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세상에

by 안나

제목: 끝나지 않은 하루


도시는 죽었다.
불길은 그친 지 오래지만 냄새는 여전했다. 타버린 전선과 썩은 물 냄새, 그리고 바람 풀꽃 냄새. 나는 길거리 편의점 철문을 부수며 안으로 들어섰다. 손전등 불빛 속엔 녹아내린 초콜릿, 부풀어 터진 물병, 그리고 누군가의 흔적이 있었다.


"누구 없어요?"


답은 총구의 반짝임으로 돌아왔다. 세상은 좀비나 괴물이 아니라, 굶주린 사람들 때문에 위험했다. 내 이름은 이제 아무 의미가 없다.
나는 오늘도 살아남기 위해 무언가를 훔치고, 누군가를 피하고 있다. 어쩌면 살아남는 게 죄일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죄책감 따위는 사치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