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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겨울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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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밍키친 Dec 06. 2022

왔다, 겨울의 맛! _ 시금치

뽀빠이가 되는 철분 덩어리의 계절

어린 시절 만화영화 뽀빠이를 본 적이 있는가? 울퉁불퉁 근육질에 마린복을 입고 정의를 지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그는 시금치를 먹고 힘의 원천을 만들어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튼튼하고 건강한 어른이 되고 싶으면 시금치를 많이 먹어야 돼."라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라왔다. 아마 나와 비슷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있다면 이 이야기에 백 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시금치는 일 년 내내 만나볼 수 있는 식재료이긴 하지만 바람이 차가워지기 시작하면 단맛이 나면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가격이 저렴해진다. 맛이 더 좋아지고, 가격이 저렴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걱정 없이 충분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시금치는 비타민뿐만 아니라 철분, 식이섬유까지 풍부해 남녀노소 모두가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식재료이다. 특히, 따로 철분을 섭취가 필요한 임산부들에게 식사를 하면서 철분을 섭취할 수 있는 감사한 식재료이기도 하다.


한식에서는 나물이나 국이 시금치로 만든 대표적인 요리라고 할 수 있다. 나물을 만들기 전에 데치는 과정을 거치거나 국을 만들면서 끓이는 과정을 거치면서 주로 습열 조리법으로 요리를 하게 되는데, 서양에서는 보다 다양하게 시금치를 섭취하고 있다. 여린 잎은 깨끗하게 씻어서 샐러드 재료로 사용하기도 하고, 갈아서 파스타 반죽에 색을 내는 데 사용하기도 하고, 다진 양파와 함께 버터에 볶아 스테이크의 가니쉬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듯 시금치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건강함을 더해줄 수 있는 맛있는 식재료라고 할 수 있다.




| 모시조개의 시원함을 더한 시금치모시조개맑은국

바람이 차가워지면서 시금치는 물론 패류도 맛이 제대로 올랐다. 통통하게 살이 올라 달큰하기까지 한 모시조개를 더해 시금치로 맑은 국을 끓였다. 일반적으로 시금치로 국을 끓이면 된장을 베이스로 살짝 매콤하게 끓이는데 맑은 국으로 끓여 낸 시금치국은 시금치 본연의 맛을 훨씬 더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별미가 된다.


모시조개는 소금물에 충분히 담가서 해감을 시켰다. 시금치는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 뿌리 부분을 제거하고 양파는 채를 썰어 준비했다. 여기에 송송 썬 대파와 청양고추, 홍고추 그리고 건보리새우 약간을 준비해주면 국을 끓일 재료는 모두 준비된다.


냄비에 물과 다시백을 넣고 육수를 우려냈다. 모시조개와 건보리새우를 함께 넣어 끓일 것이기 때문에 멸치, 다시마 등 해산물을 베이스로 한 다시백을 사용하면 좋다. 물론, 깔끔한 맛을 위해 표고버섯이나 무 등으로 낸 채수를 사용해도 좋다. 육수가 끓어오르면 양파를 넣고 양파가 반 정도 익으면 시금치와 건보리새우를 넣고 충분히 끓여낸다. 시금치가 숨이 죽으면 모시조개, 대파, 청양고추, 홍고추를 넣고 까나리액젓 약간과 소금으로 깔끔하게 간을 맞췄다.


호로록 넘어가는 시금치와 통통하게 살이 오른 달큰한 모시조개, 국물을 더욱 진하게 만들어주는 건보리새우가 아주 잘 어우러진다. 특히, 보리새우는 건조한 상태라 시간이 지나면 국물이 더 맛있어져, 끓인 후 하루 지나고 먹으면 그 맛이 더 좋다. 매콤한 제육볶음이나 오징어볶음 등이 식사의 메인메뉴라면 아주 잘 어울린다.


| 치즈의 고소함과 달걀로 단백질까지 더한 시금치달걀말이

앞서 말했듯이 필자에게 시금치로 만든 반찬은 시금치나물이나 시금치국이 다였다. 이번에 시금치로 글을 쓰려고 하다 보니 시금치와 달걀이 아주 궁합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금치와 달걀을 같이 먹으면 달걀이 헤모글로빈 합성에 필요한 단백질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함께 먹으면 아주 좋다.


우리에게 익숙한 달걀말이에 시금치를 더해보았다. 시금치는 뿌리를 제거하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후 버터에 다진 양파를 넣고 함께 볶아냈다. 간은 소금으로 살짝만 해주고, 이렇게 볶아 낸 시금치는 따로 접시에 덜어서 식혀냈다. 슬라이스 치즈도 달걀말이에 넣기 좋게 잘라두도 달걀을 풀어서 연두와 후추로 간을 했다.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달걀에 연두를 더하면 달걀 비린내도 없고 고소한 맛이 진해져서 항상 달걀 요리에는 연두로 간을 하는 편이다.


달궈진 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달걀물을 부었다. 달걀말이 포인트는 약한 불로 색이 나지 않게 말아줘야 부서지지 않고 예쁜 모양의 달걀말이를 만들 수 있다. 달걀물 위에 볶아놓은 시금치와 슬라이스 치즈를 얹어서 말아내면 달걀말이가 완성된다. 완성된 달걀말이는 뜨거울 때 김발을 이용해서 모양을 잡으면 더욱 예쁘게 모양을 잡을 수 있고, 살짝 식은 후에 잘라주면 더 예쁜 모양으로 완성할 수 있다.


체다 슬라이스 치즈를 사용했더니 짭조름한 맛이 느껴지면서 버터에 볶아 낸 시금치의 맛이 고소한 달걀물과 함께 아주 잘 어우러진다. 포장마차나 백반집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달걀말이에 겨울 시금치의 철분을 더해 맛과 건강이 더 좋아지는 반찬이 된다.




어린 시절 브라운관을 통해 보았던 뽀빠이의 추억이 생각나는 어느 날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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