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어

by 현목

심해어



눈을 뜨면 어둠도

고양이 눈처럼 반짝 뜬다

어둠은 살아 있다

살아서 안개처럼 슬금슬금 흐르고 있다

문을 밀 듯 대기압을 밀면서

눈을 위로 치켜뜨고

심해어가 어슬렁거리고 있다

어느 먼 나라에서 흘러와서 지금

이 바위밑에서 지느러미를 흔들고 있나

이마를 맞대고 자고 있는

처자식도 낯선 얼굴이다

어디선가 산사의 희미한 예불 종소리가

종신같은 몸통을 퉁 친다

저 밑바닥에서 자고 있던

지난날의 앙금들이 풍경처럼 일어나고 있다

몸을 뒤척이며 어디론가

가물가물 흘러가는

물고기의 꿈의 그림자가 홀로 길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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