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와 인이의 치열했던 유년기에게

2013년생, 두 아이의 졸업과 새 출발을 축하합니다

by 맘디터

2013년, 봄과 여름에 봄이와 인이가 태어났습니다.

봄이는 위에 오빠를 둔 저희 집 둘째로, 인이는 제 동생네 귀한 외동아들로 태어나 아파트 위아래층에 살며, 함께 자랐습니다.

아직 유아기였던 세 살 오빠는 연달아 태어난 광채 나는 동생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질투했고, 봄이는 자신의 스트레스를 밤마다 큰 울음으로 터트리는 야경증으로, 인이는 극심한 아토피로.. 집안은 전쟁터 그 자체였습니다.


KakaoTalk_20260214_100958958.jpg 봄이와 첫째 울이, 인이

시간이라는 뛰어난 치료제 덕분에 그 긴 고난의 시기가 무사히 끝날 무렵, 저희 집에 봄이와 인이의 여동생인 셋째가 찾아왔습니다.

봄이와 인이는 위로는 오빠, 아래로는 여동생과 경쟁해야 하는 무한루프에 빠졌습니다. 더군다나 둘의 동생으로 태어난 우리 집 막내는 유독 귀여운 얼굴에 순하고, 고운 마음까지 가져서 우리 집 모든 가족은 그만 막내와 사랑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하물며 그 고약한 오빠의 애정까지도 받았습니다.)


KakaoTalk_20260214_100958958_03.jpg 봄이 언니, 인이오빠의 마음도 모르고, 속절없이 너무 예쁘게 태어난 막내

봄이와 인이는 살아남기 위해서 무엇이든 노력하고 잘해야 했습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쌍둥이처럼 함께 다니며, 정말 뛰어나고 굉장한 아이들이라는 평가를 계속 받았습니다.

사촌이지만 쌍둥이처럼 붙어 다녔던 둘은 태어나면서부터 유치원 졸업까지 그 긴 시간 동안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습니다. 그 어린아이들이 뭐를 안다고, 한 명이 야단맞고 울면, 다른 한 명은 그 옆에서 하염없이 있어주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정말 같은 편이었던 겁니다.

초등학교에 들어와 각자의 친구그룹이 생기고, 봄이와 인이는 점점 멀어졌지만, 사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도 둘이 만나면 레고조립을 하는 둘도 없는 친구로 자랐습니다.


KakaoTalk_20260214_100958958_05.jpg 봄이와 인이의 어린이집 시절

아이들을 키우며, 산후병으로 아팠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런데도 봄이와 인이의 유아기와 아동기는 유독 그립습니다.

아토피로 얼굴이 간지러워서 작은 손가락으로 얼굴을 긁던 조카 인이. 한번 더 품에 안아줄걸 아쉬움에 한숨이 나옵니다.

카시트 뒤에 앉아 있던 봄이 얼굴을 오빠가 할퀸 날...

봄이가 입고 있던 튤립 원피스, 단발머리, 그 땡그란 눈이 왜 이렇게 가슴에 선명한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은 엄마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큰 날갯짓을 하고 있는데, 엄마인 저는 알을 깨고 나온 아기새들의 촉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제가 이제 철이 들기 시작했는지, 왜 봄이와 인이가 그렇게 무엇이든 다 잘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생각하면 기특하고, 고맙고, 또 그렇게 미안할 수가 없습니다.


인아, 봄아

노력해도, 노력하지 않아도

너희를 만나는 모든 사람은 행운이란다.

봄아, 인아

무엇이든 다 잘하고 노력했던 치열한 유년기의 졸업을 축하한다.

곧 시작되는 중학교 시절은 부디 풍경을 마음껏 감상하고,

노래도 부르고, 얼굴을 스치는 바람과 태양

그리고 누워서 밤하늘을 바라보는 편안한 시간이 되기를...

늘 미안하고 부족한 엄마새는

매일 나뭇가지 가장 꼭대기에 한 발로 매달려

두 손을 모아 태양과 달빛을 향해 기도한단다.


KakaoTalk_20260214_094716115_04.jpg 인이와 봄이의 2026년 1월 초등학교 졸업사진
KakaoTalk_20260214_094716115_05.jpg 봄이 담임선생님의 졸업축하 손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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