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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코믹 May 20. 2022

자본을 증가시키는 방법

시장에서 금리가 결정되는 메커니즘

 우리는 앞서 생산량을 결정하는 요인들과 어떻게 하면 이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해보았다. 생산을 결정짓는 것은 노동과 자본 그리고 과학 기술이 있었다. 인구의 증가는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한편 자본이 증가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오히려 1인당 생산량을 감소시켜 삶을 질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한 사람이 가지고 일하는 자본의 양이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자본을 증가시킬 수 있는지 알아볼 것이다. 1인당 생산량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인 중 하나는 한 사람 당 자본의 양이었다. 쌀을 농사짓는 마을에서 축적해 둔 씨앗의 양이 많다면 생산량이 늘어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씨앗을 늘릴 수 있을까?


<물질적 풍요를 측정하는 방법, GDP> 글에서 한 해에 생산되는 생산물은 소비와 저축으로 사용된다고 했다. GDP = 민간 소비 + 민간 저축 + 정부 저축 + 정부 소비 + 순수출이 되었었다. 여기서는 수출과 수입이 일치한다고 생각해보자. 민간 소비와 정부 소비는 합해져서 사회의 총 소비가 된다. 그리고 민간의 저축과 정부의 저축이 더해져서 사회의 총 저축이 된다. 그래서 GDP = (민간 소비 + 정부 소비) + (민간 저축 + 정부 저축)이 된다. 그래서 사회에서는 생산량이 소비되던지 혹은 저축이 된다.


 쌀을 생산하는 마을을 생각해보자. 한 해에 생산된 쌀은 그 해에 먹든지 혹은 내년을 위해 저축할 것이다. 그런데 내년을 위해 저축한 쌀은 내년의 농사를 위해 다시 밭에 뿌려지게 된다. 그렇게 해서 오늘의 저축한 쌀은 내년에 뿌려질 씨앗이 되어 내년의 자본을 늘리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내년에 뿌리게 되는 쌀을 투자했다고 표현할 수도 있다. 여기서 놀라운 일을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한 해에 소비하지 않고 남겨둔 생산량은 다음 해에 투자가 되는 것이다. 항상 저축은 투자와 같아지게 된다. 그래서 GDP = 소비 + 저축 이기도 하지만 GDP= 소비 + 투자가 되기도 한다.


 자본을 증가시키는 것은 투자이다. 그리고 투자는 지난 해의 저축으로부터 비롯된다. 그래서 우리가 얼마나 저축할지는 미래에 얼마나 사용하게 될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조금만 사용하고 저축한다면 자본의 양은 늘어나게 되고 내년의 생산량 또한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은 저축은 미덕이라고 표현했다.


 여기서 설명상 단순화하려고 하다 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점들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이야기에서는 모아둔 쌀을 모두 뿌리고 수확하는 것으로 표현했다. 따라서 전에 축적한 자본을 모두 사용하고 올해의 수확량을 저장해 내년의 자본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올해 저축을 하지 않으면 자본이 사라진다고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자본은 사용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닳아 없어질 수는 있다. 이를 우리는 감가상각이라고 표현한다. 빵을 만드는 오븐을 생각해 보자. 빵을 만드는 과정에는 오븐이라는 자본과 제빵사의 노동이 필요하다. 이때 빵을 만든다고 해서 오븐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빵을 만들면서 오븐이 점점 닳게 되고 구식이 된다. 오븐을 영원히 사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모아둔 자본은 모두 사라지지 않고 조금씩 닳아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좋다. 두 번째로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투자는 우리가 일상에서 말하는 투자와 조금 다르다. 우리가 일상에서 투자라는 말을 들으면 아마 신문이나 방송에서 주식투자, 금 투자라는 이야기를 했던 것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투자는 내년의 자본을 증가시키는 행동을 말한다. 앞서 말한 자산운용과는 다른 의미로 투자라는 말을 사용한다.


