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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후나 Jul 20. 2024

7월의 밑줄(3/3)

인생의 모든 답을 책에서 찾는 중

07월 15일 월요일


인간의 성장은 날개를 펴는 것처럼 자유로워지거나 꽃이 피듯 눈부신 방식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어떤 일을 통과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다른 곳에 도달하게 되는 일인 것 같다.

_ 서유미, <돌봄과 작업>, 59쪽


서유미 작가님 팬입니다. 임신 기간 중에도 작가님이 임신, 출산 시기에 쓴 에세이 <한 몸의 시간>을 읽고 영감을 받아 - 지금 독립 출판을 하려고 하는 원고를 쓰게 되었죠. 작가님 소설도 다 좋아하는데 저랑 작가님이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 같아서 그런 것 같아요. (나르시즘인가?)


오늘 서유미 작가님 부분을 읽다가 또 저랑 같은 모양의 마음을 발견하고: 작가님, 저도요 했어요. (울컥) 그때 임신했던 아이는 벌써 10살이 되었고, 그동안 육아를 하며 작가님은 7편의 소설과 1편의 에세이를 썼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나만 소설 안 쓰면 모두가 행복해지는 거 아닌가, 잘 쓰지도 못하면서 가족을 외롭게 하는 것 같다고 10년 내내 자책하셨대요.


제가 요새 그러거든요. 사무실에 나오면서 매번 자책해요. 뭐 위대한 일을 하겠다고 아기를 불안하게 만들고 남편도 힘들게 하는 걸까. 서유미 작가님 글을 따라 읽다가, 10년 후 나는 어디에 도달하게 되어 있을까. 미래로 시선을 한번 던져봤습니다. 나 어디론가 가긴 가겠지.

07월 16일 화요일     


1/ 부모는 아이의 성격을 결정하는 데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아이는 부모를 닮지만 그것은 부모의 영향 때문이 아니라 유전적 형질을 물려받았기 때문에, 혹은 같은 문화에 속하기 때문이다.

2/ 아이들은 집 밖의 경험, 또래들과 함께하는 환경 속에서 사회화되고 성격이 형성된다.

3/ 사람의 행동과 감정은 사회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주디스 리치 해리스, <양육가설: 부모가 자녀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탐구> 중

_ 홍한별 부분의 인용, <돌봄과 작업>, 73쪽


아이와 나 사이의 거리를 벌려야 한다. 그 죄책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 연습을 시작하고 있다. 아직 너무 어렵다. 이 일을 먼저 한 홍한별 님에게 도움이 된 부분을 따라 적었다.


07월 17일 수요일    


과거는 그냥 그 의미가 있으니, 떠나보내자. 이불킥도 하지 마세요.

_ 유성호, <데멘토 유튜브 채널>


수많은 후회 밑에 깔려 겨우 숨만 쉬며 사는 고은입니다. 오늘의 후회는 = 아기가 더 어릴 때 (6~7개월 즈음) 수면 교육을 하지 않았냐는 것인데요. 11개월이 된 딸이 아직도(!) 젖을 물고 자고 있습니다. (너무 부끄러워서 소아과 의사선생님에게는 거짓말을 했;;)


유성호 선생님이 과거는 과거의 의미가 있으니 그렇게 두고 떠나 보내라고 하시네요. 이불킥도 하지 말래요. 그 시간에 잠을 자라는데, 젖이 물려 있으니 잠을 잘 수가 없어요. 하하하

07월 18일 목요일    


위로가 일어나는 영역:

1. 상처가 아무는 게 아니라 상처를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

2. 이건 나 혼자 겪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보편적인 일이라고 인식하는 것

_ 정희진, 팟캐스트 <정희진의 공부> 7월호 ‘무너짐’의 위로 중


위로라는 말에 관심이 무척 많습니다. 나 자신도 위로하고 싶고, 교만하게도 타인도 위로하고 싶어요. 위로하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서 같이 울기만 했던 밤이 많아요. 정희진 님 팟캐스트를 듣다가 길에 서서 휴대전화 메모판에 적었습니다. 이 팟캐스트는 이름답게 노트 필기할 게 참 많아요.

07월 19일 금요일


만약 지금까지의 내 삶을 관통하는 단어가 오직 하나 있다고 한다면, 그건 무엇일까?

_ 김규림, <아무튼, 문구>, 7쪽


2024년, 2014년, 2004년, 1994년의 나. 이 네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름, 생일, 장녀, 딸, 누나, 무다리, 평균 이상의 체력, 장신, 과체중, 모범생, 단어/언어에 대한 호기심, 지적 허영, 허황한 꿈을 꾸는 것, 변덕스러움, 변신에 대한 갈망, 향상에 대한 열망, 기준에 대한 강박, 고지식한 성격, 어딘가에 과하게 빠져있는 상태. 호들갑, 과장하며/침 튀기며 말하기. 심각한 금사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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