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꽃의 이름을 아시나요?
#인간발제 2 _들꽃 중 하나
늦봄과 초여름 사이 아파트 단지 내에는 대대적인 방역작업이 연례행사다.
세대별 소독과, 단지 내 수목방역을 위안 안내방송이 연일 소란스럽다.
경비할아버지들은 주 업무가 하나 더 늘어 호미를 하나씩 들고는 잡초 말살작업을 위해 땅과 한 몸이 된다.
이런 일정 사이에 오늘같이 비가 내리면
경비할아버지에게도 들꽃들에게도 막간이다.
어차피 일주일 내에 꺾이고 뽑힐 아이들이지만 며칠은 더 세상의 바람을 느낄 수 있다.
나름 선택받은 들꽃이다.
이런 들꽃줄기에 의지한 진드기들도 생존을 위에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더라.
장식을 위해 몇 줄기 꺾었다가 식겁하고 던져버린 이유이다.
꺾지 말걸.
그랬으면 지금의 보슬비와 하늘바람을 조금 더 느끼고 갔을 들꽃에게 미안하다.
내가 더 오래 볼 욕심에 타인의 눈요기를 생각지 못했다.
사실, 이 들꽃을 꺾어 장식할 생각에 며칠, 얼마나 설레었는지 모른다.
행여 잡초 말살작업에 희생냥이 되진 않았을까 초조했고,
비가 와서 살아남은 그들에게 안도했었다.
조롱조롱한 바람에 살랑거리는 여린 그들이 얼마나 귀여웠는지..
갓난아이 손꾸락 발꾸락 꼼질이듯 했더랬다.
이렇게 받은 마음이 충분한 것을, 괜한 욕심을 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