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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봄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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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밍키친 May 31. 2022

왔다, 봄의 맛! _ 생멸치

칼슘 가득한 멸치의 새로운 모습

본가인 부산의 바다는 언제나 예쁘다. 부산의 바다를 따라 동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기장이라는 동네가 있고, 그 옆에 대변항이라는 항구가 있다. 대변항은 봄철에 신선한 멸치를 어획하는 동네로 유명하다. 대변항 멸치 축제가 지역 축제로 자리 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선한 생멸치를 새콤달콤한 멸치회무침으로, 바삭하게 튀겨 고소한 멸치 튀김으로, 상추쌈에 너무 잘 어울리는 멸치조림으로 만들어 건조하지 않은 생멸치의 담백한 살코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멸치는 건조한 멸치가 더 익숙했을 것이다. 간장이나 고추장을 베이스로 한 양념에 볶아 만든 멸치볶음을 만드는 멸치나 깊은 국물 맛을 낼 수 있는 육수용 멸치.. 하지만, 봄철에 또 다른 매력의 멸치를 맛보고 나면 이 계절이 될 때마다 그 맛이 생각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멸치는 칼슘이 풍부해서 뼈 건강에 좋아 성장기 청소년의 골격 성장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장년층의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등 각종 뼈 질환을 예방하고 개선하는데 좋은 효과가 있다. 멸치에 포함된 핵산은 에너지를 생산하며 성장을 촉진시켜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들에게 에너지를 공급하여 활력을 더해주고 근육의 이완과 수축 작용을 도와 관절통도 완화시켜준다. 또한, EPA, DHA라고 하는 오메가 3이 함유되어 기억 능력과 학습 능력을 향상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꾸준히 멸치를 먹어주게 되면 두뇌 발달과 치매예방에도 효과적이다.




| 새콤달콤한 봄의 맛 생멸치무침

날씨가 더워지면 새콤달콤한 맛의 음식들이 땡기는 날이 온다. 세상이 좋아져서 인터넷으로 주문했더니 머리와 뼈를 제거하고 냉동 처리한 멸치회가 냉동 상태로 하루 만에 도착했다. 포장된 째로 해동을 시킨 후 설명서에 나와있는 대로 흐르는 물에 2-3회 헹궜다가 예전에 사두었던 막걸리 식초에 살짝 재워뒀다. 소주에 담가도 좋지만 막걸리를 베이스로 한 식초에 담가 두면 맛있는 감칠맛도 더해지고 비린내도 없어진다.


양배추와 양파, 당근, 깻잎을 얇게썬 후 차가운 물에 담갔다. 아삭아삭한 식감도 상승하고, 양파의 매운맛도 제거해서 회무침에 맛있는 채소를 맛볼 수 있다. 여기에 고춧가루, 고추장, 설탕, 식초를 넣고 양념장을 만들어서 무쳐냈다. 멸치와 채소의 물기를 완벽하게 제거하고 무쳐내면 된다.


부드러운 멸치회에 새콤달콤한 양념의 맛, 아삭아삭한 채소의 조화가 아주 잘 어우러진다. 조그마한 사이즈이지만 멸치도 등 푸른 생선이라 비린내가 날법한데 막걸리 식초 덕분에 없고 아삭아삭한 채소 덕분에 비린내가 더 적게 느껴질 수 있다. 봄에만 느낄 수 있는 맛, 어쩌면 지금만 맛볼 수 있는 행복한 맛이라고 할 수 있겠다.


| 부드러운 시래기에 곁들여진 담백한 맛 멸치조림

뼈와 대가리가 모두 제거된 생멸치와 대가리만 제거한 멸치를 주문했다. 회는 무침으로 먹고, 조림용 멸치는 시래기와 함께 조림으로 만들었다. 멸치쌈밥으로 유명한 남해 여행이 그리워지기도 하고 또 그때를 추억하고 싶기도 하는 메뉴여서 기대를 가지고 만들었다.


냄비에 불린 시래기와 무, 감자를 깔았다. 등 푸른 생선인 고등어나 꽁치로 조림을 할 때 무를 까는 사람들도 있고 감자를 까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두 개를 함께 깐다. 왜냐면 둘 다 맛있어서 하나만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손질이 잘되어 있어 해동하기만 하면 되는 생멸치를 얹고 간장, 고춧가루, 다진 생강, 다진 마늘을 넣어서 만든 양념장을 끼얹고 물을 자작하게 부어 뚜껑을 닫고 자박자박하게 끓여냈다.


간이 잘 밴 무와 감자, 부드럽게 익은 시래기는 말할 것도 없고 고소하고 담백하게 잘 익은 멸치는 말할 것도 없다. 국물과 함께 흰쌀밥 위에 끼얹어 먹어도 그저 맛있고, 상추와 곁들여서 쌈밥으로 즐겨도 대만족이다. 차곡차곡 쌓인 초록빛 다랭이 마을의 남해가 생각나는 어느 날의 맛있는 점심기록이었다.




고소한 매력의 멸치에 부산 본가가 그리워졌던 어느 봄날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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