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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창하 Aug 27. 2023

목표 설정을 도와라

자기계발 담론을 위한 세 번째 제언






  자기계발 담론을 한 문장으로 설명한다면, ‘어떻게 목표를 이룰 것인가?’이다. 즉, 자기계발 담론은 ‘어떻게’를 다루지, ‘무엇’을 다루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무엇’의 영역에도 조금의 조언을 가해야 하지 않을까? 자기계발의 영역을 뛰어넘는 일종의 오지랖은 가치와 목표가 실종된 시대에 개인의 목표란 자고로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의 촉발제가 될 수 있다.




  오늘날, 우리는 대부분의 사회적 가치가 해체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 이를테면, 조선 시대 사회를 하나로 묶은 유교적 가치관, 군부 독재 시기 대한민국 사회를 하나로 묶은 반공주의와 경제 발전의 가치와 같은 것들 말이다. 이런 것들은 그 사회에서 옳든 그르든 일종의 진리로서 작용했고, 모든 구성원은 이를 따라야 했다.




  하지만, 개인주의, 자유민주주의, 무종교 또는 종교다원주의가 우리 사회에 깊숙이 배어들면서 사회를 하나로 묶던 공통된 가치는 급격히 해체되고 있고, 원칙들만이 남은 채 각자의 진리만을 믿고 서로 간섭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현 체제 내에서 서로를 설득하고 타협하고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은 생략되거나 주목받지 못하고, 오직 어느 쪽이 더 쪽수가 많은지 결정하는 선거만이 주목받는다. 이 상황에서 사회 구성원들은 일종의 가치 공백, 목표 실종을 겪게 된다. 이제 이렇게 무주공산이 되어버린 개개인의 가치관을 차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쪽은 기득권이 될 것이란 건 불 보듯 뻔하다.





  이런 우리 사회의 전후 상황을 따져보면, 자기계발 담론이 지금까지 맹목적으로 목표를 공란으로 비워두진 않았는지 자성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제는 개인의 바람직한 목표 설정, 즉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한마디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실종된 사회적 가치에 대한 논의를 재점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최종적으로는 현명한 인간을 만드는데 힘을 보태 사회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




  어렵다고 느껴지지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자기계발서에 한 챕터, 유튜브 영상을 하나 더, 강연에 몇 분만 더 할애해서 왜 그 목표를 이루고자 했는지 이야기하면 그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이런 이야기 자체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부추긴다. 그 결과,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거나 현명하지 못하거나 그 논리적 뒷받침이 빈약한 목표는 자동으로 소비자들의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판가름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목표만을 맹목적으로 좇기 쉬운 자기계발 담론의 수요자들에게 진중한 철학적 사유의 기회를 주는 것은 덤이다. 그리고 진지한 사유 끝에 만들어진 자신만의 목표는 그러한 과정이 부재한 채 설정된 목표보다 개개인에게 더욱 확실한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그간의 자기계발 메타 담론은 공급자도 수요자도 아닌 제삼자의 시각에서 이루어졌다. 어느 순간부터 현시점까지 이 중립적인 시각으로 무작정 자기계발 담론의 허구성을 욕하기만 했지, 정작 실제 자기계발 담론의 공급자와 수요자와는 멀어지지 않았나 싶다. 이 거리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기계발 담론이 엄연히 꼭 필요한 존재이며 우리 곁에서 사라질 수없는 존재임을 마땅히 인정해야 했다. 그렇다면, 마땅히 이를 갈고닦아서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수정해야 하지 않겠나.




  이 세 가지 제언을 넘어 우리한테 바람직한 자기계발 담론, 즉 진보적 자기계발 담론의 모습이 무엇이고, 이를 만들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모두가 고민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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