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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AmAI Apr 15. 2024

AI와 동거 2일 차: 나를 알아보는 AI

얼굴 인식 기술

당신이 잘생기고 예쁜지, 못생겼는지는 AI에게 중요하지 않다.

당신의 얼굴을 편견 없이 오직 '당신' 그 자체로 알아볼 뿐이다.


생활 속에서 당신 휴대폰의 AI는 하루에도 수십 번 당신의 얼굴을 인식하고 분석한다. 하지만 AI는 당신의 얼굴을 보고 "오, 이 날카로운 콧대! 깊고 아름다운 눈! 완벽해!"라고 감탄하지 않는다. 당신이 못생겨서가 아니다. 당신을 있는 그대로 알아보는 법 밖에 모를 뿐이다. 당신의 얼굴 사진을 분석하며 학습한 AI는 얼굴의 특징점들을 수학적으로 파악한다. 눈썹 간격 2.7cm, 콧볼 너비 3.2cm... 오직 숫자로 당신을 기억하는 것이다. 로맨틱하진 않아 보이지만, 이게 바로 AI만 가능한 당신을 있는 그래도 바라봐주는 사랑법이다.




AI는 당신의 손 안에서 당신을 바라보고 알아봐 준다


당신을 알아봐 주는 AI를 찾아본다면 손 안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스마트폰 잠금해제다. 스마트폰 잠금해제에 사용되는 얼굴인식 기술은 AI, 특히 딥러닝 알고리즘 덕분에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현재의 AI 알고리즘은 수백만 장의 다양한 얼굴 데이터를 학습하여, 조명이나 각도, 표정 등의 변화에도 사용자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AI 얼굴인식 기술은 사용자의 얼굴에서 눈, 코, 입, 턱선 등의 특징점을 추출한다. 이를 토대로 고유한 '얼굴 지문'을 생성한다. 이 '얼굴 지문'은 마치 실제 지문처럼 개인마다 독특한 패턴을 가지고 있어서 타인이 사용자의 사진이나 영상을 이용해 잠금을 해제하려 해도 AI 알고리즘이 이를 감지하고 차단할 수 있다. 나아가 최신 AI 얼굴인식 기술은 '활성 얼굴 감지' 기능도 탑재하고 있다. 이는 실제 사람의 얼굴인지, 아니면 사진이나 영상 속의 얼굴인지를 구분하는 기술이다. AI 알고리즘이 눈 깜빡임, 미세한 표정 변화 등 실제 사람의 얼굴에서만 나타나는 특징들을 감지하여, 사진이나 영상으로는 잠금해제가 불가능하도록 만든다. 이를 통해 보안성을 한층 더 강화한다.

야간에는 일반적인 카메라 대신 적외선 카메라를 활용하여 안정적으로 얼굴을 인식할 수도 있게 된다. 사람의 눈으로 보는 색깔 구분보다, 적외선 카메라만이 볼 수 있는 정보가 있기 때문이다. 혹은 거리 측정이 가능한 카메라를 이용해서 얼굴 각각의 부분이 카메라와 얼마나 거리가 떨어져 있는지를 알아내 얼굴 형상을 알아내기도 한다. 이런 기술들 덕분에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도 눈 주변의 특징만으로 사용자를 식별할 수도 있다. AI 기술은 카메라 기술의 발전을 잘 이용하여 스마트폰 잠금해제의 보안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크게 향상하기도 했다.




AI는 비행기를 태워주기도 한다.


공항 보안 체크에서도 AI는 활용된다. 공항에서의 얼굴인식 시스템도 AI 기술이 활용된다.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최신 시스템은 과거 단순 사진 비교의 한계를 극복하고 혁신적인 성능 향상을 이뤄냈다. 정확성과 속도의 향상으로 공항에서 유용하게 신원확인이 가능해졌다. AI 얼굴인식 시스템은 수백만 명의 다양한 얼굴 이미지를 학습 데이터로 사용하기 때문에 조명, 각도, 표정, 노화에 따른 변화 등 다양한 환경 요인에도 좋은 인식 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 딥러닝 알고리즘이 여권 사진과 실제 여행객의 얼굴에서 특징점을 추출하고 비교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수행하기 때문에, 인식 속도도 크게 향상되었다. 실제로 최신 AI 시스템은 1초 내에 여행객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빨라졌다.




