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를 바라보는 두 가지 마음

공부를 이렇게 못하는데, 왜 엄마 눈에 계속 예쁜거니 ㅠ.ㅠ

by 맘디터

지난달, 첫째 아이의 기말고사 성적이 저와 남편을 또 한 번 놀라게 했습니다. 100점을 맞는 것만큼이나 받기 어려운 점수입니다. 정말 하나의 번호로만 찍었다면 이 점수가 나올 것 같습니다.

아이는 시험 기간 내내 책을 들여다보았고, 시험 전에도 잠을 줄여가며 충분히 노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와 남편은 더욱 놀랐습니다. 아이에게 복습이 필요하고, 집중을 하는 것만이 살 길이라는 학교, 학원 선생님들의 조언이 있었지만, 집중은 강요한다고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저와 남편의 고뇌가 깊어졌습니다.

그저 아침저녁으로 기도하며, 아이가 스스로 집중하고 깨우치고 터득하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아이의 시험 성적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던 제 마음의 빗장이 엉뚱한 사건에서 터져버립니다.

로봇청소기가 아이 침대 밑을 어떻게 비집고 들어가더니 고카페인 각성 음료캔을 8개나 밀고 나오는 겁니다.

저는 그 음료캔을 보고 드디어 폭발합니다.

"이런 것까지 마시고 밤을 새운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야!!! 집중하라고!!!!"

아이는 자신의 건강을 걱정하는 엄마의 잔소리를 그냥 가볍게 무시하지만, 저는 아이가 새벽까지 공부를 했다는 노력에 더욱 화가 났습니다.


방학 기간 동안 아이는 자신의 계획대로 여러 권의 책을 읽고 학원 숙제도 착실하게 합니다.

물론 친구들과 축구도 하고, PC방에서 게임도 합니다.

아이가 친구들과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제한된 시간 동안에 게임하는 모습을 보면 엄마인 저도 무척 즐겁습니다. 아이가 지금의 시간을 즐거워하는 모습에 엄마인 저도 깊은 행복을 느낍니다. 그러다가 몇 년 후의 미래를 고민하면 솔직히 엄마는 다시 우울해집니다. 지금 중2 아이의 성적은 2년 후에 고등학교에 진학하자마자 매 시험마다 백분위로 날아올 거고, 그때도 나와 아이가 이렇게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걱정됩니다.

언젠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왔을 때, 자신이 성실하고 훌륭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좋은 학교를 나온 친구들보다 몇 배로 노력해야 된다는 걸 알기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삶은 반드시 청구서를 내민다는 걸 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아이를 공부 방향으로 계속 밀어야 하는데, 저는 맨날 아이의 마음만 걱정합니다. 진짜 문제는 저에게 있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공부를 잘하면 좋겠고, 더 솔직한 심정은 저와 아이가 그 어떤 상황에도 계속 웃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가 학창 시절의 제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큰 아이에게 강요하고 싶은데, 왜 잘 안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그 당시의 제 자신이 행복하지 않았나 봅니다.


성적이 부진한 첫째 아이를 바라보는 초보 엄마의 마음은 이렇게 횡설수설, 갈팡질팡입니다.

그래도 아이를 바라보면 자꾸 웃음이 나오고 이렇게 생각만 해도 그렇게 예쁠 수가 없습니다.

우주의 법칙이 참 야속합니다ㅎㅎㅎ


- 맘디터의 글을 마칩니다.


KakaoTalk_20250810_192318196.jpg 파주 출판단지 근처의 카페에서 아이들과 함께 브런치 식사 후 각자 시간 보내기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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