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오랫동안 즐겁게 하는 평범한 가게
저와 남편이 운영하고 있는 지니엄소사이어티에는 이런 철학을 가진 두 개의 가게가 있습니다. 지니엄커피하우스와 어바웃유어유스 라는 커피와 디저트를 파는 곳이죠. 다른 카페와는 조금 다르게, 저희 지니엄소사이어티의 가게들은 손님들과 구성원들 사이에.. 뭐랄까요, 끈끈한 정이 있습니다. 저희는 커피와 디저트를 매 순간 정성을 다해서 만들고 그걸 공유하면 손님들은 그 가치를 알아봐 주고 응원해 주죠. 손님들이 서로 인사하고, 서로 좋은 가치와 정을 나누는 곳이랄까요.
지니엄 이란 뜻은, 선물입니다.
주인이 손님에게 주는 선물.
그 선물로 저희는 손님들을 환대하고, 인격성 있게 마주합니다.
사람은 절대로 혼자서는 살 수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일까요.
지니엄커피하우스에는 손님들과 소통하는 커피바가 있는데, 그 커피바에서는 손님들의 눈물이, 웃음이 가득한 사연이 있는 곳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손님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20대, 30대 현재 자신의 가야 할 곳을 놓고 헤매는 사람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정해져 있는 순서들을 다 거쳐왔더니 이제 자기 스스로 갈 길을 찾아야 하는 커다란 과제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되었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혹은 좋아하는 것을 해도 될지 모르겠다. 어렸을 적 막연하게 꿈꾸고 설렜던 자신의 미래를 이제 실제로 현재에 마주해 하루하루 선택해 가야 하는 순간, 막연한 두려움이 엄습하죠.
저는 그랬습니다.
18살에 천문학자가 되고 싶어 그 길을 찾아가다가 중간에 계속 넘어지며, 남들은 다 주어진 길을 쫓아 잘 가고 있는데 나만 이단아가 되어 남들이 전혀 가지 않는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 같이 느꼈던 게 저의 20대였죠. 그럼에도 저는 울면서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쫓아왔고, 전혀 다른 직'업'을 선택해 오면서 지금은 결국 디저트를 만드는 파티시에로 저의 삶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간혹 손님들께서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해요.
"예전부터 디저트 쪽을 선택해 공부를 해오셨나요?"
누군가 저를 보면 아주 오래전부터 파티시에의 꿈을 가지고 살아온 거라고 생각하겠죠.
그럴 때면 살짝 웃으며 대답합니다.
"여러 가지 길을 헤매다 이곳까지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희 가게에 오는 친구들에게 저의 이야기를 해주곤 했습니다. 저의 20대는 참 많이 아팠었다고. 정말 많이 울었고, 정말 많이 아팠는데,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자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고. 그래서 나의 20대는 정말 아팠지만, 그만큼 찬란했다고.
30대. 그리고 이제 40대를 향해 가면서 저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겠죠. 여전히 저는 키워가야 하는 저의 그릇이 있고 걸어가고 싶은 삶이 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적는 이유는 저의 20대처럼 자신의 가치와 직업을 두고 고민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위로와 용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넘어져도 괜찮으니, 옳다고 생각하는 좋은 가치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함께 말이죠. 그러니 우리 포기하지 말아요.
ps. 저는 올바르게 살아가고 싶어 애쓰는 기독교인입니다. 이 책은 저의 20대의 삶의 내용이기에 저의 신앙 이야기가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앞으로 보실 분들은 참고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럼, 모두 즐겁게 봐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