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셋째 주 남도여행
5월은 결혼 시즌이다. 5월에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꽃 중에 하나가 족두리풀인데 전통 혼례에서 신부가 머리에 썼던 족두리를 닮아 이름 붙여진 꽃이다. 봄이 되면 땅속에서 두 개의 잎이 먼저 나오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잎 사이에서 꽃대가 올라와 딱 한 송이의 꽃이 핀다. 홍자색 꽃이 땅 색깔과 비슷해서 눈여겨보지 않으면 쉽게 찾을 수 없는 신비로운 꽃이다.
오월의 신부를 연상케 하는 족두리풀처럼 오월에 피는 봄꽃이 있다. 수줍은 듯 화사한 꽃모양이 새 신부를 닮은 노랑꽃창포다. 얼핏 보면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노랑붓꽃과 닮았지만 유럽이 고향인 귀화식물이다. 단오날 머리를 감을 때 사용하던 창포와도 달라서 향기는 거의 없지만 특유의 화사함이 매력적이다. 노랑꽃창포가 필 무렵, 장성에서는 축제가 열린다.
노랑꽃창포 꽃밭은 옐로우시티(Yellow City) 장성을 대표하는 강, 황룡강 수변길에 펼쳐져 있다. 5월 들어 꽃대가 올라오더니 겨우내 무채색이던 강변을 화사하게 물들이기에 바쁘다. 장성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황룡강생태공원은 강변을 따라 철마다 화려한 꽃길이 펼쳐진다. 옐로우시티라는 이름처럼 황화코스모스, 백일홍, 해바라기 등 노랑꽃이 주종을 이루는데 5월의 대표 선수는 바로 노랑꽃창포다. 황룡전통시장을 시작으로 문화대교, 장미터널, 힐링정원, 장안교, 연꽃단지, 황미르랜드까지 이어지는 노랑 꽃길이 ‘오즈의 마법사’ 친구들이 걷던 노란 벽돌 길처럼 우리의 발걸음을 멋진 오즈의 나라로 데려다 줄 것만 같다.
전라남도 최북단에 있는 장성은 광주, 담양, 영광, 정읍 등의 지역과 이웃하고 있다. 정읍에서 시작한 물길은 장성을 거쳐 광주까지 흐르는데 장성과 광주를 지날 때 강의 이름이 황룡강이다. 장성군이 옐로우시티로 지역 브랜딩을 하면서 황룡강 수변을 생태공원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황룡강생태공원의 가장 큰 매력은 사계절 내내 꽃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5월의 황룡강을 곱게 물들이는 노랑꽃창포는 꽃밭 규모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강변을 따라서 장안교에서 제2황룡강까지 4.8km 구간에 꽃밭이 조성돼 있는데 샛노랑 꽃창포 물결이 황룡강의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노랑꽃창포는 보기에만 예쁜 것이 아니다. 일반 수생식물에 비해서 수질 정화 능력이 다섯 배 이상 뛰어난 덕분에 황룡강의 수질 개선과 생태계 복원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노랑꽃창포가 피는 시기에는 꽃양귀비, 안개초, 수레국화 같은 노랑 꽃들도 함께 구경할 수 있다. 강변 꽃길이 끝없이 이어진 터라 꽃길 산책만 해도 족히 한 시간 정도 걸리는데 가는 길 곳곳에 전망대와 쉼터가 마련돼 있어서 봄나들이 장소로 인기가 많다.
최근에는 새롭게 단장한 황룡강 야간 경관이 인기다. 장성읍 시가지에서 봉암로를 따라 황미르교 방면으로 이어진 밤 풍경이 사뭇 황홀하다. 멋진 조명으로 꾸며진 황룡강 연꽃정원은 색색의 연꽃이 시선을 끄는데 정원을 가로지르는 데크 길을 따라 연꽃전망대에 닿으면 황룡강의 아름다운 야경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을 맞으면서 봄밤의 강변을 여유롭게 걷고 싶다면 강물의 흐름을 따라 연꽃정원 반대편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화려한 조명으로 꾸며진 서삼교 장미터널과 가동보가 감상 포인트다. 건너편 힐링허브 정원에 있는 '옐로우 해피 트리'는 싱가포르 '슈퍼트리'가 연상되는 디자인으로, 자연 친화적인 장성군의 희망찬 미래를 상징한다. 또 강변 근처에 조성된 유&아이가든, 아이러브장성 같은 포인트 정원들도 밤 풍경에 산뜻함을 더한다.
야경의 하이라이트는 완공을 앞둔 공설운동장 '옐로우시티 스타디움'이다. 5천 석 규모의 주경기장 지붕에 장식되어 있는 황룡의 모습은 강변에서도 쉽게 눈에 띌 정도로 웅장하다. 옐로우시티 스타디움 주변으로 새로운 수변생태공원이 조성 중인데 암석수국원과 플라워 터널, 황금빛물결정원 등 아름다운 조경과 어린이 놀이 시설이 함께 문을 열 예정이다.
장성에서 황룡강생태공원과 함께 인기가 많은 여행지가 ‘장성호 수변길’이다. 장성호 둘레길을 따라 조성된 트래킹 코스로 호수를 길동무 삼아 산책할 수 있다. 호숫가를 돌아보는 <장성호 수변길>과 숲 속 둘레길을 걷는 <장성호 숲속길>로 나눠져 있는데 수변길 중간에서 만나는 ‘옐로우 출렁다리’와 ‘’황금빛 출렁다리‘는 일명 소원 다리로 사랑받고 있다. 먼 옛날 장성호에서 하늘로 승천했다는 두 마리 황룡의 모습을 본 따서 만들어진 다리다. 황룡의 기운이 여전한 탓일까. 다리를 건너면서 황룡에게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전설이 아직까지 유효하다.
‘장성호 수변길’ 주차장에서는 장성의 다양한 농·특산품을 만날 수 있는 수변길마켓이 열린다. 장성 농민들이 직거래로 판매하는 상설장터로 장성 땅에서 키운 고품질의 농·특산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서 여행자들의 만족도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