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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글 Jun 17. 2024

더 적게 가진 자가 더 많이 가진다

미니멀리즘

현대인은 너무 많은 것을 갖고 살아간다. 넘쳐나는 물건, 넘쳐나는 일정과 관계까지. 이 모든 것들이 오히려 우리를 피곤하고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많이 가질수록 삶이 풍요로워질 거라는 환상이다. 미니멀리즘은 이에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많이 가진 자'가 진정 '더 많이 가진 자'일까? 소유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뒤집어보는 미니멀리즘의 혁명적 사고. '심플리'의 이번 챕터에서는 미니멀리즘의 본질과 실천 방법을 다룬다.



<실천>   

내 물건을 전부 꺼내 미니멀라이징 해보기

사용하지 않는 물건 10개 버리기

새로운 물건을 사기 전 다섯 번 숨 고르기

구독 중인 서비스나 모임 중 3개 끊어보기

매일 물건 한 개씩, 고민 하나씩 덜어내기



1. 소유의 무게에 짓눌린 현대인

 

 우리는 물건을 사들이며 위안을 얻는다. 소비가 주는 성취감과 만족감은 결국 순간적 도피에 불과하지만 쇼핑은 우리에게 나름의 보상이 된다. 광고는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구매해야 행복해질 거라 부추긴다. 이런 맥락 속에서 우리는 모두 물건 중독자가 되어간다.


문제는 이렇게 모은 물건들이 어느새 우리를 옭아매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가진 것이 많아질수록 그만큼 관리할 것도, 신경 쓸 것도 늘어난다. 옷장 가득 쌓인 옷, 창고에 방치된 잡동사니들. 그것들은 끊임없이 우리의 주의를 요구하고 심리적 에너지를 사용하게 한다.


결국 우리는 물건의 노예가 되고 만다. 쓰지도 않는 물건에 집착하고, 새것을 사느라 돈과 시간을 허비한다. 공간은 더 이상 채울 곳이 없어도, 물건 자체에 의미를 두고 또 구매하고 소유한다. 이는 단순히 공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물건에 대한 미련과 욕심은 마음의 평화마저 깨뜨린다.


진정 우리에겐 이 모든 것들이 필요할까? 가진 물건의 절반을 버려도 불편함 없이 살 수 있지 않을까? 소유에 기반한 행복이 진정한 만족을 주는 게 맞는 걸까? 미니멀리즘은 바로 이런 질문에서 출발한다.


'덜 가진 삶'은 물질적 결핍이 아닌 정신적 자유를 의미한다. 무분별한 소비에서 벗어나 진정 가치 있는 것에 에너지를 쏟는 것. 많이 소유할수록 인생의 주체가 되기 어렵다는 깨달음. 미니멀리스트들이 말하는 '진정한 풍요'란 바로 이런 삶을 두고 하는 말이다.


소유의 무게에 짓눌린 채로는 결코 심플한 인생을 만들 수 없다. 물건에 얽매이는 삶에서 벗어나, 내면의 충만함을 쌓는 일. 미니멀리즘은 그 시작이 될 수 있다. 우리 삶을 지배하던 물건을 하나둘 덜어내자. 본질에 집중하면서 진정 무엇을 '가졌는지'를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질문> 가장 최근에 구매한 물건은 무엇인가요?


정말 내게 필요한 것이었나요?

물건을 구매한 뒤 얼마나 만족감을 느꼈나요?

이미 가진 물건들 중 지금 당장 버릴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물건 구매 전 좀 더 깊이 생각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덜 소유할수록 삶이 더 자유로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2. 미니멀리즘, 무엇을 버릴 것인가


미니멀리즘의 시작은 무엇을 버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많은 이들이 이 과정을 두려워한다. 물건을 버린다는 건 곧 선택과 결별의 순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잊지 말자. 버리는 것이 곧 얻는 것이라는 사실을. 미니멀리스트들은 과감한 버림을 통해 삶의 진정한 자유를 경험한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을 버릴지 모르겠다면 '6개월 규칙'을 적용해 보자. 6개월간 사용하지 않은 물건은 일단 버리는 것이다. 애매하다면 물건을 상자에 담아 보관해 두자. 6개월 뒤 그 상자를 열었을 때, 그동안 없어도 불편함 없이 지냈다면 망설임 없이 버리면 된다. 의외로 결단력을 높이는 방법이 된다.


실용성이 없는 장식품, 유행이 지난 옷, 하루가 멀다 하고 쌓이는 광고 전단지들. 이런 것들부터 버리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 나아가 물건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관계, 불필요한 일정, 시간만 빼앗는 SNS까지 버릴 수 있다. 진정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것만 남기는 것, 그것이 미니멀리즘의 핵심이다.


