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싸우지만, 우리가 왜 싸우는지 알쏭달쏭한 가족

by 맘디터

대가족인 우리 집은 하루에 한 번씩 큰 소리가 나고 싸움이 납니다.

첫째와 둘째가 싸우고, 둘째와 셋째가 싸우고, 엄마와 첫째가 싸웁니다.

과정은 이렇습니다.

둘째와 셋째가 거실에서 아이돌 댄스를 연습합니다.

중3 올라가는 오빠는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와 둘째에 대한 경쟁심리, 묵은 감정 때문에 그만하라고 닦달하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둘째는 오빠 잔소리를 참다가 어느 순간 폭발하여 둘이 말싸움을 합니다.

그럼 저는 그만하라고 둘에게 잔소리를 합니다.

갑자기 첫째가 엄마는 동생 편만 든다고 저를 겨냥합니다.

그럼 저는 화가 나서 네가 먼저 시작했다고 저와 첫째의 겨루기가 시작됩니다.

둘째는 오빠의 애정을 받고 있는 셋째를 향해 시비를 겁니다.

눈물을 그렁거리는 막내를 보면 아빠는 누가 그랬냐고 첫째와 둘째를 추궁합니다.

첫째는 단발머리로 자른 제 머리를 보더니, 왜 봄이와 같은 스타일을 했냐며, 엄마를 볼 때마다 봄이가 생각날 거 같다고, 차라리 삭발을 하라고 합니다.

기분이 상한 저는 첫째의 말을 여기저기 소문냅니다.


그러다가 웃음이 나옵니다.

얼마 전에는 첫째와 둘째의 다툼이 최고조가 되어 동생에게 일 년 동안 말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에 저도 많이 눌랐으나, 저녁때 첫째와 둘째가 얼굴을 보자마자 서로 어떤 메뉴를 먹을 건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는 모습에 안도의 한숨과 동시에 웃음이 나왔습니다.


엄마 눈에는 똑같이 생긴 세 아이가 서로 다르다고, 서로 이기겠다고 계속 힘겨루기를 하고 전쟁을 벌입니다.

래브라도 리트리버 오레오는 끊임없이 분쟁이 일어나는 가족들 사이를 어슬렁 거리며 좌불안석입니다.

막 싸우더니 셋 다 동시에 래브라도 리트리버 오레오를 보면서 "너는 세상에서 제일 귀엽고 착한 아기"라면서 오레오를 끌어안고 뽀뽀를 합니다.

밤이 되어 하루를 마무리하다 보면, 매일 싸우고 있기는 한데, 왜 싸웠는지 그 이유가 기억도 안 나고 알쏭달쏭합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우리 가족 모두 어디에서도 싸움은 지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입니다ㅎㅎㅎ

KakaoTalk_20260104_101640514_03.jpg 세상에서 리트리버 오레오가 제일 좋은 예비 중3 첫째


KakaoTalk_20260104_101640514_02.jpg 독감으로 격리되어 있다가 모두 잠든 깊은 밤에 거실로 나와, 하루 종일 보고 싶었던 오레오를 만지는 예비 중1 둘째


밤의 어둠은 모든 상황과 감정을 가라앉힙니다.

잠든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 중3이 된 첫째도, 중1이 되는 둘째도 젖을 먹일 때 하염없이 바라보았던 그 얼굴 그대로입니다. 엄마 눈에 세상에서 가장 연약하고 안쓰러운 모습에 작은 볼을 저절로 쓰다듬게 됩니다.

이렇게 비슷하게 생긴 형제간에도 매일 싸움이 나는데, 서로 다른 환경과 모습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이 다르고 미워하고 서로 불편한 건 어쩌면 당연하다는 배움도 깨닫습니다.

셋이 닮았다고 하는 말을 제일 싫어하기 때문에 이 말도 늘 조심해야 합니다ㅎㅎ

형제지만 너희는 참 많이 달라서 엄마는 너무 좋다고 말해주는 연습을 제가 많이 해야 합니다.


성적이 잘 안 나와서 늘 속상한 첫째, 끼와 재능이 많지만 스스로 어중간하다고 느껴서 매일 속상하지만 지독하게 노력하는 둘째, 지금 다니는 피아노, 태권도 학원이 너무 좋은데, 오빠 언니처럼 영어 수학학원으로 옮기게 될까 봐 불안초조한 마음으로 EBS를 보면서 열심히 공부하는 셋째.

엄마도 얼마 전까지 작업한 300페이지 장편소설 <인간이 된 정령, 정령이 된 인간> 작품 출간이 무산되어 대대적인 수정과 함께 출판사 몇 군데에 투고를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청소년 하이 판타지 출판시장이 10년째 좋지 않다는 편집자의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작품은 리얼판타지로 작업하겠다고 결심에 결심을 했지만, 사실 지난 11월부터 제 머릿속에는 씩씩한 오징어가 주인공인 극 하이판타지 이야기가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아도 수 백 페이지의 작품을 계속 완성해야 하는 이유는, 지금의 이 초라한 글들이 다음 작품의 초석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면서 쌓아 올려야 합니다.

애도 어른도 매일매일 과제의 연속이고, 좌절과 희망이 교차합니다. 초라해도 볼품없어도 계속 앞으로 가다 보면 분명히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질 거라고 아이들과 제 자신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얼마 전에 사람이 많은 식당에 갔더니 머리가 하얗게 센 90대 어르신께서 70대 초반으로 보이는 어른을 향해 "넘어지지 않게 문턱을 조심해"라고 염려를 하십니다. 그 그림 같은 장면을 보면서 저와 아이들의 미래를 그려봅니다.


요즘 듣는 노래인데,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품에 안겨서 잠들어 있던 아기들, 지금 매일 전쟁을 벌이는 아이들 그 모든 순간순간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노래 가사로 제 육아일기를 마무리합니다~~


- 너는 나의 별이야 -


어느 날 내게, 다가온 너

무엇보다 소중해져 버린 너

모든 순간마다 담고 싶었어

너로 말이야


차가운 바람 불던 계절에

따뜻하게 안을 수 있었기에

그게 너라서, 함께할 수 있어서

고마웠어


보이지 않던, 나의 길목에

단 하나의 불빛을 비춰준 너

그게 다 너라서 사랑할 수 있어서

고마워


너는 나의 별이야

나의 행복이야

나의 밤을 밝혀줄 너는

나의 소중한 꿈이야

나의 선물인 그대

사랑해요

그대가 있어 난 웃어요


그대가 있어 내 삶은

밝게 빛날 수 있었죠

그대가 있어 난 웃어요

사랑해요


- 매일매일 세 아이와 리트리버와 함께 옥신각신하는 맘디터의 글을 마칩니다

KakaoTalk_20260104_101640514.jpg 언니 오빠 사이에서 늘 눈치를 봐야 하는 셋째 아기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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