AI와 함께 살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스마트폰은 벌써 당신의 얼굴을 알아보고 잠금을 해제했고, 당신의 취향을 분석해서 영상을 추천해주고 있지 않은가? 생활 속에서 이미 당신은 AI를 활용하고 있다. 그것도 유용하게.


이제 두려움은 잠시 접어두자. 대신 이 새로운 친구와 잘 지내는 법을 함께 찾아보는 것이다. 앞으로 할 이야기는 단순히 AI 기술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AI와 동거하는 우리 모두의 일상 이야기가 될 것이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