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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짓는Jay Feb 06. 2022

초보 건축주가 '부동산에서 무시당하지 않는 방법'

한줄요약: 부동산은 내가 낸 수수료로 돈을 번다

부동산은 왜이렇게 어려운가? 그동안 내게 부동산이란 '아파트 상가를 쓸데없이 차지하는 별의미없는 가게'에 불과했다. 집 알아볼 때 한번, 계약하러 한번. 그렇게 두어번 들렀던게 부동산 경험의 전부이기도 했고. 집짓기를 꿈꾸는 보통의 젊은 건축주는 대충 이런 입장이지 않을까? 어쨌거나 부동산이 마음편히 드나들만한 공간은 아닐테다.  


그런데 땅 찾으러 돌아다니려니 부동산은 필수코스였다. 그것도 초심자는 닿기도 힘든 중간보스 난도가 바로 부동산이란 놈이었다. 어떻게 큰맘먹고 문턱을 넘어도 왜이렇게 부동산은 나를 무시하는가?? 더 주눅이드는거다;; 실제로 젊은건축주를 꿈꾸며 부동산에 입장해 '집지을 땅 찾는데요!'라고 말했을 때, 내가 들었던 말은 아래와 같다. 


- 뻥안치고 열에 일곱 여덟은 무시한다.  

- 그런 땅 없다. 돈은 있냐? 

- 젊은친구가 웃기지말고 착실히 돈모아서 아파트나 사라(정말 이렇게 말했다)

- 하도 무시 당해서 나름의 공부를 하고 자세한 정보를 나열해도, 어디서 왔냐? 없어요 나오면 연락드릴게

- 그럼 지금은 부모님 집에 사는거냐?(대체 이걸 왜 물어보는건가?) 

- 그외 다양한 뜬금 조언과 면박



부동산은 대체 왜 나를 무시하는가? 


아니 내가 내 돈 가지고 땅 사겠다! 나름 공부도 해서 용도며 건폐율이며 줄줄이 읇어댄다. 가격도 명확히 제시하잖은가? 돈있다! 조건만 맞으면 캐쉬로 바로 쏠게요. 말해도 기본적으로 부동산은 나이어린 초보 건축주를 무시한다. 그러니까 정당한 클라이언트로 인정하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 이유는 대충 아래와 같은거 같다.  


1) 대략 수도권 등지에 위치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아파트 전문이다. 애초에 토지 매물은 많지도 않고 메리트도 없고 성가시기만한 토지 매매자를 잘 상대하지 않는다.  


2) 보통 땅사러 오는 사람에게서 그려지는 전형이 있다. 나이도 있고 돈도 많아 보아보이고. 젊은 건축주가 이런 타입일 확률은 높지 않아보인다. 나는 가뜩이나 어려보이는 외모에 추리닝에 운동화 질질 끌고 가니까 더 그러지 않았을까. 근데 부동산가는데 차려입고 좋은차 끌고 가야하나??


3) 최근 부동산, 재테크가 붐을 일으키면서, 부동산에 찾아오는 뜨내기들이 상당히 많다고 한다. 그냥 떠보는 사람, 업자, 경쟁업체 등등. 나같은 이들이 그들의 촉에는 그런 부류였던 모양이다. 



무시당하지 않고 부동산 100% 활용하는 방법


집을 지으려면 땅이 필요하고, 땅을 사려면 공인중개사의 조력이 무조건 필요하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내가 나름 터득한 방법을 정리해본다.  


1. 부동산은 많다.   

정말로 많더라;; 그러니까 아무데나 들어가지 말고, 나한테 만만해보이는데를 일단 가자! 그게 신상에 이롭다. 이때 사거리나 번화가, 구도심 입구 등 목이 좋은 곳에 위치한 곳이 매물도 많다. 오래됬지만 내외부를 깔끔하게 유지하고 적당한 매물이 많이 붙은 곳이 좋다. 내부의 분위기가 밝고 공인중개사가 호감이 가는지 확인한다. 이 지역 토박이라고 써붙였거나 딱봐도 오래 장사한 것 같은 부동산이라면 금상첨화다.  


2. 토지를 취급하는지가 중요하다.  

