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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진 May 02. 2024

내 생애 최고의 야경 부다페스트

 친구와 함께 웨딩드레스투어를 하는 바람에 특이하게 헝가리를 가게 되었다. 헝가리는 동유럽이라 그런지 물가도 저렴했지만 은행을 이용하는 사람이 극히 드물어서 아니따와 함께 가지 않았다면 전혀 몰랐을 세상이었다. 아니따는 모자공장을 이어받아 하고 있었는데 그 날도 루마니아 출장 후에 만났다. 같이 은행문을 들어서자 가드분께서 문을 따주는 기이한 광경! 그렇게 헝가리의 은행을 가보았다. 

외국을 가면 놀라는 것은 크기다. 무슨 콜라가 2리터부터고 사람들은 다 큰지... 늘 관광지에서 학생이냐고 묻는데 난 성인인데.. 예전 대학원때 아는 동생은 그렇게해서 저렴한 표를 끊던데 난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옷이나 신발은 아이코너에 있어서 품절되지 않는 즐거운 경험을 했다. 

헝가리에서 며칠 묵을 겸, 드디어 호텔에서 자보나 했는데 소피텔을 꿈꿔왔으니 말이다. 아니따가 세컨하우스애서 자라고 해서 청을 거절하지 못해 아니따네로 갔다. 난 운전면허도 없고 몹시 길치다. 차는 관심도 없었는데 갈색, 처음 보는 차색깔에 홀릭되었다. 하지만 기사님을 대동하는 아니따는 마트에서 본인 차를 못찾아 차를 찾는 해프닝을 겪었다. 나도 길치고 친구도 그렇고 특이한 경험이었다. 

이번년도에 잠실에 소피텔이 처음 생겨서 그때 못갔던 한을 풀었다. 야경이 예뻤다. 엘리베이터가 쇼핑몰처럼 여기저기 있고 방향이 다 달라서 어쩔 수없이 구경해야하는 구조라 엄청 길을 헤맸는데 직원분이 스윗하게 찾아주셨다. 예전에 콘래드호텔 헬스장다닐 때는 헤맬 때 그런 분이 없었는데 처음 오픈해서 그런가 모르지만 엄청 친절해서 기분이 좋았다. 결국 할 일은 하게 되는 가 싶다. 

아니따의 가이드로 유람선에서 식사도 하고 그때의 야경이란 아직도 내 맘속에 있다. 어부의 요새를 바라보면서 들었던 음악과 우정은 아직도 잊혀지질 않는다. 아니따네 오빠랑 소개팅을 안해서 미안했지만 난 그때 남친이 있어서 어쩔 수가 없잖아. 그때 만났더라면 내 인생이 달라졌을까? 난 그때 아빠를 생각해서 할 수 없었던 일이었을거다. 

비엔나에서 석사공부를 한 내 친구는 어렸을 때 거의 외동처럼 혼자살아서(참 특이한 케이스다.) 나도 비엔나에 정착했으면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래도 늘 한두어달씩 친구가 머문 나라에 있었으니 그나마 덜 미안하다. 나도 내인생이 있고 결정권이 있으니 말이다. 

하도 외국으로 싸돌아다녀서 8살이나 어린 막둥이 넷째 남동생이 자기도 데리고 가달라고 했다. 남동생과 비엔나도 가고 같이 헝가리 갔다가 기차를 놓쳤는데 나혼자 왔더라면 경험하지 못했을 일을 경험했다. 동유럽은 기차연착이 흔하다고 하면서 로버트는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고 했다. 

나도 헝가리를 여러번 왔지만 경험해 본 일이다. 그래도 그덕에 호스텔이란 곳에서 처음 자보고 내 여행 역사에 새로운 문화를 접하게 되었다. 갑자기 연착된 기차로 인해 단돈 우리나라돈으로 만원하는 호스텔에서 그나마 자리가 있어서 자게 되고 숙소에서 잠만 자는 나는 이 숙소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렇게 갑자기 생긴 사건으로 남동생과 같이 헝가리 유명 온천인 세체니온천에 가고 몸도 풀었다. 여행은 새로운 변수가 생겨서 스펙타클하고 예측이 어렵지만 우연이란 손님을 만나게 되어서 새로운 삶을 경험할 수 있어서 즐겁다. 

우리나라 코레일처럼 비엔나에는 우베베가 있는데 음식도 레스토랑보다 잘나와서 난 기차여행의 묘미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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