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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코믹 May 23. 2022

지리가 문명을 결정한다

무엇이 국가를 부유하게 만드는가 (1) -  <총, 균, 쇠>

 어느 국가 나아가 어느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부유하게 된 원인은 지리에 있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설명일 것이다. 지리적 이유로 사회와 세상을 설명하려는 방식은 서점의 베스트셀러 책에서도, 학교에서 배우는 사회 교과서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다.  이러한 설명 중 대표적인 책으로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총, 균, 쇠'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이미지 출처: aladin.co.kr>


 1492년 콜럼버스는 스페인을 떠나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디뎠다. 그와 함께 유럽인들의 남북 아메리카 대륙의 정복은 시작되었다. 1532년 지금의 남아메리카에 위치한 잉카 문명의 황제였던 아타우알파는 스페인에서 건너온 프란시스코 피사로와 마주하게 된다. 168명에 불과했던 피사로의 군대는 처음 와보는 곳에서 8만 명의 군사를 보유하고 있던 대제국 잉카를 무너뜨린다. 피사로는 아타우알파를 인질로 붙잡아 두고 몸 값으로 방 하나를 채울 수 있는 황금을 받아 낸 후에 그를 처형한다.

 스페인의 군대는 잉카의 군대보다 훨씬 뛰어난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왜 스페인이 잉카보다 뛰어났을까? 잉카가 유럽 대륙으로 건너가 스페인을 정복한 것이 아니라 어째서 스페인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와서 잉카 문명을 정복했을까.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것을 그들의 문명이 타고난 지리에서 답을 찾는다. 인간의 문명은 가축을 기르고 농사를 지으며 발전하게 되었다. 그런데 무엇을 농사 지을 수 있고 어떤 가축을 기를 수 있느냐는 그 지역에 어떤 동식물이 서식하는지에 달려있다. 처음에 사람들은 주변에 사는 식물과 곡물들을 살펴 이것이 농사를 짓는 데에 적합하다면 씨앗을 가져다 농사를 지었다. 하지만 지역 별로 처음에 있던 식물들은 공평하지 않았다. 어느 지역에서는 쌀과 같이 사람들을 많이 먹이는데 적합한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었던 반면 다른 곳에서는 그러한 적합한 식물들이 살지 않았다. 가축으로 기르는 동물들 또한 그 지역의 야생동물들을 길들여 기르게 되었었는데 이러한 동물 또한 지역별로 공평하게 서식하지 않았다. 동물을 가축화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쉽게 길들여지고 그 동물이 너무나 많은 식량을 먹어 치워서는 안 된다. 그런데 그러한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동물들의 수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대표적으로 아프리카에 서식했던 얼룩말은 성격이 너무나 사나워서 길들이는데 실패했다. 수많은 동물 중에 지금까지 우리가 기르는 동물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면 우리가 길들일 수 있는 동물들이 매우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운이 좋게도 이러한 동물들은 거의 모두 유라시아 대륙에 서식했다.

 인간을 괴롭혔던 질병 중 강력한 것들은 거의 모두 동물에서 사람에게로 이종 간에 전파된 병균이었다. 사람들 간에 전파되었던 병균에는 면역이 있었지만 원래 다른 종에 있었던 질병에는 면역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농사와 가축을 기르는 것을 이루어 내어 인구가 많았고 동물들과 가까이서 함께 살아온 유라시아는 일찍이 큰 질병들을 겪으면서 유전적으로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가졌다. 반면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그러지 못했기에 유럽인들의 정복 당시 수많은 원주민들이 유럽인들이 함께 가지고 온 천연두와 같은 질병에 죽어나갔다.

 대륙의 형태와 지형 또한 문명의 발달에 영향을 미쳤다. 주로 곡식들과 식물들은 비슷한 기후에서 자란다. 이를 먹고사는 동물들 또한 비슷할 것이다. 그런데 이 기후는 위도가 같을 수록 비슷하다. 즉 옆으로 간다면 날씨가 비슷하고 위나 아래로 간다면 날씨가 달라질 것이다. 따라서 농사는 위아래보다 양 옆으로 퍼지기 훨씬 수월했다. 지도를 보면 유라시아 대륙은 위도를 중심으로 가로로 긴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한 곳에서 재배, 가축화되었던 동, 식물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수월했다. 또 이렇게 농업이 이동하면서 사람들의 교류가 같이 일어났고 각 문명들의 기술과 지식 또한 함께 이동할 수 있었다. 반면 아메리카 대륙은 위도가 아닌 경도를 기준으로 위아래로 길게 형성되어 있는데, 동식물들이 기후가 다른 위나 아래로 이동하는 것은 힘들었다. 자연스럽게 그곳에 있던 문명들 간 정보의 교환도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프리카 대륙은 위아래로 형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거대한 사하라 사막으로 사람들의 통행이 불가능했기에 유라시아와 가까운 사하라 북쪽 지방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문명들과 단절되었던 것이다.

 타고난 지형과 동, 식물들로 인해 유라시아 대륙은 다른 대륙들보다 앞설 수밖에 없었고 그 후에도 세계의 선두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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