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면 어둠도
고양이 눈처럼 반짝 뜬다
어둠은 살아 있다
살아서 안개처럼 슬금슬금 흐르고 있다
문을 밀 듯 대기압을 밀면서
눈을 위로 치켜뜨고
심해어가 어슬렁거리고 있다
어느 먼 나라에서 흘러와서 지금
이 바위밑에서 지느러미를 흔들고 있나
이마를 맞대고 자고 있는
처자식도 낯선 얼굴이다
어디선가 산사의 희미한 예불 종소리가
종신같은 몸통을 퉁 친다
저 밑바닥에서 자고 있던
지난날의 앙금들이 풍경처럼 일어나고 있다
몸을 뒤척이며 어디론가
가물가물 흘러가는
물고기의 꿈의 그림자가 홀로 길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