내년의 자본 양은 그동안 모아둔 자본과 올해 새로 투자한 양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리고 전의 자본은 점점 닳아 없어진다. 따라서 작년의 자본의 양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도 투자가 필요하다. 만약 닳아 없어지는 양보다 투자가 적다면 자본의 양은 줄어들게 될 것이고 이보다 많다면 자본의 양은 점점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한 국가에서 보유한 자본의 양은 지난 해의 저축과 이를 투자한 양으로부터 결정된다는 것을 새롭게 알았다. 그렇다면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서 저축과 투자가 이루어질까? 사람들은 얼마나 저축을 할지 결정하고 얼마나 투자를 할지를 결정을 하며 어떤 원리에 의해 이러한 선택이 이루어지는 것일까?


마을 사람들은 가을이 되자 농사지은 쌀들을 수확했다. 그리고 그들은 얼마만큼 쌀을 먹을지 얼마만큼 저축을 할지 결정해야 했다. 농사를 지은 A는 저축을 하게 되면 자신에게 무엇이 좋은지 생각해본다. 쌀을 먹지 않고 저장하게 되면 그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10 가마를 안 먹고 먼 훗날에 쌀 10 가마를 받자니 뭔가 속는 기분이다. 먼 미래에 쌀을 먹는 것보다 지금 먹는 것이 좋아 보인다. 그래서 A는 내년에 쌀을 받게 된다면 적어도 12 가마는 받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쌀을 농사지으려는 B는 먹고 남은 쌀을 빌려 농사지으려 한다. 먹으면 10 가마만큼의 쌀을 빌려 농사지으려고 한다. 10 가마만큼을 빌리면 적어도 12 가마를 갚아야 했기 때문에 빌려서 농사를 짓는다면 적어도 12 가마보다는 많이 생산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된다. A와 같이 저축하려고 하는 사람들과 B와 같이 저축한 벼를 빌려 농사지으려는 사람들은 서로 모이게 된다. 여기서 가격이 두 사람들을 연결시켜준다. 저축과 투자가 이루어지는 시장에서는 이를 금리 혹은 이자라고 한다. 금리를 보고 A는 얼마나 저축을 할지 결정한다. 올해 쌀을 먹지 않고 저축했을 때 내년에 받게 되는 쌀이 더 많을수록 A는 더 많이 저축하려고 한다. B는 반대로 올해 쌀을 빌릴 때 내년에 갚아야 하는 쌀이 많을수록 쌀을 조금만 빌려 농사지으려고 한다. A는 금리가 높을수록 더 많이 저축하려고 하고 B는 금리가 높을수록 조금만 빌리려 한다. 만약 저축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빌리려는 사람보다 많다면 이자를 조금만 주어도 좋다고 하는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한 두 명씩 나타나고 결국 이자는 떨어지게 될 것이다. 만약 저축하려고 하는 사람보다 빌리려는 사람들이 더 많다면 이자를 조금 더 줄 테니 자신에게 빌려달라는 사람들이 한 두 명씩 나타나게 될 것이고 이러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결국 이자는 올라가게 되어 저축하려는 양과 투자하려고 하는 양이 같아지게 된다. 그 결과 A와 B 모두 원하는 만큼 저축하고 빌리는 일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올해의 수확량을 얼마나 남기고 내년을 위해 투자하게 될지는 사람들이 얼마나 빨리 쌀을 먹고 싶은 지와 쌀을 먹지 않고 저장했을 때 내년에 얼마나 더 많은 수확량을 얻게 될지를 의미하는 수익률이 상호작용하여 결정되게 된다. 만약 사람들이 쌀을 더 빨리 먹고 싶어 한다면, 더 적은 양의 쌀이 투자될 것이다. 또 쌀을 저장하여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양이 적어진다면 그보다 더 조금만이 저장이 되고 투자될 것이다.


이렇게 자본은 금리라는 매개를 통해 투자와 저축이 같아짐에 따라 증가하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올해의 소비를 줄일수록 내년의 생산량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즉 사회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저축을 하는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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