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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코믹 May 19. 2022

노동 투입하기

경제활동과 실업

 노동과 자본이 투입되어 생산량이 결정된다. 가장 이상적이고 효율적인 사회에서는 노동이 모두 이용되어야 할 것이다. 쌀을 생산하는 마을을 예로 들면 마을 사람 모두가 농사를 지어야 마을에서 생산하는 쌀의 양이 가장 많아질 것이다. 하지만 현실세계에서는 모두가 일을 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일을 하려 하지 않고 누군가는 일을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할 수 있다. 일인당 생산량은 모든 생산량을 사람의 수로 나누는 것인데, 만약 모두가 일하지 않는다면 한 사람당 생산 능력은 그대로이더라도 실제로 한 사람 당 생산량은 적어지게 된다.


 먼저 사회에서 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인구에서 효율적으로 노동이 이용될 것이다. 실은 여기에서 인구 고령화의 경제적인 문제가 나타난다. 나이가 들어 은퇴한 사람들은 생산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회에서 실제로 생산활동을 하는 사람의 비율은 줄어들게 되고 일하는 사람들의 생산성이 줄어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당 생산량은 줄어들게 되는 문제가 생긴다. 반면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덕을 보게 된 경우도 있다. 20세기 중반 무렵을 기점으로 양성 평등이 실현되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짐에 따라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는 한 사회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의 비율을 늘려 일하는 사람의 생산성의 향상 속도보다 빠르게 1인당 생산량을 증가시켰다.


 한편 일을 하고 싶어 구직을 하지만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나타난다. 이를 실업이라고 부른다. 실업은 우리 사회에서 노동이 오롯이 사용되지 못하게 한다. 우리는 쌀을 생산하는 마을을 예로 들었지만 실제 세상에서는 수많은 물건과 서비스들을 생산한다. 그리고 기술이 발전하고 새로운 물건들이 등장하게 되면서 어떤 물건은 사라지고 어떤 물건은 새로 생겨나게 된다. 스마트 폰이 세상에 등장하게 되면서 기존에 있던 휴대폰과 MP3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새로운 기업들과 산업이 생겨나고 기존에 기업과 산업들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기존의 기업과 산업이 사라지게 되면 일을 하던 노동자들을 실직을 하게 되고 이 노동자들은 새로 생긴 기업들이나 다른 기업에 취직을 해야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보다 나은 일자리를 위해서 혹은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가기 위해서 이직을 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직장을 옮기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공장 문이 닫게 되면 바로 다른 공장에 취직하지 않는다. 다른 공장에 취직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때로는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익혀야 해서 실직을 하는 기간이 길어지기도 한다. 과거 마차를 끌던 사람들은 자동차가 등장하면서 실직하게 되었다. 그들에게 마차를 끄는 능력은 더 이상 세상에서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그들은 다른 직업을 찾아야 했다. 그런데 다른 직업을 찾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한다. 자동차 생산직이 되기 위해서는 보다 긴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항상 모두 일을 하고 있지 않는다.


 한편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들도 모두가 일을 하게 하는 데에 방해가 된다. 대표적으로 최저임금제도가 있을 것이다. (이 주제는 나중에 따로 최근 연구들과 함께 다룰 예정이다). 먼저 최저임금이 없는 상태에서는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 직원을 구하려는 일자리들보다 많다면 임금이 내려가고 반대로 일을 하려는 사람보다 직원을 구하려는 일자리들이 더 많다면 임금이 올라가게 될 것이다. 그래서 결국에는 일을 하려는 사람들과 직원을 구하려는 일자리의 수가 일치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너무 낮은 임금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 금액 이하에서 임금을 계약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만약 원래의 임금보다 높은 임금에서만 계약을 하도록 강제한다면,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 직원을 구하려는 일자리의 수보다 많은 상태에서 머무르게 될 것이다. 그래서 결국에는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두 일을 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또 다른 여러 가지 사회구조는 실업 증가시킬 수 있다. 노동에 대한 각종 규제들은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한편 노동자를 고용하는 데 부담을 증가시키는 문제점이 있다. 만약 10만 원에 모두가 고용될 수 있다고 생각해보자. 하지만 갑자기 노동자를 해고하는 것이 극도로 어려워졌다고 생각한다면, 실제로 고용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은 10만 원 보다 크게 느껴질 것이다. 고용을 한다는 것이 부담으로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다. 가령 A 씨는 카페를 운영한다고 생각해보자. 이때 B 씨를 고용한다면 얻게 될 추가적 이익이 10만 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A 씨를 10만 원에 고용하려고 한다. 그런데 B 씨를 한 번 고용한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해고를 하지 못한다고 생각해보자. B 씨를 고용한다면 10만 원의 추가적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다. 15만 원이 될 수도 있고 5만 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5만 원이더라도 B 씨와의 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 A 씨는 오랜 고민 끝에 B 씨를 고용하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B 씨는 일을 하고 싶지만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실업한 사람들을 다시 일자리로 돌아가게 하는 데 장애물이 되는 구조들도 있다. 실업급여는 해고된 사람들이 다시 일자리를 찾을 때까지 겪게 되는 고통을 해결해 준다. 또 조급하게 일자리를 찾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여유 있게 찾아보고 준비해서 보다 훌륭한 일자리에 적합한 사람들이 일하게 해 주어 효율적인 채용이 이루어지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실업급여가 관대하게 된다면 사람들은 굳이 새로운 일자리를 열심히 찾지 않을 것이다. 사회에서 사람들을 모두 일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요인들이 문제가 되는 곳이 유럽이다. 많은 유럽 국가들의 실업률은 다른 국가들보다 높다. 미국이나 영국, 한국의 실업률은 3~4% 정도인 반면 유럽 국가들의 실업률은 7~8%에 달하고 심지어 몇몇 국가들은 10%가 넘기도 한다. 경제학자들은 이의 원인을 유럽 국가들에 있는 구조적인 문제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정치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간혹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어서 항상 투쟁이라는 프레임으로 바라보고는 하지만 이것은 이론적인 사실이다. 경제학자들은 정도의 차이일 뿐 모두 동의한다. 문제는 앞서 말한 제도들이 실행되었을 때 예상되는 손실이 얼마나 크냐이다. 그리고 그 손실을 제도를 실행했을 때 예상할 수 있는 이점과 비교해야 한다. 여기에 데이터와 경제학자들의 연구가 개입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실업은 사회와 경제의 어떠한 구조적인 이유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가 존재하고 언제나 직업을 이동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실업률은 0이 될 수 없다. 그런데 경제가 나쁜 상황에는 여기에 더해 실업자가 늘어날 수도 있고 반대로 경제가 좋은 상황에서는 구조적인 이유보다 실업이 낮아질 수도 있다. 구조적인 상황에 더해 경기적인 요소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경기적 실업이라고 부른다.

 

정리해 보자면 일인당 생산량이 높기 위해서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아야 한다. 이것은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가 중요할 것이다. 거기에 더해 일을 하려고 하지만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 또한 중요하다. 구조적인 이유와 경제 상황이 일을 원하는 사람들을 일하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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