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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이가 작다고 놀림받을 때, 부모의 자세

신도영 원장 (소아 내분비, 성장 성조숙 클리닉)

제가 근무하는 병원 블로그에 연제 중인 글입니다.

앞으로 성장, 성조숙증과 소아 내분비 질환에 대한 다양한 내용들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모든 글은 제가 직접 작성해서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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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반에서 제일 작대.."


아이의 이 한마디에 부모 마음을 덜컥 내려앉습니다.



어른이 보기엔 별일 아닐 수도 있지만,


아이가 학교에서 듣는 '작다'는 말은 때론 자신감 전체를 흔드는 상처가 되기도 해요.


이럴 때 부모가 해주는 한마디의 위로는 약보다 강한 '마음의 성장호르몬'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런 순간, 부모가 어떻게 말해주면 좋을지 함께 이야기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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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괜찮아, 키는 사람마다 크는 속도가 달라."


아이가 “나 키 안 커”라고 말할 때,


“신경 쓰지 마”보다 “사람마다 크는 시기가 다르단다”는 말이 훨씬 힘이 됩니다.


우리 몸의 성장판은 모두 같은 시기에 닫히지 않아요.


누군가는 초등학교 때 쑥쑥 크고, 누군가는 중학교 이후에 갑자기 쭉 크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지금은 준비 중이야”라고 말해주세요.


그 한마디가 아이가 자신을 기다릴 수 있게 해줍니다.



‘나는 아직 자라는 중이야’라는 생각은 비교 속에서도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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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키보다 더 중요한 건 건강한 몸과 마음이야."


요즘 아이들은 어른보다 바쁘죠. 학원, 숙제, 체육, 친구 관계까지.


이 속에서 ‘키’는 또 하나의 경쟁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아야 해요. 성장은 숫자보다 균형의 문제라는 것을요.


균형 잡힌 식사, 밤 10시 이전의 깊은 잠, 하루 30분이라도 뛰어노는 습관이


몸 전체의 성장호르몬을 깨웁니다.


“키보다 네 몸이 건강하게 자라는 게 더 중요해.” 이 말을 자주 들은 아이는 비교 대신 자기 몸을 존중하게 됩니다.


그게 결국 진짜 성장의 시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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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작다고 놀리는 친구는 틀린 말을 하는 거야."


아이 입장에서 ‘작다’는 말은 단순한 묘사가 아니라 ‘결점’처럼 들립니다.


그럴 때 부모는 단순히 “신경 쓰지 마”라고 넘기기보단, 옳고 그름을 분명히 구분해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건 네가 작아서가 아니라, 그 친구가 예의 없이 말한 거야.”, “사람의 가치는 키로 정해지지 않아.”


이런 말들은 아이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언어를 배워가는 과정이에요.


자신의 외모나 성장 속도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게 해주죠.


아이에게는 ‘나를 지켜주는 부모의 시선’이 세상에서 가장 큰 방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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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걱정이 된다면, 우리 같이 확인해보자."


부모는 아이가 작다고 느껴질 때, ‘혹시 문제는 아닐까?’라는 불안이 생깁니다.


그럴 땐 불안만 키우기보다 객관적인 확인이 필요합니다.



성장곡선을 그리고, 성장판이나 호르몬 상태를 확인하면 현재의 성장 속도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단, 아이 앞에서는 “병원에 가야겠다”보다는 “네가 얼마나 크고 있는지 같이 보러 가자”라고 말해주세요.


이건 ‘치료’가 아니라 ‘확인’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거예요.


아이 입장에선 “내가 문제라서 가는 게 아니구나” 하고 안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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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부모의 한마디가 아이의 세상을 바꿔요


가끔 부모가 무심코 “원래 우리 집은 다 작아”, “너는 체질이야”라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말은 아이에게 “나는 어쩔 수 없다”는 무기력감을 남길 수 있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해보세요.


“우리 가족은 천천히 크는 스타일이야, 근데 천천히 크면 오래 자랄 수도 있단다.”


“네가 지금보다 조금 더 건강하게 자라면, 키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야.”


이 말은 현실적이면서도 희망을 주는 표현이에요.


아이에게 ‘나는 아직 자라는 중이야’라는 믿음을 심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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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키는 숫자지만, 마음의 크기는 네가 만드는거야."


아이가 자라면서 느끼는 열등감은 ‘비교의 시대’를 통과하는 통증이에요.


부모는 그 시기를 함께 걸어주는 사람입니다.



“넌 작아서 안 돼”가 아니라 “작아도 잘할 수 있는 게 많아”라고 말해주는 순간,


아이는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성장판이 닫히는 날,


그동안의 모든 기다림과 격려가 ‘자존감’이라는 단단한 결실로 돌아옵니다.


아이가 작다고 놀림받을 때 부모의 한마디는 아이의 마음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됩니다.


"괜찮아, 너는 네 속도로 크고 있어."


이 말 한마디가 아이의 마음을 다독이고, 자기 자신을 믿게 해줍니다.


키는 결국 유전과 환경의 조화 속에서 자라지만, 자존감은 부모의 말 한마디에서 자랍니다.


오늘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보세요.


"괜찮아, 너는 지금도 충분히 멋져. 그리고 아직 자라는 중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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