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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2일차, 디즈니랜드

라발레빌리지-디즈니랜드

by 지니

아쉽게도 파리 일정이 짧았던 우리는, 아이들이랑 해볼만한 것들로 에펠탑 근처 놀이터에서 놀기, 또 에펠탑 야경보며 공원에서 뛰어놀기, 그리고 디즈니랜드에 가서 실컷 놀기 정도로만 축약했다.

그리고 유명 관광지! 이를 테면 몽마르트 언덕, 사랑의벽, 개선문, 샹제리제 거리 등등은... '여기까지 왔는데 안보고 갈 수 없지' 심보(?!)로, 마지막 날(3일 차)에 몰아서 보기로 했다. 5세, 10세가 아니라, 10세, 15세 정도만 되었었도 파리 일정을 며칠 더 늘려서 루브르박물관, 오르셰 미술관, 로댕미술관 등등까지 싹 다 가봤을 것 같다. 하지만, 아이들이 아직 어린 관계로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과연 다음이 있을까? ^^;;)


그리고 파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어른들을 위한 쇼핑! 프랑스의 명품을 비교적 저렴히 구할 수 있는 아울렛! '라발레 빌리지'가 우리가 파리 여행 2일차에 가려던 디즈니랜드랑 매~우 근접한 위치에 있었다. 조금 부지런히 움직여 오전에 라발레 빌리지를 잠깐 들러, 딱 사려고 맘 먹은 것들만 후다닥 사고, 디즈니랜드에 입장해보기로 했다. 쇼핑한 것들은 디즈니랜드에 있는 짐보관소에 맡기면 되었다. 파리에 머무는 시간은 도착일, 출발일 합쳐서 단 3일이었다. 이동 시간을 최대한 아끼기 위해서 숙소 앞으로 우버를 불렀다. 숙소가 문만 열면 차를 댈 수 있는 길가에 있어서 매우 편리했다. 파리에서는 대중교통을 단한번도 이용하지않고, 우버와 택시만을 이용했는데, 파리 대중교통이 나에겐 좀 어렵기도 했고, 무엇보다 대중교통 타느라 낭비하는 시간이 택시비보다 더 아까웠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시간이 금이었다!!


숙소에서 라발레 빌리지까지 한시간도 안걸렸다. (40분 정도 걸린 듯!) 쇼핑에 낭비하는 시간도 아까워서 나는 구찌로, 남편은 몽클레어로 나눠서 방문했다. 어차피 살걸 정해놓고 갔기에 아이쇼핑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아침시간이었는데도 인기 매장은 대기를 걸어놓고 줄을 서야했다. 신속하게 쇼핑을 마치고, 더운 날 재미없는 쇼핑에 군말없이 잘 따라다녀 준 아이들에게, 젤라또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주었다. 그리고 바로 우리를 디즈니랜드까지 태워다줄 우버를 불렀다!