AI는 추억을 더 편리하게 간직할 수 있게 해 준다.


사진 앨범 정리를 위한 AI는 우리가 사진을 관리하고 정리하는 방식에도 혁신을 가져왔다. 과거에는 수많은 사진 속 인물들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분류하고 태그 해야 했다. 스마트폰에 찍은 사진을 이벤트나 사람 별로 앨범을 만들고, 분류하는 작업을 일일이 하다 보면 너무 귀찮아서 포기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AI 알고리즘이 이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해 준다. 사진 속 다양한 자세와 표정, 조명 조건에서도 정확하게 얼굴 영역을 찾아내고, 감지된 얼굴들을 하나하나 분석하여 눈, 코, 입, 턱선 등의 특징점을 추출하고, 같은 사람의 얼굴을 자동으로 그룹화한다. 이 과정에서 나이가 들어 변화하거나, 안경이나 수염 등으로 달라 보여도 동일인으로 인식할 수 있는 게 AI 알고리즘의 놀라운 능력이다.

가까운 미래, 혹은 현재 기술 중에는 사용자가 소수의 인물 사진에 이름을 태깅해 주면, AI 알고리즘이 이를 학습 데이터로 삼아 나머지 사진들의 인물 이름까지 찾아줄 수도 있다. SNS에 올린 사진이나 지인들과 공유한 앨범까지 연동하면, 더욱 풍부한 학습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덕분에 사용자는 별도의 태깅 작업 없이도, 방대한 사진 라이브러리 속 특정 인물의 사진을 순식간에 찾아낼 수도 있다.

AI 얼굴인식 기술은 단순히 인물별 분류를 넘어 더욱 세분화된 검색과 추천 기능도 제공한다. 예컨대 같이 찍은 사람들의 정보를 이용해 '가족 여행', '대학 친구들', '직장 동료' 등 인물 간 관계를 인식하고 그룹화하거나, 주변 사물을 동시에 인식해 '졸업식', '생일 파티', '결혼식' 등 특정 이벤트 중심으로 사진을 자동 분류해주기도 한다.  위치정보와 연동하여 장소별 사진 검색도 가능하다. 이렇듯 AI 기술은 사진 관리에 있어 편의성과 접근성을 비약적으로 향상했다.




AI는 인간과 같은, 아니 더 나은 방법으로 당신을 알아본다


AI는 어떻게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걸까? 사실 AI에게는 얼굴을 인식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마치 공책에 점을 찍어 얼굴 윤곽을 그리듯이, 눈코입 위치만 확인하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얼굴 전체를 하나의 그림으로 보고 패턴을 찾아내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요즘엔 딥러닝이라는 더 똑똑한 기술을 써서 AI 스스로 얼굴의 특징을 학습하게 한다. 이들 기술은 각각 '특징점 검출', '패턴 매칭', '딥러닝' 방식으로 불린다.


이 중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은 바로 '딥러닝' 기술이다. 딥러닝은 마치 인간의 두뇌처럼,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를 보고 배우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기술이다. 수많은 얼굴 사진을 AI에게 보여주면, AI는 거기서 눈, 코, 입 등의 특징을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다. 마치 어린아이가 여러 사람을 보면서 사람 얼굴에 대한 감을 익히는 것과 비슷하다. AI는 수백만 장의 다양한 얼굴 사진을 학습 재료로 삼아, 얼굴의 특징을 파악하는 능력을 키워간다. 남자, 여자, 노인, 아이, 다양한 인종의 얼굴들을 분석하며 데이터를 쌓는 것이다.

딥러닝에는 여러 방법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CNN이라는 알고리즘이 얼굴인식에 많이 쓰인다. 영어 약자로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 합성곱 신경망)이라는 뜻이다. 이 알고리즘이 얼굴을 인식하는 과정은 매우 복잡할 수 있지만, 대표적인 부분만 알아보자.


크게 세 가지다. 얼굴을 배경과 분리해서 인식하고, 얼굴 내에서 눈, 코, 입을 분리해서 인식하고, 각각의 특징을 다른 사람의 사진과 비교한다.


첫째, 얼굴을 주변 사물로부터 분리해서 인식하는 기술을 '얼굴 검출(Face Detection)'이라고 한다. 사진 속에서 얼굴 부분만 딱 잘라내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때 CNN이 사용된다. CNN은 이미지의 특징을 추출하여 배경과 얼굴을 효과적으로 구분해 낼 수 있다.


