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의 첫 만남이 두 번째 달을 지났다.
물리적인 거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그와 나는 촘촘하게 일상을 공유한다.
서로를 앎으로써, 관계를 마주하고 있다.
.
토요일의 시작을 함께하기로 했다.
금요일 퇴근길이었다.
문득 그가 너무 보고 싶다는 독단적인 결정이 앞서 그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몇 시간 동안 연락이 없는 나에게 전화를 건 그의 목소리에는 당혹감과 함께 살짝의 거리감이 느껴졌다.
서로 합의되지 않은 만남에 대해서는
그리 반가운 감정이 느껴지지도 않는다고 말하며,
우리가 함께 하기로 한 약속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했다.
실수인 것을 알아차렸지만 이해 관계에 대한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처음으로 서로가 서로를 이해시키지 못했고,
우린 약속된 시간에 서로를 마주했다.
.
이후 몇 주가 지났다.
일상 아래, 특별한 문자 하나가 도착했다.
- 오늘은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나는 다 좋아. 계속 내가 하고 싶은데로 한 것만 같아서.
내가 갑작스레 찾아갔던 그 날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아 정말? 그럼 서로의 일정이 마무리가 되면, 얼굴을 보는 게 좋겠어. 오늘 말이야.
- 응, 나도 좋아.
그렇게 준비되지 않은 채로 그를 찾아갔다.
그가 있는 곳의 문을 열었을 때, 어느 때보다 다정한 모습으로 날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