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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ncent Jan 31. 2022

아쉬운 크리스마스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가 찾아왔습니다. 추운 겨울 거리를 수놓은 따듯한 노란빛 전구들과 한 껏 꾸민 크리스마스트리 그리고 감미로운 캐럴까지 크리스마스를 향해가는 과정은 얼어붙은 일상을 잠시나마 녹여주는 기쁨이 되는 순간이 되었고, 이제 이 날을 즐기는 것만 남았습니다. 


  저같이 크리스마스를 집에서만 보내는 사람에게도 크리스마스는 특별합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에 놓인 공휴일이라서 그럴 수 있지만,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특별한 순간이 그려지는 날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처음 보는 거리의 사람들이 한껏 상기된 채 거리를 누비는 모습이나 연인들이 데이트를 하는 모습 그리고 가족들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먹는 모습까지 사람들이 만드는 따뜻한 장면들이 그렇습니다. 가슴 한편이 따뜻해지는 그런 날입니다. 

 

 물론 제가 결국 크리스마스에 하는 것이라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 결국 고르지 못하고 라면을 끓여먹거나 재밌는 영화를 보려고 한참을 고르다 결국엔 잠에 들어 해가 진 저녁에서야 일어나서는 얼마 남지 않은 크리스마스를 아쉬운 마음으로 떠나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이불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를 소름 돋게도 매년 보내고 있습니다. 


Can people change?  I don't know.
"사람이 변할 수 있냐고요? 글쎄요......"

People are who they are
"사람의 근본은 변하지 않아요"

Give or take......, yeah, 15%
"15% 정도만 바뀌죠"

That's how much people can change if they really want to.
"정말 노력한다면 그 정도는 변할 수 있죠"

Whether It's for themselves or for the people who they love
"자신을 위해서거나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거나"

Yeah, yeah, 15%
"15%는 변할 수 있어요"

But you know what? Sometimes that's just enough
"그런데, 그걸로 충분할 때도 있죠" 

-Modern family S1 E13 "15%"-


아마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저는 똑같은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후회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아마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특별한 일을 고민하기보다 제가 겪는 일상에 작은 변주를 주는 것만으로 그나마 조금 더 나은 크리스마스를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15% 정도만요. 


  이제 내일이 되면 다시금 새로운 해를 맞이해야 한다는 설렘과 아쉬움 그리고 약간의 부담감이 몰려오기도 할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고, 조금 더 나아진 사람이 되려는 결심을 해야 할 때가 가까워져 오는 것이죠. 그래서 지나가버린 크리스마스가 너무 아쉽습니다. 하지만 너무 욕심부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나는 나일뿐이니까요.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15% 정도만 변화하려고 노력한다면 그걸로 아쉽지 않는 순간들을 만들어 나갈 것 같습니다. 


그럼 Merry Christmas!  



2021-12-25(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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