여기서 탄 우버는 우리가 유럽에와서 탄 우버 중 가장 빡빡하고(?) 무서웠다. 당시 유럽은 어디서나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자유로운 분위기였는데, 이 택시는 방역택시처럼 운전석과 뒷 자리가 비닐로 구분되어 있었고, (이렇게 되어 있는 택시 처음 타봄;;) 마스크를 벗고있던 남편이 기사님 옆자리에 타자, 남편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요구했다. 앞자리는 비닐로 막아놓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기사님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사람 많은 비행기, 지하철, 버스에서도 마스크 안쓰는 분위기를 맘껏 누리다, 급 방역 철저하신 분을 만나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분만의 특별한 남다른 사정이 있겠지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기다리던 디즈니랜드에 도착했다!! 점심시간도 채 안 된 시간이었다! 아이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입구에서부터 기념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디즈니랜드에서 찍은 사진만 아마 수백장일거다. 우리는 입장하자마자, 물품 보관소를 찾았다. 오전에 쇼핑한 물건들을 맡겨야 두손 가벼이 놀 수 있기 때문이다. 광활한(?) 디즈니랜드에서 물품보관소 찾는데 좀 헤맸다. 너무나 너무나 무더운 여름이었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길 헤매는 데 에너지를 낭비할 수 없었다.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식당가처럼 보이는 건물에 들어가서 그 안을 탐색해보기로 했고, 남편은 마침내 알아낸 보관소가 좀 멀리 있기에 혼자 다녀오기로 했다. 아이들은 놀 생각에 신나서 비교적 협조적으로 따라주었다. 건물 입구에서 놀이공원가면 모두가 필수로(?) 꼭 산다는 디즈니랜드 시그니처 머리띠도 2개 구매했다. 애들만 사주고, 어른들은 사진찍을 때 잠깐씩만 빌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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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메뉴를 골라야하는 우리에겐, 이날도 역시 선택권이 많지 않았다. 편식쟁이 10세가 먹을 수 있는 감자튀김이 있는 패스트푸드점을 갈 수 밖에.. 아이들을 2층에 있는 자리에 앉혀놓고, 나는 주문을 위해 1층으로 내려갔다. 그동안 10세 어린이가 책임감을 가지고 5세와 함께 있어주었다. 10세든, 5세든 아이가 혼자였다면 아는 이 하나 없는 외국에서, 돌발상황이 생기면 도움을 요청할 데도 마땅치 않은 곳에서, 그것도 사람많은 놀이공원에서 혼자 자리에 앉혀놓고 잠깐이라도 어딜 가기에 불안했을 것 같다. 하지만 5살 터울 남매는 낯선 곳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기다리면서 시간을 보낼 줄 알았다. 줄을 기다리고 있는데, 때마침 물품보관소에 물건을 맡긴 남편이 도착해서, 함께 주문하고 음식을 가져올라갈 수 있었다. 디즈니 천국 답게! 햄버거 번에도 디즈니 로고가 찍혔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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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배도 채웠겠다! 열심히 돌아다닐 일만 남았다. 사전 조사 블로그 탐색 등을 통해 얻은 꿀팁! 미리 디즈니 어플을 다운받아둘 것! 디즈니랜드 어플을 통해, 지도로 현재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고, 실시간으로 해당 놀이기구를 타려면 몇분을 대기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무더운 여름이라 그런지,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생각했던 것보단 사람들이 엄~~청 많지는 않았다. 그리고 대기시간이 긴 놀이기구는 대부분 엄청 무서워서 우리는 탈 엄두조차 못내는 으른들을 위한 어트랙션이었다. 아이들은 대부분의 놀이기구를 다 즐겁게 즐겼는데, 그중에 매우 기억에 남은 몇가지만 기록해볼까 한다.


#. 스튜디오 트램 투어

가장 인상깊었던 놀이기구 중 하나는, "스튜디오 트램 투어"였다. 사전 정보 없이 '트램 투어'라길래 그저 기차를 타고, 공원을 한바퀴 휘~~~ 돌면서 디즈니의 주요 캐릭터들과 세트장으로 꾸며진 곳을 볼 수 있는 놀이기구인 줄 알았다. 우리 앞자리엔 스페인에서 왔다는 할머니가 타고 계셨는데, 우리 아이들을 귀여워하는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시며 한국말로 말을 걸어주셨다. 프랑스 놀이공원에서 한국말 할 줄 아는 스페인 할머니를 만나다니..! 왠지 감격스럽고 신기했다.

디즈니 주요 작품들의 캐릭터와 세트장을 두루두루 볼 수 있었던 트램 투어

이렇게 소박하고 잔잔하게 트램 투어를 하고있었는데...반전!! 이대로 시시하게(?) 끝나는 투어가 아니었다. 세트에서 트럭의 기름통(?) 같은 게 터지면서 레알로 큰불이 났다!!! 안그래도 더울 날, 우리가 타고 있던 기차에까지 뜨거운 열기가 훅~~몰아칠 정도의 뜨거운 큰불이었다. 이런 장면이 펼쳐질거란 예상을 1도 못했던 우리는 비명을 질러댔다. 아이들은 레알로 꽤나 무서워했다. (아, 물론 나도!!) 그리고 잠시 후, 시원한 물이 훅~~ 쏟아지면서 불이 꺼졌고, 뜨거웠던 열기 또한 시원하게 식혀졌다. 와.... 평화롭게 동영상을 찍고 있던 나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이 장면을 영상에 담았는데, 이후에도 아이들과 두고두고 자주 꺼내보는 영상이 되었다. 아이들도 이 장면만큼만은 잊지 않을 것 같다.

변명을 하자면, 영상을 찍고 있던 게 나였기 때문에 내 비명소리만 들린다. ;; 아이들은 왜 엄마만 이렇게 비명을 지르냐고 시끄럽다고하는데... 니들도 소리 질렀거든?!


#. 토이스토리 토이 솔져 낙하산 드롭

두번재로 기억에 남는 놀이기구는, 낙하산 놀이기구다. 낙하산처럼 생긴 놀이기구에 앉으면, 위로 올라갔다가 아래로 슝~낙하하는 놀이기구였다. 5세도 탈 수 있는 놀이기구 인걸로 봐서 그닥 무서운 놀이기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겁많은 10세는 무서울 것 같다며 타기를 거부했고, 호기심 많은 5세는 타보고 싶다고 했다. 결국 아빠와 민찬이가 놀이기구에 줄을 섰고, 나와 다인이는 옆 그늘에 앉아 기다리기로 했다. 낙하산 하나에 탈 수 있는 인원이 소수였기에, 대기시간이 꽤 길었다. (아마 이날 우리가 탄 놀이기구 중에서, 대기 시간이 가장 길었을 것이다.) 오래 대기를 해서 잘 탔으면 그러려니 하고 끝났을 텐데, 제는 민찬이가 아빠가 탔을 때 발생했다!!!!!

