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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효 작가 Apr 18. 2022

계절의 여왕, 곡성은 장미의 계절

5월 둘째 주 남도여행

계절의 여왕 5월, 곡성에는 꽃의 여왕이 오셨다. 봄과 여름이 공존하는 이맘때에 곡성 섬진강기차마을에서는 장미의 계절이 시작된다. 섬진강기차마을은 기차를 테마로 한 복합관광단지로 곡성 여행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다. 1998년 전라선 복선화 공사로 폐선 된 옛 전라선 구간을 지역의 관광허브로 재탄생시킨 곳이다. 곡성역에서 가정역까지 이어진 기찻길은 총 17.9km로 국도와 철길, 그리고 섬진강이 함께 흐른다. 


< 곡성 섬진강기차마을 옛 증기기관차 >


섬진강기차마을은 계절별로 아름다운 꽃밭이 펼쳐지는데 4월에는 철쭉, 5월에는 장미, 10월에는 국화 꽃밭이 손님들을 반긴다. 5월의 주인공답게 화려한 장미 꽃밭이 기차마을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곡성이 자랑하는 장미정원은 섬진강기차마을의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는데 꽃밭 규모만 4만㎡에 이른다. 세계 장미 꽃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천여 종이 넘는 세계 각국의 장미들이 화사한 꽃망울을 터트리면 그 아름다움에 홀딱 반할 수밖에 없다. 장미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유럽 토종 장미를 비롯해 새롭게 개발된 신품종 장미들이 한데 모여 있어서 흡사 장미 올림픽을 보는 기분이 든다. 


<KBS별똥별 촬영 당시 : 곡성 장미공원에서 개그맨 김용명씨 >.               


아기 얼굴만큼 크고 탐스러운 장미부터, 방울방울 이슬처럼 작고 귀여운 장미들까지 정원 오솔길을 따라 꽃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5월이 되면 장미 꽃송이들이 하나 둘 피어나기 시작해서 6월 초순까지는 매일매일이 리즈시절 갱신이다. 



아름다운 장미가 기다리는 섬진강기차마을은 곡성을 대표하는 관광지답게 둘러볼 곳이 많다. 기차마을 입구와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있는 옛 곡성역은 근대문화유적지로 지정된 역사문화시설이다. 당시 역무원의 의상과 무전기 등 1970년대 기차역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서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기차마을 안에서는 폐선 된 철도를 따라 증기기관차를 타고 가정역까지 기차여행을 즐기거나 레일바이크 투어도 가능하다. 장미정원 옆으로 기차 역사를 보여주는 미니어처 기차 체험장과 섬진강의 자연 생태계를 엿볼 수 있는 전시관도 마련돼 있다. 


< 곡성 섬진강기차마을 레일바이크 >

곡성에서 장미 구경을 할 계획이라면 트래킹을 함께 즐겨 봐도 좋다. 곡성레저문화센터 광장에서 출발해서 곡성고등학교와 메타세쿼이아길을 거쳐 섬진강기차마을까지 약 4km의 길을 걸을 수 있는데 넉넉잡고 서너 시간이면 충분하다.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곡성은 크고 작은 장터들이 여전히 성업 중이다. 특히 기차마을 건너편에 자리 잡은 ‘기차마을 전통시장’은 현지 주민들은 물론 전국에서 찾아 온 여행자들로 장터가 늘 북적인다. 매월 3일과 8일에 열리는 오일장이지만 매주 토요일에는 상설 장터가 열린다. 곡성에서 키운 농산물을 비롯해 찹쌀 도넛이랑 멸치육수에 말아주는 장터국수랑 곡성 토란으로 만든 쿠키·마카롱 같은 달콤한 주전부리가 입맛을 당긴다.


< 곡성 도림사 계곡 >

봄이 짧아지면서 오월 중순부터는 초여름 날씨를 보인다. 따뜻함보다 시원함이 당기는 시기에 곡성 여행은 탁월한 선택이다. 섬진강기차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계곡 좋기로 소문난 도림사 관광지구가 있다. 아무리 날이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도림사 계곡에서 잠깐 발을 담그고 쉬다 보면 절로 힐링이 된다. 곡성으로 1박 2일 여행을 계획한다면 도림사 입구에 자리한 ‘도림사 국민관광단지 오토캠핑리조트’에서 하룻밤 묵는 것도 좋다. 글램핑이 가능한 카라반 25동과 캐빈 14동, 40개의 텐트 사이트 시설을 갖춘 대형 캠핑장으로 다양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 곡성 도림사 오토캠핑리조트 카라반 구역 > 

5월의 밤하늘을 이불 삼아 낭만적인 밤을 보내고 싶다면 곡성 청소년수련관에서 캠핑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 곡성 청소년수련관은 맑은 섬진강변을 마당 삼아 다양한 청소년 레저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복합문화시설이다. 섬진강기차마을에서 증기기관차를 타고  편도 종차점인 가정역에서 내려 출렁다리를 건너면 만날 수 있다. 


< 곡성 청소년수련관 가는 길 : 가정역과 출렁다리 >



섬진강변에 조성된 야영장은 텐트족들을 위한 오토캠핑장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탁 트인 강변뷰와 푸른 숲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매력적이다. 다만 야영장 주변으로 큰 나무가 없어서 그늘막은 필수 지참이다. 

섬진강야영장에 텐트를 치고 앉아서 자연의 소리에 귀기울여 보자. 소란한 도시 소음 대신 숲과 강에서 나는 맑고 고운 소리들이 어느새 마음까지 평온하게 만들어준다. 복잡하고 바쁜 일상은 잠시 잊고 멍때리기 딱 좋은 곳이다. 


<  청소년야영장에서 바라 본 5월의 섬진강 >

무엇보다 청소년수련관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옆에  곡성섬진강천문대가 있다는 점이다. 천문대는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되는데 오후 5시까지는 태양관측이 가능하고 밤 7시30분 이후부터 별자리 관측이 가능하다. 커다란 천체망원경을 통해 바라 본 5월의 밤하늘은 그 어떤 보석보다도 반짝반짝 빛난다. 날씨가 좋은 주말(공휴일)에는 야간입장권이 일찍 조기매진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별자리 관측을 하고 싶다면 서두르는 것이 좋다. 


< 곡성 청소년야영장 KBS별똥별 촬영 당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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