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단순하게 살기 어려울까?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고민하고, 멀티태스킹에 시달리며 복잡한 일상을 살아간다. 하지만 이런 삶이 과연 우리를 행복하게 할까?
심플함의 힘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현대인들. '심플리'의 첫 챕터에서는 우리가 단순한 삶을 살기 어려운 이유를 짚어본다. 그 근본적 원인을 알아야 비로소 삶을 심플하게 바꿀 수 있으니까. 함께 단순함을 가로막는 장벽들을 찾고 나아가는 방법을 찾아보자.
<실천>
- 하루에 내리는 선택을 10개 이하로 줄여보기
- 한 번에 하나의 일에만 집중하는 연습하기
- 단순한 삶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리스트업해보기
- 온라인 서핑 시간을 하루 30분으로 제한하기
- 물건을 새로 살 때는 하나를 버리는 규칙 만들기
1. 선택의 역설이 만드는 복잡함
현대 사회는 우리에게 너무 많은 선택을 요구한다. 소비 옵션은 넘쳐나고, 인생의 갈림길도 수없이 많다. 이 선택의 자유가 오히려 스트레스를 낳는 역설이 벌어진다. 상품 하나 고르는 것도, 진로를 결정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다.
우리의 의사결정 과정을 복잡하게 만든다. '선택의 역설'로 잘 알려진 이 현상은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행복감이 떨어진다는 이론이다. 많은 대안 앞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는지 확신하기 어려워진다. 포기한 것에 대한 미련도 남는다. 결국 어느 것 하나 쉽게 선택하지 못한 채 불안한 마음만 커진다.
더 많은 선택이 주어질수록 외적 기준에 의존하게 되는 경향도 있다. 정작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막막해지는 거다. 무엇을 하든 다른 이의 시선이나 평가를 의식하게 된다. 이는 선택에 대한 책임감마저 약화시킨다.
우리는 유한한 인지 자원을 가진 존재다. 무수한 선택의 순간들이 이 소중한 에너지를 갉아 먹는다. 하루에 한정된 에너지를 가지고 살아간다. 매번 주어진 옵션을 꼼꼼히 비교하고 분석하는 데 많은 시간과 정신력이 들어간다. 이는 단순함을 추구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된다.
단순한 인생을 향한 첫걸음은 선택의 기로에서 시작된다. 눈앞의 선택들을 잘 분별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애초에 선택지를 줄이는 전략도 도움된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몇 가지에만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것이다. 어떤 이는 이를 미니멀한 삶이라 부른다. 조금은 불편하고 어색할지 모르지만, 이 길만이 복잡함에서 벗어나 심플함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방법임을 잊지 말자.
일상의 크고 작은 선택의 순간들을 떠올려보자. 어떤 선택이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2. 멀티태스킹의 함정에 빠진 현대인
현대인의 또 다른 습관인 '멀티태스킹'도 단순한 삶을 방해한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동시에 많은 일을 처리하는 것이 능력이라고 믿게 되었다. 스마트폰을 보며 이메일을 확인하고, 영화를 보면서도 간단한 업무를 하는 식이다.
뇌과학은 멀티태스킹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정확히는 두 가지 이상의 일에 동시에 주의를 기울이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우리 뇌는 사실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멀티태스킹을 하면 작업 전환 비용과 에너지 소모가 커진다. 하나의 일에 몰입하는 것보다 15~40%의 시간이 더 걸린다는 연구도 있다. 정작 해야 할 일을 제때 마무리하지 못하고 질을 떨어트리는 부작용만 생긴다.
이는 단순히 일의 능률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인지 자원을 최대한드로 쓰다 보면 두뇌가 혼란스러워진다. 이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분비로 이어진다. 만성 피로감에 시달리며 무기력해지기 십상이다.
무엇보다 멀티태스킹에 길들여진 뇌는 한 가지에 오래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깊이 있는 사고가 불가능해지고 창의성도 떨어진다. 결국 이는 삶의 질마저 떨어트리는 요인이 된다. 순간의 처리 능력은 높일지 몰라도, 전체적인 삶은 더욱 복잡해지기 마련이다.
물론 멀티태스킹이 필요한 순간도 있다. 업무상 동시에 여러 업무를 하는 게 요구되기도 한다. 적어도 일상에서만큼은 싱글태스킹을 연습할 필요가 있다. 한순간 한순간에 충실하며 오롯이 한 가지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자. 작은 일부터 시작해 점차 몰입의 시간을 늘려가는 것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삶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보>
'메일 답장 안 하는 CEO'의 심플한 비결
정보기술이 발달하면서 멀티태스킹은 피할 수 없는 일상이 되었다. 이메일이나 메신저 알림은 우리의 주의를 끊임없이 분산시킨다. 그런데 이 유혹을 과감히 끊어낸 리더가 있다. Foundry Group의 공동 창립자이며, Techstars의 공동 설립자이기한 기업가 브래들 펠드다.