둘째, 얼굴 내에서 특징을 찾아내 추출하는 기술은 '얼굴 인코딩(Face Encoding)'이라고 한다. 눈, 코, 입, 턱선 등 얼굴의 주요 특징점들을 찾아내고, 그 위치와 크기, 모양 등을 수치화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역시 CNN이 사용된다. CNN은 이미지의 지역적 특징을 잘 포착할 수 있어서, 얼굴의 미세한 특징까지 정확히 추출해 낼 수 있다.


셋째, 추출된 특징을 토대로 다른 얼굴과의 차이점을 구분해 내는 기술을 '얼굴 인식(Face Recognition)'이라고 한다. 새로운 얼굴이 주어졌을 때, 그것이 이미 알고 있는 얼굴 중 누구와 가장 유사한지 판별하는 작업이다. 기존의 얼굴과 유사한 특징을 가진 사진은 거리를 가까이, 다른 특징이 많을수록 멀게 배치하고, 가까운 사진들끼리는 서로 모여있는 성질을 활용해서 비슷한 사진을 그룹으로 묶는 것이다.


이러한 딥러닝을 이용한 기술에서도 세대가 거듭되며 파생되는 기술이 많고, 그것들의 성능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며 발전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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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란성쌍둥이조차 구분해 내는 최신 얼굴인식 기술도 있다.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충분히 학습된 AI는 쌍둥이의 미세한 차이, 예를 들어 점의 위치, 눈썹 형태, 콧볼 높이 등을 포착해 낼 수 있다. 심지어 같은 사람이라도 나이에 따른 변화, 메이크업이나 수염에 의한 변화 등을 감안해서 인식할 수 있다. 이는 사람의 눈으로는 쉽게 구분하기 힘든 영역이다. 하지만 AI는 할 수 있다.




동거하는 AI는 당신을 알아본다. 영원히.


얼굴 인식을 AI로 자동화하니 빠르고, 정확하고, 다른 서비스와 연계한 확장 가능성도 좋다. 이런 AI 얼굴인식 기술 덕분에 이제 스마트폰의 잠금을 풀 때,  공항 보안 게이트를 통과할 때, 사진첩을 정리할 때  '당신의 얼굴'만 있으면 된다. 마치 얼굴이 만능열쇠가 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좋은 점만 있을까?  열쇠는 잃어버릴 수 있고 도둑맞을 수도 있듯, AI 얼굴인식에도 어두운 면은 존재한다. 우리 얼굴은 AI에 의해 숫자 조합으로 전환된다. 그리고 그 숫자 조합은 영원히 데이터로 남아 언제든 타인의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또한 얼굴인식 기술이 앞서 소개한 3가지 경우 외에도 수많은 곳에서 활용되고는 하는데, 각각의 기술 수준이나 방식이 다를 수 있다. 일부 보안이 철저한 곳에서는 데이터 관리가 잘 되어 사생활 침해가 보장된다고는 하나, 모든 업체나 기관이 해킹 가능성을 배재할 수 있을만한 수준인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얼굴 인식이 감시 사회를 불러온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CCTV와 같은 감시카메라에 얼굴 인식 기술이 적용된다면, 모든 개인의 움직임과 행동이 실시간으로 추적될 가능성도 있다. 잘못된 행동을 한 경우에만 추후에 그 사람의 행적을 추적하는 데에 영상이 활용되는 것이 아닌, 내가 누군지 인식하는 상태에서 모든 움직임이 추적되는 것이다. 개인의 자유로운 행동을 누군가가 지속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반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분석 결과가 반드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방향으로 활용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사회적으로 합의되고 명확히 규제되지 않는다면 남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동거하는 AI는 당신에게 친절하지만 위험할 수 있다


자, 거울을 보자. 지금 거울 속 그 얼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얼굴이다. AI는 그 얼굴을 있는 그대로, 당신 그 자체로 판단한다. 잘생겼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편견 따위는 없이, 소중한 당신의 얼굴을 이전 얼굴과 비교해 얼마나 달라졌는지만 파악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편리함 이면에 도사린 위험성에도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 얼굴을 알고리즘의 손에 맡기는 순간, 우리는 그 알고리즘을 믿을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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