수도권 등지 도심의 부동산은 대충 아파트 전문이다. 애초에 매물이 많을만한 곳, 전원주택, 타운하우스의 근처, 구옥 등이 많은 지역의 부동산을 공략하자. 아파트 단지에 있는 집앞 부동산에 가면 정말 높은 확률로 무시당하더라. 이때 외부에 '땅'을 큰 비율로 써두었거나, '토지 전문' 혹은 매물에 토지 광고를 붙여둔 곳을 찾는다. 혹은 토지 보려면 어느 부동산에 가야하는가? 대놓고 물어봐도 좋다.  


3. 우리는 아무때나 가면 안된다.  

부동산은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드나드는 곳이었다. 그리고 사람있을 때 가면 더더욱 상대해주지 않는다. 낮시간대는 상대적으로 한산하다. 점심 시간은 식사하시게 피하자. 지역마다 다르지만, 토요일은 격주로 열고 일요일은 쉬는 경우가 많다. 답사 지역을 미리 인터넷에서 살펴두고, 한두곳 정도는 미리 전화로 물어보고 약속시간을 잡자.(적어도 지나가던 행인 취급은 안받음) 손님이 있다면 다른 곳 가자. 부동산은 많다니까.  


4. 어느정도 공부하고 방문한다. 

다짜고짜 '집지을 땅 있어요?' 라고 입구부터 던지면 서로 참 난감하지 않겠나? 기본적으로 어떤 용도의 땅을 찾고 예산은 얼마이며 대략의 예정 시기는 언제인지 정도를 준비해 묻는다. 이때 가격은 매우 중요한게, 4~6억짜리 땅하면 무조건 6억짜리 땅을 고민하게 될거다. 당연하잖아. 4억보다 6억이 훨씬 좋을테니까. 더불어 건폐율, 용적율, 땅의 용도와 종류 등은 기본적으로 숙지하자.(다시 한번 이글을 꼭 참고해두자) 부동산과 공인중개사는 막연하게 정보를 캐는 NPC가 아니다. 내가 아는 것을 확인하고 더불어 확장하는 곳이라고 생각하자. 


5. 멘탈을 다 잡는다.  

중요하다. 여기서 까여도 저기선 처음이다. 어차피 한번보고 말거다. 쫄지말자 들어가자. 그리고 어느정도 시나리오를 구체화해두자. 단독주택을 지을 땅을 찾는다 - 강남 출퇴근이 가능해야한다 - 생활여건이 어느정도 있는 곳을 원한다 - 얼마 이하의 좋은 땅이 있다면 바로 살 수 있다 - 여기는 어떤가? 주소를 줄 수 있는가? 한번 가보겠다 - 적당한 조건의 구옥도 고려하고 있다 - 괜찮은 매물이 나오면 연락달라. 자신만의 스토리를 대입해 필요한 정보를 얻어내자.  


6. 마음이 통하는 곳은 지속적으로 방문한다.

한번에 좋은 매물을 소개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음에 드는 동네가 있다면 여러곳을 방문해보고 그 중에 적당한 한두곳을 정해 두어번 더 가자. 그럼 얘는 진짜 살 애구나 한다. 네이버 부동산이니 뭐니해도 알짜 정보는 부동산에 있는 경우가 왕왕있다. 어차피 토지는 아파트처럼 쉽고 빠르게 사고 팔아지지 않는다. 시간을 두고 관계를 쌓자.


7. 부동산을 '활용'하자. 

자꾸 무시당하니까;; 부동산 가면 기싸움하게 되고, 사기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서더라. 근데 나중에 돌아보니 부동산을 이길 필요도 없고 이길 수도 없다. 부동산은 매매를 성사시켜 수수료를 받아 돈을 번다. 그러니까 매매자도 매수자도 그들에게 고객이고 수수료는 정당하게 내가 도움을 받을 권리에 대한 대가이다. 물론 부동산의 말을 다 믿으면 안된다. 다만, 수수료에 상응하는 도움을 받고 이용해야 한다. 



여기까지. 다음 편은 땅사기의 거의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토지 계약할 때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정리해보겠음! 댓글은 모두 챙겨봅니다. 구독해두시면 업뎃되는 글들도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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