물론 하루아침에 이런 미니멀한 삶이 완성되진 않는다. 버려야 할 물건이 너무 많아 막막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점진적으로 접근하되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매일 물건 한 개씩 버리기, 구독 서비스 하나씩 정리하기 등 작은 실천의 연속이 궁극엔 큰 변화를 이뤄낸다.

우리가 집착하는 물건들 중 상당수는 내면의 공허함을 채우려는 욕구에서 비롯된다. 버림에 대한 두려움 또한 결국 그 불안감의 반영일 뿐이다. 채우려 하기보다는 비워내는 것, 소유하기보다 내려놓는 것. 미니멀리즘은 우리에게 존재의 본질을 묻는다. 나는 무엇으로 행복해지는가, 나에게 진정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그 답을 찾아가는 길목에 있는 것이 바로 '버림'의 지혜인 것이다.



<정보> '5R의 원칙'으로 알아보는 미니멀리스트의 버림 기술


물건을 버리는 일, 쉽지 않은 과제다. 이를 돕기 위해 '5R의 원칙'을 제안하는 이들이 있다. Refuse(거절), Reduce(줄이기), Reuse(재사용), Recycle(재활용), Rot(퇴비화). 다섯 단계를 통해 심플한 삶을 추구한다는 개념이다.


첫 번째 Refuse는 애초에 불필요한 물건의 유입 자체를 막자는 것이다. 샘플, 광고 물품 등을 거절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두 번째 Reduce는 이미 가진 물건을 최소화하자는 의미다. 의식적으로 물건을 줄여가며 심플한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세 번째 Reuse는 한번 쓴 물건도 다시 쓰자는 것이다. 텀블러나 장바구니 사용 등 작은 실천이 지구에도 도움이 된다. 네 번째 Recycle은 재활용의 개념이다. 업사이클링 제품 사용, 분리수거 습관화 등이 이에 해당한다.


마지막 Rot는 퇴비화를 의미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비롯한 유기성 폐기물을 퇴비로 만들어 환경도 보호하자는 취지다. 이 같은 5R의 원칙을 일상에서 실천하며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만들 수 있다.


이 원칙이 주는 깨달음은 명확하다. 무분별한 소비를 지양하고, 이미 가진 것을 돌보며, 버릴 땐 현명하게 버리자는 것. 불필요한 물건을 거절하는 지혜와 순환의 가치를 아는 태도야말로 진정한 미니멀리스트가 지녀야 할 덕목이 아닐까. 무엇을, 어떻게 버릴 것인가. 삶을 가볍게 하는 버림의 기술을 오늘부터 연습해 보자.



3. 미니멀리즘으로 찾은 삶의 자유


겉으로 보기엔 미니멀리스트의 삶이 초라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자유란 단순히 물질적 풍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물건에 얽매이지 않는 삶,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 내면의 충만함으로 느끼는 만족. 진정한 행복의 바탕엔 이런 값진 자유가 깔려 있다.


뛰어난 업적을 남긴 인물들 중에도 미니멀리스트가 많다. 그들은 검소한 삶을 통해 창의력의 에너지를 극대화했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한 삶이 오히려 혁신을 이끌었던 셈이다. 미니멀리스트 사상가 조슈아 필즈 밀번은 "물건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지만, 단순함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라고 말했다. 소유에서 벗어난 삶이 지닌 자유의 가치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미니멀리즘이 곧 삶의 태도라는 점이다. 그저 물건이 적은 것이 아니라 삶 자체를 간결하게 만드는 철학인 셈이다. 불필요한 것을 걷어내고 핵심에 집중하는 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깊이. 번잡함 속에서도 본질을 놓치지 않는 태도. 이 모든 것이 미니멀리즘이 선사하는 자유다.


결국 진정한 풍요란 밖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찾는 것이다. 물건을 채우는 삶에서 마음을 채우는 삶으로. 소유가 아닌 존재의 기쁨을 아는 것. 이것이 미니멀리즘이 가르쳐주는 삶의 지혜다. 우리도 주변을 둘러싼 물건의 홍수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향해 나아가 보자. 비워내고 버려내는 용기 끝에 만날 삶의 충만함을 가진다. 가진 것은 적어도 누리는 것은 더 많아질 수 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에 집착하며 살아간다. 끝없는 소유의 굴레는 우리를 옭아매고 지치게 한다. 미니멀리즘은 과감한 버림을 통해 소유에서 벗어나, 삶의 본질을 꿰뚫는 혜안을 얻으라 말한다. 가진 것을 줄이고 간소하게 살아갈 때 진정한 풍요를 만난다는 역설이다. 물질의 힘이 아닌 내적 힘으로 단단해지는 삶을 향해 우리도 한걸음 내디뎌보자.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간직할지, 오늘 그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우리. 미니멀리즘이라는 키워드는 우리 삶을 혁신할 전환점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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