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알리는 노란 매력의 과일
여름이다. 며칠 비가 내린 후, 아직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심한 편이기는 하지만 한낮에 나가보면 조금만 걸어도 등줄기를 타고 땀방울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여름이 왔다는 신호다. 나는 개인적으로 4계절 중에 여름을 가장 싫어한다. 봄, 가을을 좋아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겨울에는 따뜻한 옷들을 껴입으면 그만이지만, 여름에는 몸매에 자신도 없고 사회적 시선도 있어서 헐벗을 수가 없다.
그렇지만 식재료는 또 다르다. 여름의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서 훨씬 더 많은 수분과 영양분을 머금은 식재료들은 여름에 맛있는 것들이 엄청 많다. 달달한 수박, 스펀지 같은 가지, 시원한 수분을 머금은 오이와 같은 열매는 물론 살짝 데친 뒤 쌈을 싸 먹는 호박잎 등 여름을 즐길 수 있는 식재료들이 참 많이 있다.
오늘 이야기할 참외는 오이의 달달한 버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참외의 외가 오이의 오+이의 합성어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그래서 참외와 오이의 향은 참 많이 닮아 있다. 수박도 마찬가지!! 그래서 주변에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참외와 수박도 별로 선호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프로잡식러인 나는 참외도 참 좋아한다. 아삭한 과육과 달달한 씨 부분을 함께 잘라 시원하게 먹으면 여름의 더위가 한 풀 꺾이는 기분이 든다. 단순히 과일로만 생각하고 있는 참외는 무쳐서 먹거나, 장아찌를 담가도 맛있게 즐길 수가 있다.
| 달달함과 시원함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애피타이저 참외샐러드
참외의 시원함을 샐러드로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보다 외국에서는 과일로 샐러드를 많이 만든다. 자몽이나 수박 등이 그 주요 재료인데 수박과 비슷한 향미를 가지고 있는 참외 또한 맛있는 샐러드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참외에 페타 치즈, 애플민트 그리고 올리브유만 있으면 된다.
참외는 껍질을 제거하고 씨를 제거한 후, 최대한 얇게 썰어준다. 얇게 슬라이스를 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얇게 썬 참외 위에 소금, 후추를 뿌리고 올리브유를 뿌린 다음, 손으로 페타 치즈와 애플민트를 뚝뚝 뜯어 내면 끝이다. 참외뿐만 아니라 멜론이나 복숭아(딱복)를 이용해도 맛있는 샐러드를 만들 수 있다.
짠맛은 거의 없지만 치즈 특유의 맛을 가지고 있는 페타 치즈와 애플민트의 상쾌한 향긋함이 참외와 아주 잘 어울린다. 드라이하면서 약간의 탄산감이 있는 스파클링 와인과 곁들이면 근사한 애피타이저가 될 것 같다.
| 매번 먹던 뻔한 냉국에서 벗어 난 참외냉국
냉국. 국물을 참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여름을 날 수 있게 해주는 국물요리이다. 아삭아삭한 오이냉국부터 쫄깃한 가지냉국, 해장까지 한 번에 되는 콩나물냉국 등 차갑게 먹을 수 있는 모든 재료들이 냉국의 재료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오이와 비슷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참외로 냉국을 만들었다.
오이는 채 썰고, 방울토마토는 씻은 후에 반으로 잘랐다. 참외는 씨를 제거하고 도톰하게 잘랐는데 이때 참외씨는 버리지 않고 두는 것이 좋다. 국물을 낼 때에 넣어서 참외의 향을 살려줄 거기 때문에..^^ 냉국, 소금, 간장 약간, 설탕, 식초를 넣고 분리해 둔 참외씨를 넣고 믹서에 갈았다. 이 국물을 체에 걸러내면 끝이다.
오이, 참외, 방울토마토 모두 다른 식감을 가지고 있어서 맛있게 즐길 수 있고 참외씨를 갈아 넣은 국물 덕분에 참외의 향을 온전히, 그리고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냉국을 평소에 즐긴다면, 그리고 색다른 냉국을 원한다면 꼭 한 번 도전해 볼 만한 맛이다.
성큼 다가온 여름에 무더위가 걱정되는 어느 날의 시원한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