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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후나 Jul 15. 2024

7월의 밑줄(2/3)

인생의 모든 답을 책에서 찾는 중

07월 08일 월요일


It's only a point. (그저 1점일 뿐)

_ Rofer Federer 다트머스 졸업식 연설 중


이제는 은퇴한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의 팬입니다. 아마 전 세계 대통령을 뽑는다면 로저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제 마음은 진짭니다. 로저의 우아한 테니스를 못 봐서 아쉬워 죽겠는데 이제 시간이 있으니 이런 연설도 하니 팬 입장에선 참 고마워요. (TMI지만 로저는 우리 남편도 인정한/양해한 제가 바람피어도 되는 3인 중 하나입니다. 다른 두 사람은 브레들리 쿠퍼와 해리 스타일스인데 모두 안궁이신데 죄송합니다. 참고로 남편도 제가 양해한 3명이 있으니 쌤쌤)

주말에 영상을 보고 이 말이 계속 생각나요. 그냥 1점일 뿐이라는 거. 챔피언들도 모든 포인트를 이기는 게 아니라고. 그러니 망한 거에 대해 계속 생각하지 말라고.

작년에 만들어 놓고 런칭을 못한 홈페이지가 있어요. 그걸 정비해서 오픈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개발사와 마찰?이 있어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잠도 못 자고 몸살 기운까지 돌아서 + 아기 콧물감기까지 겹쳐서 = 어제 아주 별로인 하루를 보냈어요.

그러다 자려고 누워서 생각했어요. Only a point. 오늘만 망한 거다. 망한 하루를 계속 생각하는 건 바보 같다. 로저가 그러지 말라고 했잖아.

07월 09일 화요일


Effortless is a myth.

(...)

In tennis like in life discipline is also a talent and so his patience trusting yourself is a talent.

_ Roger Federer, 다트머스 대학교 졸업식 연설 중


자신을 믿는 것도 재능이다.

07월 10일 수요일


세상은 서로의 차이를 서럽도록 강조하고 우리는 서로를 결코 이해하지 못하고 그 사이에 시간은 오싹할 만큼 창백하고 차갑게 흘러가지만, '우리'가 될 수 있다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타인은 힘겨운 지옥일 수도 있지만 그러나 언제나 고독을 뚫고 나오게 하는 것 또한 타인의 존재다.

_ 정혜윤, <슬픈 세상의 기쁜 말>, 228쪽


'우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 덕에 낙담하지 않고 우울증에 걸리지 않고 오늘에 도착한 것 같아. 침대 밖을 나갈 힘도 없을 때 집 밖으로 나가게 해준 이름들을 쭉 적어봐야지.


07월 11일 목요일


어떤 분들은 이런 걸 0에서 1은 엄청나게 잘 하지만, 1에서 10까진 못 하는 딜레마라고도 한다. 결국엔 돈을 벌고 사업을 만드는 건 1에서 10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고, 단순히 만드는 회사가 아닌 사업하는 회사가 되기 위해선 1에서 10 사이 어딘가에 있어야 한다.

_ 배기홍, 스타트업바이블 뉴스레터 중


지금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는 아직 1이 되지도 못했다.(1=출시) 나는 아직 1이 되지도 못했는데, 1~10사이 어딘가에 존재할 수 있을까?

07월 12일 금요일  


진짜 나다운 것은 너를 보살피고 너에게 침범당하며 너와 뒤섞이는 와중에 만들어진다. 진짜 창조물은 머리만이 아니라 손발과 팔다리로, 마음과 오장육부를 거쳐 만들어진다.

(서수연/에디터스 노트 중에서)

_ <돌봄과 작업>, 18쪽


그렇게 되고 싶던 '엄마'. 이 악물고 4년을 버텨 획득한 엄마라는 자격. 좋습니다. 행복합니다.

매운맛 일상을 예상은 했습니다만, 이정도로 혼자만의 시간이 없을지는 몰랐습니다. 제 경우는 남편이 육아 참여도가 매우 높아도 그러네요. 힘들다는 말을 금지어로 삼고 있는데, 이번 주는 육체적으로 무너져서, 힘들다고 인정해 봅니다.

금요일 오후 다섯 시쯤 거실에서 옷을 개다가 잠깐 누웠는데 3시간 동안 기절한 듯 잔 거예요. 아니 이게 무슨 일이냐 하고 황급히 벌떡 일어나 보니, 그 사이 아빠가 딸 저녁 먹이고, 목욕도 시키고, 잘 준비를 다 해놓았더라고요. 남편이 깨웠다는데 기억이 안 납니다.

<돌봄과 작업>을 이제야 꺼내서 읽습니다. 도와달라고 외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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