브래드 펠드는 이메일 관리와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몇 가지 특별한 전략을 사용합니다. 그는 특정 시간대에만 이메일을 확인하고, 중요한 일은 전화나 직접 대화를 통해 처리하는 방식을 권장한다. 한순간 한순간에 집중하는 습관인 셈이다.
처음에는 많은 이가 그의 심플한 접근법이 비효율적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오히려 업무 속도는 빨라지고 직원들의 몰입도 높아졌다.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전념하니 업무의 품질이 향상되는 효과를 본 것이다.
브래드 펠드의 일화는 "단순함이 곧 효율"임을 강조한다. 동시에 많은 일을 하려 할수록 정작 중요한 일을 제대로 해내기 어렵다는 것.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옥석을 구분하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에너지 낭비를 피할 수 없다. 그의 심플한 원칙이 주는 울림, 오늘 당장 우리 일상에도 적용해보면 어떨까.
3. 정보 과잉이 빚어내는 혼란이란.
정보의 홍수 속에 사는 요즘. 단순함을 지키기란 더욱 어려워졌다. 인터넷이 일상 깊숙이 스며들며 온갖 콘텐츠가 쏟아진다. SNS는 말할 것도 없고 유튜브나 팟캐스트까지, 미디어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길어야 5분이면 재미와 지식을 쉽게 얻을 수 있다.책 트렌드 코리아2024에 나온 분초사회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문제는 이런 정보의 홍수가 우리의 집중력을 갉아먹는다는 데 있다. 어떤 정보는 가치 있어 보이지만 어떤 건 그렇지 않다. 이를 분별하는 데만 상당한 에너지가 소모된다. 결국은 피상적이고 단편적인 지식만 쌓이게 된다.
각종 미디어는 자극적이고 즉각적인 만족을 준다. 뇌에 보상회로인 도파민이 분비되는 것. 이는 정보 콘텐츠에 점점 더 의존하게 만든다. 이런 '정보 중독' 상태로는 깊이 있는 사고와 몰입이 어렵다.
사실 지금 내게 필요하지 않은 정보들이 대다수다. 뉴스를 보거나 트렌드에 민감해지는 건 불안을 부추길 뿐이다. 남들이 아는 걸 나도 따라잡아야 할 것 같은 조급함에 휩싸인다. 너무 많이 알고 너무 적게 실천하는 현대인의 딜레마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 중요한 정보를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 내면의 깊이를 더하는 콘텐츠보다 자극적이고 얄팍한 것들이 더 눈길을 끈다. 정보 차단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우리는 고민에 빠진다.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걸러낼지 분별하는 게 어려워진 것이다.
결국 정보의 과잉 속에서 단순함을 지키려면 메스를 들어야 한다. 불필요한 미디어의 유혹을 과감히 끊어내야 한다는 얘기다. 내게 꼭 필요한 정보만 골라 접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모든 걸 알고 따라잡으려 하기보다 하나를 깊이 알고 제대로 실천하는 것.
그런 단순하지만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정보의 바다에서 표류하지 않을 수 있다. 미디어 단식(media fasting)으로 잠시 정보의 홍수에서 벗어나 보는 것도 도움 된다. 내 안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는 시간 말이다.
선택의 역설, 멀티태스킹의 함정, 정보 과잉의 혼란.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심플함을 잃어버린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무한한 선택지와 자극적 콘텐츠에 둘러싸여 단순한 삶을 지켜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내 삶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단순함을 향한 노력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선택지를 과감히 줄이고, 한 번에 한 가지에 충실하며, 자극적인 정보의 홍수에서 벗어나는 일. 차분히 내면의 가치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갖는 것.
이런 작은 실천들이 모여 결국 우리는 더 단순하고 깊이 있는 삶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심플함은 어떤 기술이 아닌, 하나의 믿음이자 태도인지도 모른다. 소중한 것에 집중하고 그 속에서 진정한 기쁨을 느끼는 자세 말이다.
복잡한 세상 속에서 단순한 가치를 선택하는 용기. 오늘부터 우리도 그 심플한 여정에 함께 나서보자. 모든 것을 다 해내려 하기보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에 마음을 쏟는 일. 그것이 결국 우리를 단순하지만 풍요로운 삶으로 이끌어줄 것이다.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