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2021년 3·4분기 고용 시장에 대한 개인적 소회
2021년 9월에 백신 1회 이상 접종자가 50%를 넘어섰고, 2021년 11월부터 위드 코로나가 본격 시작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극적인 변화가 있었던 격동의 2021년 3·4분기의 고용 시장에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여러 기사와 자료들을 통해 나름대로 정리해 봤다.
인크루트가 내놓은 2021 하반기 채용 동향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2021년 7월 13일부터 8월 3일까지 약 20일간 국내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 등 814개 대상으로 각사 인사담당자에게 인터넷과 전화 설문을 받아 조사를 진행했고, <2021 하반기 채용 동향>이라는 이름으로 8월 24일부터 30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기사화했다.
‘대기업-중소기업 고용 양극화 재심화_중소기업 안에서도 양극화 가능성’
'기업의 수시공채 비중 더 늘어_취준생 예년보다 더 힘든 5중고 예상'
'업종별 채용계획 비대칭… IT 업종 급증_ 서비스업 여전히 위축’
‘비대면 채용솔루션과 메타버스에 대한 기업의 도입 의지는?’
각 기사들을 요약하자면
1. 기업 규모 별로 대기업, 중견기업은 10곳 중 7곳 정도가 채용계획을 확정했다고 응답하며 2019년 수준으로 회복하였으나, 중소기업은 여전히 채용 회복을 못하는 중으로 추정
2. 이미 2020년 하반기 때 수시공채 규모가 정기공채를 추월했고, 대부분의 회사가 정기공채 규모를 축소하는 추세
3. IT/AI/정보통신은 채용 규모 상승 폭 최대, 문화/미디어/방송/광고/콘텐츠는 채용 규모 하락 폭 최대
4. 비대면 채용 솔루션과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은 다들 있으나, 대부분이 외부 업체 의뢰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신중하게 적용 중
특히, 첫 번째 기사를 통해 2021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고용 시장 회복이 보다 가속화될 것이라는 예측을 해볼 수 있었다.
취업자 2개월 연속 60만 명대↑…8개월째 고용시장 ‘훈풍’, 2021.11.10, 동아일보
실제로 여러 지표들은 고용 시장이 점차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0월 취업자 수는 2774만 1000명으로 8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여주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 15~64세 고용률은 1년 전보다 1.4% p 오른 67.3%로 집계되었으며, 실업률은 2.8%로 전년보다 0.9% p 하락하며 동월 기준으로 2013년(2.7%) 이후 8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통계청의 발표에 대해 "코로나19 발생 이전 고점인 지난해 2월 취업자 수의 99.9%를 기록했다"면서 "특히 청년층은 취업자 수가 8개월 연속 증가, 고용률이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10월 취업자 65만명↑…직원둔 사장님·일용직은 여전히 냉골(종합2보), 2021. 11. 10, 연합뉴스
하지만, 이런 지표들은 대부분이 코로나19로 인해 고용이 급격히 위축된 2020년 동월과 비교하고 있기 때문에 비교 대상 수치가 지나치게 낮거나 높아 나타나는 통계적 착시 현상인 기저효과에 기인하고 있음을 여러 기사에서 지적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30대 취업자의 감소다. 기획재정부는 30대도 인구 감소를 고려하면 실질 취업자 수는 늘었다고 설명했지만, 경제의 허리라 할 수 있는 30대 취업자가 2020년 3월 이후 19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취업자 감소의 대부분(54.1%)이 소위 '안정적 일자리'라고 불리는 상용직에서 나타난다는 점에서 유의할 만하다.
코로나19 피해가 큰 대표적 고용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와 일용직 근로자의 감소도 눈에 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31만 3천 명으로 1년 전보다 2만 6천 명 줄었고, 일용근로자는 16만 2천 명 줄었다. 코로나19 상황의 여파로 자영업자들이 아르바이트 채용을 줄이고, 그 자리를 키오스크나 무인 사업장이 대체하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용 흐름의 3가지 특징과 시사점(2021년 3분기), 2021. 10. 29, 한국경영자총협회
2021년 3분기에서 보이는 또 다른 고용 시장의 특이점은 기업은 구인난을 호소하는 반면, 구직자는 계속해서 취업을 연기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99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에서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앞서 말한 대기업·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기업의 상황과는 다르게 ’괜찮은 일자리‘를 원하는 자발적 취업 연기자로 추정되는 ’취업 준비 비경제활동인구‘는 증가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아무래도 대기업과 중견기업에서 채용 규모를 점차 늘리고 있기도 하고, 지금 당장 늘리지는 않더라도 점차 늘릴 것이라고 기대해 볼 만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지난 7월, 사람인에서 올해 최종 합격 경험이 있는 구직자 358명을 대상으로 ‘합격 후 입사 포기 현황’을 조사한 결과, 44.4%가 ‘올해 합격 후 입사를 포기한 경험이 있다'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 이유로 ‘연봉 등 조건이 불만족스러워서’(39.6%, 복수응답)가 1위를 기록했는데, 통계청 조사에서 ‘취업준비 비경제활동인구(85.7만명)’가 직장을 구하지 않은 이유로 ‘원하는 임금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가 25.8% (22.1만 명)로 2위를 기록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으로 보인다.
2022년의 고용 시장은 2021년보다 더 다이내믹하게 변화할 것이다. 앞으로의 고용 시장은 어떤 모습일지, 그 안에서 채용 담당자는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할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