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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l Quinn Dec 19. 2022

곤충, 그게 뭐라고

『인섹타겟돈』

#인섹타겟돈 #곤충멸종 #블랙피쉬 #Insectageddon #theinsectcrisis


  영화 <아마겟돈>에서는 지구 멸망을 막기 위해 브루스 윌리스의 희생이 필요했지만 곤충 전멸 <인섹타겟돈>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 온 인류가 힘을 합쳐야 한다. 그런데, 곤충, 그게 뭐라고 온 인류가 힘을 합쳐 지켜야 할까.



  곤충을 보고 귀엽다고 팔짝 뛰는 사람을 나는 본 적이 없다. 곤충이란 단어에 끌려오는 이미지는 징그럽다, 무섭다, 해롭다 등. 특히 바퀴벌레와 모기는 혐嫌의 대명사다. 이 책은 그런 혐의 이미지와는 반대로 곤충이 우리 인간에 어떤 유익을 주는지 알려준다. 물론 주된 논의점은 곤충 세계에 닥친 위기와 그 원인 그리고 대책을 살피는 일이다. 레이첼 카슨이 쓴 『침묵의 봄』의 곤충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곤충은 어떤 식으로든 수분受粉 매개, 유기물질 분해, 먹이사슬과 관련해서 각자 맡은 역할이 있다. 이 역할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인간 존재 자체가 위협을 받는다. 우리는 곤충이 우리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것, 그리고 인간과 곤충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예를 들어 모기를 보자. 모기는 약 3,500종이지만, 그중 단 10종만 인간에게 질병을 옮긴다. 질병을 일으키는 병균이 흡혈하는 모기를 매개체로 이용해 우리 몸에 침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모기를 박멸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모기가 없어지면 크기가 더 큰 무척추동물이 타격을 입을 것이고, 이런 무척추동물이 없어지면 물고기가 먹을 것이 없어진다. 생태계 고리 상위 포식자에 인간도 위치해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이 문제가 인간에게도 닥칠 것이다.



  곤충의 절멸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특정 식품의 공급이 줄고 가난하고 취약한 사람들의 고통이 더 커진다. 기본적인 자원이 희귀해지면서 적의나 국수주의가 심해질 우려도 있다. 당장 눈앞에 닥친 일이다. 그것을 저자는 곤충을 뜻하는 단어insect에 종말을 뜻하는 단어Armageddon을 합쳐 인섹타겟돈Insectageddon이라 말한다. 이 책 제목이기도 하다. 



  곤충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살 곳이 있어야 한다. 집약적인 농업, 서식지의 파괴, 화학물질의 사용, 기후변화는 곤충이 살아갈 환경을 파괴하고 말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이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던 팬데믹 시기에 일부 지역에서 길가에 난 풀을 한동안 베지 않았더니 다양한 곤충의 개체 수가 다시 늘어났다. 마치 곤충과 인간은 상보적 관계를 이룰 수 없다는 듯.



  그래서 우리는 진정 곤충과 인간의 관계를 위한다면 다음과 같은 생각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곤충을 보잘것없는 존재로 보는 만큼 여러 개혁을 추진하려면 곤충의 생존이 아닌 다른 것에서 동기를 찾아야 할 것이다. 인간의 건강이나 기후변화에 따른 대처 같은 동기가 곤충을 보호하는 계획과 맞물려야 할 것이다." 실제적인 대책으로는 이 책 8장에서 말하듯 곤충 멸종에 저항하는 다양한 시도로 첫째, 국토 일부를 자연으로 돌려주기, 곤충을 위한 피난처 서로 연결하기, 농경지에 곤충을 위한 공간 제공하기 등이 있다.



  나는 이 책에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 DDT 사용을 금지시켰듯, 무분별한 환경 파괴 행위 특히 네오니코티노이드(살충제) 사용을 금지시켜 종국에는 곤충이 살아갈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감히 『침묵의 봄』에 견줄, 곤충 전멸이 곧 인간 멸절일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줄 책이다. 




  책 1장은 지금 곤충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그 일이 지속될 경우 인간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말한다. 2장은 생태계 붕괴가 다양한 곤충이 가득한 세계를 납작하게 눌러 더 균일한 집단으로 만들고 있다고 전한다. 특히 익충이 아니라 혐오하는 동물에게 호의적인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



  3장은 곤충의 역할을 다룬 장으로, 곤충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설명하는 장이다. 4장은 영국 피크 디스트릭트 공원을 예로 들며 녹음이 우거진 멋진 공원이지만 가차 없는 집약적 토지 관리 방식으로 곤충과 동물이 살 수 없는 궁핍한 공간이 되었다고 말한다. 특히 화학업체들이 제조하는 제초제는 곤충에게 치명적인 무기가 되었다면서 곤충에게 해로운 환경은 결국 인간에게도 해롭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5장은 기후 위기로 곤충이 극심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을, 6장에서는 벌집 군집 붕괴 현상과 그 결과 수분 매개자가 필요한 과일과 채소(사과, 아보카도, 당근, 감귤류, 파, 브로콜리, 케일, 양파 등)의 절종도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7장은 제왕나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말한다. 8장은 곤충 멸종에 저항하는 다양한 시도로 첫째, 국토 일부를 자연으로 돌려주기, 곤충을 위한 피난처 서로 연결하기, 농경지에 곤충을 위한 공간 제공하기 등을 제안한다.


#생태계파괴 #생물다양성 #환경도서추천 #환경문제 #기후위기 #멸종위기 #생태학 #여섯번째대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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