몇십분을 기다리고 기다려, 드디어 낙하산 드롭을 탄 아빠와 아들!! 동영상을 찍어주려고 밑에서 각잡고 있는데... 갑자기 놀이기구가 쓱 위로 올라가더니 대뜸 멈춰버렸다!!! 에...? 응~~~!? 낙하산에 앉아있는 남편이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려주었다. 기계에 결함이 생겨서 멈췄고, 엔지니어가 고치기 위해 오고 있다는 방송이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뜨거운 여름, 놀이기구에 갇혀 엔지니어가 올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니...!! 아. 이거 뉴스감 아닌감?! 이 나라 사람들은 인내심이 태평양과 같은가보다. 누구하나 큰소리로 컴플레인하지 않고, 늘상 있는 일이려니.. 조용히 순순히 앉아서 기다렸다. 5분, 10분, 15분 계속 시간은 흘러흘러가는데 말이다. 그 사이에 타기 위해 줄을 서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그냥 그곳을 빠져나갔다. 우리는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었다.. 대중교통 타는 시간조차 아까워 택시를 타고 다녔던 나는, 종종거리면서도 내색은 못하고... 그저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몇년째 유럽을 오가며 일하고 있는 남편은 유럽사람들의 느긋함을 익히 알고 있었다. 행정 업무처리를 위해 어딜 가면, 줄이 엄청나게 길어도 서두르는 법 없이 느긋하게 일하는 직원을 보면서 속이 터질뻔한 게 한두번이 아니라고 한다. "빨리빨리"가 체화되어 있는 한국 사람으로선 속이 터질 노릇이지만, 별 수 있나.

그리고 마침내 엔지니어가 와서 기계를 고쳤고, 애증의 낙하산 드롭을 무사히 탈 수 있었다.

긴 시간 기다린 보람없이 민찬이는 한번의 낙하를 겪은 뒤, 무서워서 아빠 품에 꼭 안겨서 눈 꼭 감고탔다. 게다가 태양 때문에 뜨거워진 좌석 때문에 앉아있는 것도 불편해했다.


#. 하늘을 나는 아기코끼리. 덤보.

추억의 캐릭터, 아기코끼리 덤보! 우리가 아~~주 어렸을 때 사랑했던 덤보 캐릭터를 오랜만에 보니 반가웠다. 아이들은 덤보를 모르지만, 다인이는 이 놀이기구를 베스트로 꼽았다. 해진 저녁 무렵, 선선해진 바람 덕분에, 그리고 예쁜 조명 덕분에 덤보를 타고 하늘을 나는 기분이 더 좋았다. 다인이는 이걸 한번더 타자고 했지만, 일루미네이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늦게 가면 발디딜틈조차 없을거란 소문을 들은 터. 하루종일 열심히 돌아다니느라, 체력이 소진된 민찬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일루미네이션 명당 자리라는 성 앞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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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했던 일루미네이션과,

늦은 시간 대인파가 함께 디즈니랜드를 빠져나와 택시 잡아 타게 된 썰은 다음편으로...!



....덧!!!.... 디즈니랜드의 물가!

파리 디즈니랜드를 투어하면서 소비한 비용이 꽤나 큰데, 그중에서 특히 물값을 잊지 못한다. 입장 티켓이야 한국에서 미리 예매했으니 패쓰. 날이 더운 터라, 아이들이 전 날 몽쥬약국에서 산 보냉물통에 가득 물을 두병 담았고, 큰 패트병에 든 물통을 추가로 챙겨갔었다. 우리에겐 유모차가 있었기에 큰 물통을 들고 다니는 게 가능했다. 그런데...!! 이 물은 단 몇시간만에 모두 동이났다. 결국 곳곳에 있는 매점에서 500ml짜리 물을 2병씩 사먹기 시작했는데, 이날만 10병도 넘게 사먹은 것 같다. 날이 무척 뜨거웠기에 아이들은 놀면서 계속 물을 찾았다. 물론 곳곳에 음수대도 있었고, 이곳 사람들은 음수대에 줄을 서서 빈물병에 물을 담아갔다. 공짜물을 두고, 우린 디즈니 30주년이 예쁘게 세겨진... 무려 3.3유로 짜리 물을 계속 계속 사먹었다. 이날 우리가 쓴 물값만, 한 오만원어치는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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