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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하루 Apr 01. 2023

전혀 괜찮지 않다

20230219

나는 전혀 괜찮지 않다.


청소를 한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밥은 늘 배달음식을 먹고 있다

집에서는 누워만 있다

보여지는 모습에만 신경 쓴다

피부관리를 하고 옷을 사고 머리를 한다

집은 쓰레기장 같은 모습인데 밖에서는 멀쩡하고 깨끗한척한다

알고 있다. 움직이면 되는데 싫다.

움직일 기운이 없다.

움직이고 싶지 않고 자꾸만 미룬다

집에서 냄새가 난다

사진도 찍어뒀었다.

티브이에 산후우울증 얘기가 나오며 그 집의 모습이 나온다.

우리 집 같다.

지금 나는 우울증의 한복판에서 허덕이고 있다.

어디에 누군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모르겠다

남편도 일이 힘들어 할 수 있는 게 없다

아이들이 불쌍하고 미안하다

너무 힘들다.

집에만 오면 와르르 무너지는 내가 너무 질린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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