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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하루 Apr 01. 2023

시든 화분을 정리했다.

20230227

명인 할로베리톨정1.5mg


약을 바꿨다.

그제 하루에 20시간을 잤다.

깨어있는 시간도 약에 취한 건지 종일 몽롱...


큰아이가 집에 있는 줄도 모르고 전화를 했더니 자기 방에 있던 큰아이가 전화를 받았다. 옆에 있던 신랑이 깜짝 놀라며 아까 승현이 들어올 때 인사도 하고 얘기도 다 해놓고 왜 그러냐며 걱정했다.


안 되겠다 싶어서 오늘 병원에 전화해서 물어봤더니 약을 바꿔야 할 것 같다며 병원으로 나오라고 했다.

원장님은 약이 오히려 잘 맞아서 그럴 수도 있다며 머리가 맑아지지는 않았는지 물었다.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더니 부정적인 생각이나 안 좋은 생각이 없어지지는 않았냐고 다시 물었다.

생각해 보니 몽롱해서 그런지 우울하거나 나쁜 생각 불안등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얘기했더니 약이 오히려 잘 맞아서 그러는 걸 수도 있다고... 처음에는 이런데 나중에는 잠도 그렇게 많이 오지는 않을 거라고 했다.

그래도 20시간까지 잠이 오는 건 약 때문만은 아닐 거라고... 대신 약은 한번 바꿔보고 바꾼 약도 다른 생각들이 들지 않는지 잘 한번 비교해 보라고 했다.


그건 환자 본인이 가장 잘 아는 거라 내가 잘 확인해 보라고 신신당부했다.


집에 돌아와서 쉬다가 둘째 아이를 데리러 나가 화분세개를 사 왔다. 집에 시든 화분이 두 개 있었고 하나가 비어있어서 시든 것들을 집에서 치워버리고 싶었다.


여전히 집의 다른 곳들이 정리도 안되어있고 엉망이긴 했지만 지금 당장 그 분갈이가 왜인지 꼭 하고 싶었다. 분갈이를 끝내자 내가 무언가 끝냈다는 성취감에 뿌듯해졌다. 분갈이한 뒷정리를 하자 안방에 있는 옷무덤이 보였고 치우고 싶어졌다. 옷무덤을 치우는 와중에 내일 출근할 유니폼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유니폼을 찾았다. 상의만 있고 하의는 안보였다. 하의를 찾다가 다시 지저분한 옷들이 보여서 정리를 하다가 아이들 옷을 정리해서 옷걸이에 걸었다. 그러다가 겨울 소품들이 보여서 겨울소품을 정리하다 보니 아무것도 되어있지 않았다.


집중을 못한다.

역시나 우울증이다.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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